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리메이크 (Night of the Living Dead, 1990) 좀비 영화




좀비 영화의 모테. 시체 3부작 중 첫번째 작품인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을 리메이크한 작품.

오리지날 작품의 경우 엄청난 저예산인데다가 흑백 영화이다 보니 아무래도 비쥬얼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게 적어서 눈에 보이는 것 보다는 내용적인 측면과 배경 음악 등에 중점을 두어서, 바바라가 묘지에서 쫓기다 집으로 들어오는 장면에도 간간히 번개치는 연출을 삼입했다.

하지만 이 작품의 경우, 흑백 영화가 아닌 천연색 영화이며 특수 효과가 왠만큼 발달한 시대에 나온 지라 음향 효과 보다는 비쥬얼 적인 측면을 강화했다. 예를 들면 오리지날 작품과 다르게 묘지 시퀀스에서 번개 치는 효과를 삭제하고 허리 접힌 좀비를 내보낸다던지, 좀비가 사람을 물어 뜯고 인육을 먹는 시퀀스도 대폭 강화했다. 또 바바라가 묘지에서 쫓기다가 차로 나무를 들이 받는데 오리지날 작품에서는 예산이 부족해서 그런지 그냥 차 앞쪽이 찌그러진 수준에 그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제법 리얼하게 창문이 와장창 무너져 내린다.

인물 설정 같은 경우도 상당히 큰 차이를 보인다.

오리지날 작품에서 가지고 있던 성차별적 요소를 완전 배제하고, 백치 히로인 '바바라'의 웨이브 진 머리를 짧게 바꾸면서 보다 행동력 있고 의지가 강한 여인으로 탈바꿈 시켜 싸우는 히로인으로 거듭나게 만들었다. 전에는 자기 오빠 '존'을 구하러 가야된다고 앙탈부리면서 울기만 하는, 엄청 짜증나는 백치 블론디언이었지만 여기서는.. 엽총으로 좀비를 빵빵 쏘면서 걸쭉한 욕까지 한다. 게다가 맨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것 또한 확실히 다르다.

호러 영화 역사에 있어 최초의 흑인 주인공으로 거듭난 주인공 '벤'은 오리지날 작품의 경우 지하실 안에 있다가 끝까지 살아남지만 밖으로 나왔다가 좀비로 오인 받아 죽지만.. 이 작품에서는 중간에 좀비로 변한 뒤 사살된 것으로 나와 60년대 말 미국 사회의 인종차별을 비판한 요소도 사라졌다.

좀비가 곤봉이나 돌 등을 들어서 창문을 깨부수고 들어오는 장면에서 상징하는 메카시즘도 사라지고 그냥 무작정 무리를 지어 다니며 식육을 탐하는 것으로 나온다.

오리지날 작품의 좀비는 밝은 것을 싫어하고 불을 무서워하기 때문에 화염병으로 엄호를 하며 소파에 불을 질러 바깥에 놓고 침입을 저지하는 장면이 나오지만.. 이번 작품의 경우는 그런 게 전혀 없다.

쿠퍼 부부와 톰 부부의 경우도 원작과 약간 달라져서, 쿠퍼의 경우 오리지날 작품에서 보인 무능한 가장으로서의 측면 보다는 악의 축으로 나오고 헬렌은 딸 카렌에게 삽으로 찔려 죽는 게 아니라 머리를 물려서 좀비가 된다.

톰은 유유부단한 남자. 쥬디는 이기주의적 여자. 오리지날 작품에서 진보주의를 상징하던 게 사라지고 그 대신 두 사람의 로맨스가 부각된 듯 싶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원작 보다는 조금 못한 듯 싶지만, 쿠퍼 부부의 딸인 카렌이 참 돋보였다. 이제야 좀 좀비 답게 나왔다고나 할까?

오리지날 작품의 경우 지상과 지하 등의 두 갖 선택 루트를 넣고.. 결국 어느 쪽을 선택하던 간에 다 종말을 맞이했다 정도로 나오지만 이번 작품의 경우는 지상 루트를 통해 좀비 무리를 헤쳐 나가는 것이 유일한 활로로 부각시켰다. 벤이 쿠퍼에게 총을 맞아서 결국 바바라 혼자 빠져 나가게 한 후 지하실로 내려갔는데 톰 부부를 죽게 만든데 결정적 역할을 한 펌프 열쇠가 있는 걸 보고 허무한 웃음을 지으며 좀비들에게 아작나는 걸 보면 이 작품 나름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개인적으로 백미라고 생각하는 장면은, 보다 나은 좀비로 진화한 카렌과 악당 쿠퍼의 최후였다. 오리지날 작품에서 벤의 비참한 최후를 거꾸로 뒤집은 거라 통쾌하기까지 했다.

비록 여러 가지 상징성과 시사성이 사라지긴 했지만, 비쥬얼 적으로 볼거리가 많아졌고 또 리메이크판의 고유성을 갖고 있어서 괜찮은 작품이었다. 하지만 역시 시체 시리즈의 초대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리메이크판 하나만 보기에는 너무 부족하다. 68년에 나온 오리지날 작품을 먼저 본 후, 그 다음에 90년에 나온 이 작품을 보길 바란다.

국내에는 리빙 데드 4라는 제목으로 출시된 바 있지만 본래 원래는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리메이크된 작품으로 시체 시리즈의 특수 효과를 맡은 적 있는 '톰 사비니'가 만들었다.


덧글

  • 시무언 2008/09/11 23:23 # 삭제 답글

    이건 막판에 TV에서 본적이 있군요
  • 메리오트 2008/09/12 20:34 # 답글

    백치 히로인에서 싸우는 히로인으로 변하는게 마음에 드는군요.
  • 잠뿌리 2008/09/13 21:03 # 답글

    시무언/ 전 TV 방영하기 한참 전에 봤는데.. TV에서 방영한다면 꽤 많은 부분을 편집했겠네요.

    메리오트/ 히로인이 너무 남성적인 건 좀 그랬지요.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3441002
6215
9561598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