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퀼리브리엄 (Equilbaium, 2002) 액션 영화




2002년의 화제작. 이 영화를 미리 본 네티즌 95% 이상이 국내 개봉을 요청하여 1년 후인 2003년에 정식으로 개봉했다.

'커트 위머'가 감독과 각본을 맡고, '레인 오브 파이어' '아메리칸 사이코' '태양의 제국'등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배우 '크리스챤 베일'이 주인공으로 열연을 펼쳤다.

대충 장르는 매트릭스 류의 스타일리쉬 SF 액션 영화이며 감정의 표현을 강력히 억제하는 사회에 음모와 배신이 판을 치고 냉정한 전사의 표상인 주인공 '프레스톤'이 서서히 감정을 찾아나가 부조리한 사회와 과정을 잘 그려나갔다.

하지만 스토리가 완벽한 건 아니다. 제재자를 '클레릭'. 총 사령관을 '파더'라고 부르는 걸로 봐서 종교적인 코드와 정치가 감정의 억제란 키 워드로 통일된 고대 재정 일치 사회를 표현하는데 있어 너무 모순적인 부분이 많다.

가장 먼저 명칭은 그러하지만, 작품 상에 단 한번도 신이나 신성. 혹은 그와 비슷한 부류의 설정은 단 한개도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프레스톤은 총 사령관의 오른 팔로 무수한 공적을 세우지만 약 한번 복용 안했다고 쿠사리 맞고 자기 감정을 표현했다는 이유로 붙잡혀가기까지 하는데.. 어째서 그 주위에 있는 인물. 이 작품에서 악역을 맡은 사람들은 왜 자기 감정에 충실한 행동을 할까? 총 사령관 대리의 분노와 프레스톤의 새로운 파트너인 브랜든의 명예욕, 질투와 같은 감정은 어째서 제재 받지 않는 건지 모르겠다. 그들 역시 프레스톤과 마찬가지로 감정을 억제하는 약을 복용하니 전체주의라고 주장하기에는 허술한 부분이 너무 많다. 국민의 희생을 강요하고 자신들의 욕망을 채우기 급급한 공산주의 혹은 나치주의를 비판하기 위해서 라고 한다면 참으로 구시대적 발상이 아닐 수 없겠다.

무엇보다 브랜든이 나중에 광장에서 프레스톤을 데려다 주변 사람들에게 이 놈이 나쁜 놈이고 사회를 좀 먹는 기생충이다 라고 선동을 한 시퀀스. 그것이야말로 감정의 표현이 아니고 뭐란 말인가? 감정이 없는 연기를 가장 충실하게 수행한 사람들은 엑스트라들 밖에 없을 정도다.

더불어, 난데 없이 해방군이 등장해 총 사령관을 암살하라고 하는데 이건 급조된 티가 난다. 꿔다 놓은 보릿자루 마냥 하는 일이 없으니 허무할 따름이다.

소재는 참신하거나 탄탄하기 보단 옛날부터 많은 영화들이 써먹은 소재로의 돌아간 느낌이 강하게 들지만 그걸 표현하기에 있어서 미숙한 부분이 좀 눈에 띄고 결정적으로 뭐 하나 뛰어넘은 게 없어서 스토리가 S급이란 말에는 동의할 수가 없다.

차가운 얼굴과 감정이 절제된 연기. 크리스챤 베일의 연기력은 좋았다고 본다. 하지만 살리에르의 시와 베토벤의 음반을 듣고 감정을 되찾는 그의 연기를 보고 어느 누구도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다 라는 광고 찌라시의 말은 오바인 듯 싶다.

개인적으로 창문에 붙은 코팅을 벗겨 내고 비와 무지개, 눈부신 태양이 깔린 도시를 바라보는 장면의 감성적으론 제일 멋진 부분 같다.

단순하게 별 다섯 개 만점으로 표현을 하자면, 일단 크리스챤 베일의 나이스 캐스팅으로 한 개. 다양한 영상 미학으로 한 개. 그리고 적어도 총기 액션 하나 만큼은 매트릭스를 가볍게 능가하고 이 분야에 있어 신기원을 이루었다는 말에 이견이 없는 '건 카타'에 한 개 반을 주고 싶다.

건 카타는 진짜 멋지긴 멋졌다. 물론 논리적으로 볼 때 여기서 나오는 건 카타 기술은 실용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스타일리쉬 하나 만큼은 분명해서 감격했다. 매트릭스도 그렇지만 꼭 무슨 무슨 무술하면 동양, 특히 일본과 연관짓는 게 좀 눈에 걸리긴 했지만 그래도 이만하면 합격이라고 생각한다.

'데빌 메이 크라이'에 나온 단테도 좀 보고 배워야 될거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쉬운 게 좀 있다면, 적어도 비장미나 치열함에 있어서 만큼은 영웅본색과 데스페라도 등의 총기 액션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건 카타는 분명 멋지지만, 박진감은 없다. 조악하게 비유를 하자면 반짝이는 별을 먹은 무적 상태의 슈퍼 마리오라고나 할까? 영화 전체적으로 액션 씬이 나올 때 프레스톤이 고전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 언제 어느 때건 생명이 걸린 싸움에선 전부 다 5분도 채 안되는 짧은 시간에 아작을 내버린다 이 말이다. 거기다 설정이 미래라서 그런지 몰라도 아무리 총에 맞아도 혈흔 하나 남지 않아서 더욱 그렇다.

뭐 그래도 결론을 내리자면 건 카타 액션 하나만 따져도 볼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매트릭스를 잊을 순 없다.


덧글

  • 랜디 2008/09/01 23:02 # 답글

    클레릭이나 파더에 관해 말씀하신 부분에 대해선, 종교적인 코드를 완전히 배제시킨 사회 속에서의 역설적인 고유명사 그 자체로만 생각해도 될 것 같습니다. 익히 알고 있는 '사제' 또는 '신부'의 의미가 거세된 클레릭, 파더 인 것 뿐이죠. 어떤 의미로선 무종교사회의 냉랭함을 보여주는 효과적인 방법일 수도 있다봅니다... 제 경우는 '제정일치사회'라기보단 오웰의 '1984'와 같은 통제사회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 같다고 받아들였습니다.
  • 알트아이젠 2008/09/01 23:22 # 답글

    건카타때문에 저를 낚았던 그 영화군요.
  • 진정한진리 2008/09/02 00:01 # 답글

    잘 보지는 못했지만 액션신 하나는 진짜 화려하다고 하더군요....크리스찬 베일은 이 당시에는 이걸로 유명했었는데 지금은 배트맨으로 유명해졌네요(...)
  • None 2008/09/02 00:06 # 답글

    이런 영화 시리즈들이 몇개 있죠.

    리딤이나, 같은 감독이 만든 바이올렛도 그랬지만..

    그냥 이런 영화는 배트맨에서 리들러 케이블 TV보는 시청자처럼

    입 헤 벌리고 보면 최고 재미있습니다.(...)

    후에 배트맨 비긴즈로 대성할지는 몰랐지만[..]
  • 시몬 2008/09/02 03:01 # 삭제 답글

    스토리좀 보완해주고 매트릭스처럼 장편으로 만들었다면 대박났을지도 모르는데...아쉽습니다. 하지만 딴건둘째치고 건카타하나만으로 모든걸 대변하죠.
  • 메리오트 2008/09/02 04:17 # 답글

    이 영화 안본사람도 건 카타는 알고 있을 정도니...
    개인적으로는 그냥 볼만한 영화 정도였습니다.
    P.S-크리스챤 베일하면 아메리칸 싸이코가 생각났었는데 배트맨 비긴즈랑 다크나이트 이후론 배트맨이 생각납니다. 그나저나 베일 출연작 좀 찾아봤더니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 하울역(그러니까 성우.)가 있더군요. 마크 해밀(스타워즈에서 루크 스카이워커역)이 배트맨 애니메이션에서 조커역 했다는거 이후로 새로운 충격(..)
  • 시무언 2008/09/02 07:20 # 삭제 답글

    그냥 액션을 위한 영화죠 뭐... 그럼 액션만 좋으면 되니
  • 놀이왕 2008/09/02 14:02 # 답글

    국내 영화 포스터와는 달리 실제 영화 포스터에는 매트릭스를 잊어라라는 영문 표기는 없습니다.
  • 잠뿌리 2008/09/02 21:17 # 답글

    랜디/ 아아,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겠군요.

    알트아이젠/ 저도 건카타 트레일러로 낚였지만 비교적 만족스러웠습니다.

    진정한진리/ 액션 씬은 정말 화려합니다. 완전 쌍권총 무협이죠.

    None/ 울트라 바이올렛 리뷰 쓴 것도 있는데 다음에 올려야겠네요 ㅎㅎ

    시몬/ 건카타. 정말 멋졌습니다.

    메리오트/ 저도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크리스챤 베일 하면 아메리칸 사이코를 떠올렸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다크 나이트를 떠올릴 것 같아요.

    시무언/ 액션은 좋은 영화입니다.

    놀이왕/ 실제 영화 포스터에는 없겠지요. 저런 문구는 우리나라 밖에 안 쓰는 것 같습니다. 과거에 모 온라인 게임이 나왔을 때도 리니지와 와우의 시대는 지나갔다! 이런 식으로 꼭 과거의 명작을 까면서 홍보 효과를 노리는 게 많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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