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빈 피버 (Cabin Fever, 2003) 컬트/엽기/퓨전 호러 영화




트로마사 출신의 배우에서, 독립 감독이 된 '일라이 로스'의 작품. 숲 속 오두막 집을 배경으로 퍼지는 정체 불명의 바이러스를 소재로 한 일종의 재난 영화다.

줄거리를 간략히 요약하자면 한창 놀 시기인 양키 하이틴들이 대학 졸업 기념으로 숲속으로 여행을 가는데 피부 병을 심하게 앓는 것 같은 이상한 남자와 조우를 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제목인 캐빈 피버는 '초조' '소외' '밀실 공포증'이란 뜻을 가지고 있는데.. 아무리 봐도 그런 건 느껴지지 않았다. 분명 각본 상의 소재에서는 밀실 공포증의 요소도 도입하긴 했지만 이야기의 주체가 되는 인물은 항상 싸돌아 다니며 이상한 현상들을 목격하니 폐쇄적인 공포라는 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배타고 룰루 랄라 차타고 룰루 랄라 극중 인물 제프 하나만 보더라도. 솔직히 마음만 먹었으면 누구든지 간에 언제든 도망갈 수 있는 상황이다.

'셈 레이미'감독의 '이블 데드'처럼 지 안에 고립된 채 밖에 나가면 악마가 공격해오는 거나, '스텐릭 큐브릭'감독의 '샤이닝'같이 폭설로 고립된 산장 안에 도끼 든 남편한테 쫓기는 것 정도야 말로 숲과 산을 배경으로 한 폐쇄공포증이 아닐까 싶다.

자연 속에 고립된 인간에게 찾아드는 죽음의 공포와 거기서 나오는 이기적인 본성. 그리고 사소한 다툼이 싸움으로 발전해 불행한 결말 야기하는 기본 플롯은 상당히 식상하다. 하지만 실인마나 악마, 괴물 같은 존재가 아니라 정체불명의 바이러스라는 점 역시 이미 기존에 몇 번은 써먹은 소재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충분히 재미있고 또 멋지게 만들 수 있는 소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요리 아이디어 자체는 좋지만 재료와 제조 과정이 나빠 요리의 맛이 떨어진다고나 할까? 감독의 역량 문제인지 긴장의 완급이 상당히 둘쭉 날쭉한데다가 애써 긴장감 있는 음악을 틀어놔도 그런 상황이 너무 빨리 그리고 허무하게 끝나기 때문에 재미가 없을 수 밖에 없다.

진정 무서운 것이자 영화의 공포 포인트는 인간의 이기심 그 자체로 모든 것이 자업자득으로 끝나는 오프닝과 엔딩의 시퀀스는 상당히 조화를 잘 이룬지라 그 점 하나 만큼은 좋게 본다. 또 한 가지 장점을 꼽자면 고어 효과까지 겸하고 있는 바이러스의 표현 정도?
(이 바이러스는 일단 감염자가 강가에 빠져 죽어 있었기 때문에, 물을 통해 감염되는데 증상은 급속도로 살이 썩어 들어가면서 점차 죽음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몇몇 장면에서 고전 명작 호러 영화의 오마쥬 장면이 엿보였는데 일단 첫번째로 병든 개가 여자 물어 죽이는 장면에서 스테티 캠으로 쫓아가며 화면을 빨간 색으로 물들이는 장면은 '이블 데드' 가장 이기적이라, 가장 오래 살아 남았던 인물 제프의 최후는 '조지 로메로' 감독의 '시체들의 밤'이 생각났다.

국내에도 정식 개봉을 한다는 소식이 있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론 적자나 면하면 다행일 것 같다.


덧글

  • 시무언 2008/09/05 23:24 # 삭제 답글

    자업자득이 주제라고 할수있지요-_- 마을 사람들도 결국엔...
  • 메리오트 2008/09/06 16:22 # 답글

    그래도 정식 개봉한다면 소재때문에 한번 보러가긴 할것같습니다.
  • 잠뿌리 2008/09/07 10:26 # 답글

    시무언/ 정말 이 영화에선 모두 뿌린 대로 거두게 되지요.

    메리오트/ 나온지 하도 오래된 영화고, 이 감상 쓴 것도 수년 전의 일이니 아마도 지금은 DVD로 출시되었을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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