좀비 3 (Zombi 3, 1988) 좀비 영화



1988년에 루치오 풀치 감독이 만든 작품. 조지 로메로의 시체 시리즈와는 또 다른, 이태리 산 풀치 감독의 좀비 시리즈 중 세 번째 작품에 속한다. 영제는 좀비 플래쉬 이터 2다.


이태리 산 좀비 영화이자 영제가 나이트 오브 테러란 작품이 국내에서는 좀비 3라는 이름으로 들어와서 제목이 겹치지만, 실제로 풀치 감독의 좀비 시리즈에 해당하는 건 바로 이 작품이다.


내용은 군부대에서 개발 중이었던 좀비를 양산하는 강력한 세균 무기 데스 1이 무장 괴한들에 의해 탈취됐는데 도주 중인 괴한이 세균 무기에 감염되어 좀비화되어 죽고, 군부대에서 그 사체를 가지고 와서 화장을 시키는 바람에 연기가 된 바이러스가 공기 중으로 퍼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세균 병기가 유출되어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다는 설정은 매우 흔하다. 소재 자체는 참신할 것도 없지만 대기 중에 바이러스가 담겨 있어 벌건 대낮에 안개 낀 도시에서 사건이 벌어지는 배경과 전설의 고향에 나올 법한 안개 낀 물가에 푹 젖은 좀비들이 허우적거리며 쫓아오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미국의 해안 도시 산타모니카에서 촬영해서 배경을 볼만 했지만 그게 전부다. 배경 외에 볼 만한 건 별로 없다. 좀비 분장은 여전히 조잡하고 움직임이 굼떠서 그렇게 위협적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거기다 일반 사복도 아니고 누더기를 걸친 거렁뱅이 패션의 좀비들을 보고 있노라면 진짜 얼마나 제작비가 딸렸으면 그랬는지 동정을 금치 못하겠다.


무섭다기 보다는 좀 지루한 편이다. 그래도 웃음 포인트가 하나 있는데 냉장고를 열어보니 안에 들어있던 좀비 머리가 슈슈슝 날아와 목을 물어뜯는 장면에서 대폭소였다. 전작 좀비 2에서 바닷속에서 좀비가 상어랑 일 대 일로 맞짱뜨는 장면에 비할 정도로 명장면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이런 유치하고 웃기는 장면을 진지하게 연출하는 점이 풀치 감독이 만든 좀비 시리즈의 매력인 것 같다.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좀비와 벌이는 치열한 육탄전! 좀비가 휙 뛰어들고 넘어지고 구르고, 인간은 엎어 치기하고 주먹으로 치고 발로 차고 정말 조지 로메로 감독의 좀비 시리즈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방식의 싸움이 나오는 게 이것 역시 풀치 감독의 특색인 것 같다.


화려한 특수 효과는 없다. 예산은 부족하다. 그럼 남은 건 몸으로 떼우는 것뿐 아니던가? 공포탄 쏘는 비용마저 아껴서 총 한번 쏘면 좀비 여섯 마리가 피 한 방울 안 흘리고 볼링핀 무너지듯 우르르 쓰러지는 장면을 보다 보면 실컷 웃을 수 있다.


풀치 감독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안구 격파 씬인데 이번 작품에서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좀비의 '누구게?' 두부 찌부러트리기에 콤보로 이어진 임산부 뱃속에서 튀어나온 좀비 손의 안구 격파 씬을 보면 풀치 감독의 취향이 느껴진다.


결론은 평작. 풀치 감독 특유의 유치하고 조잡한 매력이 담긴 B급 좀비물이다. 스토리가 좀 너무 평이해서 지루하다는 게 단점이지만 그래도 몇몇 장면은 웃으면서 볼 수 있으니 싸구려 영화에 관대한 사람에겐 볼만할 것 같다.




덧글

  • 시무언 2008/09/18 23:30 # 삭제 답글

    누더기라-_- 악마성 시리즈의 좀비들이 생각나는군요
  • 잠뿌리 2008/09/20 10:13 # 답글

    시무언/ 악마성 시리즈의 좀비도 참 전 시리즈에서 누더기를 입고 나오죠.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422534
3069
9722675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