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라모테 델아모레 (Della Morte Dell Amore, 1994) 좀비 영화




우리 나라 영화가 조폭이란 소재를 진짜 울궈먹을 데로 다 울궈 먹었다면, 외국에서는 호러 영화란 장르에 있어 좀비란 소재를 뼈 속까지 끓여 먹었다. '조지 로메로'감독이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으로 본격적인 좀비 영화 붐을 일으킨 다음 무수히 나온 영화들은 단지 아류로 끝난 게 아니라 나름대로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좀비물을 발전시켜나갔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이 작품도 좀비물의 발전에 일조했으리라 본다.

이 영화는 영화 배우로 시작해 '다리오 아르젠토'의 조감독 생활을 거쳐 감독으로 데뷔한 '마이클 소아비'감독이 만든 프랑스/이탈리아 합작 좀비 호러 영화다

원제 '델라모테 델라모어'를 풀이 하자면, 델라모테란 말은 '죽음의 방법' 델라모어는 '사랑의 방법'이란 뜻이 담겨 있다고 한다. 일단 영화 상에서는 주인공의 이름을 지칭하기도 하니 어쩌면 묘지기로서 좀비를 척살하며 항상 죽음에 직면해 있는 주인공 프란시스코 델라모테가 사랑하는 방법이란 해석도 할 수 있다고 본다. 실제로 영화의 주를 이루는 건 주인공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한 것이니 말이다.

이 작품은 여러가지 면으로 볼 때 기존에 있던 좀비물과는 다른, 새로운 감각이 돋보였다. 기존의 좀비와 마찬가지로 더럽고 추접스러우며 인육을 탐내는 건 거의 같지만 특정 좀비 같은 경우 인격적인 면을 부각시키는 게 꽤 좋았다.

스토리나 비주얼 적으로 볼 때 그다지 임펙트가 크다던가 아주 재미있는 건 거의 없지만 그래도 진행 도중 좀비물에서의 새로운 시도와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이를 테면 델라모테의 직업이 땅에 묻었을 때 부활한 좀비를 처리하는 묘지기인데, 묘지 안에 지어진 사무실 안에서 책상에 다리를 올리고 앉아서 한가하게 전화를 하며 집안으로 다가오는 좀비들을 권총으로 아작내는 장면은 언뜻 봐서는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나로선 꽤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기존의 좀비 영화에서 산 사람이 총화기로 무장해 치열한 사투를 벌이는 것과는 정 반대이지 않은가?

산 사람이 아무 거리낌 없이, 단지 생전의 그녀를 좋아했다는 이유로 반 시체가 된 여자 좀비의 애무를 받고 또 키스를 하는 건 상당히 그로테스크한 에로티시즘이라고 할 수 있으나 그래도 그 유명한 문제작 '네크로맨틱'보다는 훨신 소프트한 편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내 눈길을 끈 건 주인공 델라모테의 동생 나기의 존재였다. 말도 제대로 못하고 뚱뚱하며, 좋아하는 여자 앞에 서면 오바이트를 하는 기괴한 군상이지만 이 영화에 나온 캐릭터 중에 가장 개성이 강했다. 삼각형 모양으로 슥슥 갈은 삽으로 좀비의 정수리를 찍어 델라모테를 구해주는 장면도 멋졌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백미를 꼽자면, 나기와 관련된 이벤트 씬과 델라모테가 묘지에서 종이와 낙엽 등을 태우자 그 재가 바람에 휘날리면서 '사신'으로 변해 말을 걸어오는 장면이다. 그리고 오토바이를 타다 죽은 좀비가 무덤 속에서, 오토바이를 탄 채 그대로 튀어 나오는 장면 역시 압권으로 왜 이 영화 제작비가 4백만 달러나 들었는지 알 것 같다.

새로운 시도와 감각을 선보이면서도 좀비물의 기본 공식에 충실하게도 절망적인 엔딩을 보여줌으로써 묘한 여운을 남긴다.

색다른 좀비물, 혹은 그로테스크한 로맨스물을 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 감각이 새롭다 해도 좀비물 답게 잔인한 장면은 적지 않게 나오니 그러한 부분에 면역이 되지 않는 사람에게는 비추천한다.

덧글

  • 시몬 2008/08/26 05:05 # 삭제 답글

    좀비의 인격적인 면이라니 특이하네요. 시체들의 낮처럼 좀비가 생각하고 감정을 갖기도 하나보죠?
  • 이준님 2008/08/26 21:31 # 답글

    헉 포스터의 인공미 풍기는 슴가가 노출되었군요
  • 잠뿌리 2008/08/27 15:48 # 답글

    시몬/ 시체의 낮보다 한참 후기에 나온 영화라서 인간적인 면이 조금 더 강화됐습니다.

    이준님/ 영화도 약간 야시시한 장면이 몇 개 나오긴 합니다.
  • 떼시스 2008/11/10 09:42 # 삭제 답글

    다른 좀비영화와는 다른 느낌이 드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 잠뿌리 2008/11/12 17:04 # 답글

    떼시스/ 꽤 독특한 분위기지요.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9341035
6429
9555200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