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라 비기닝 - 투탕카멘 무덤의 저주 (The Curse Of King Tut's Tomb, 2006) 요괴/요정 영화




2006년에 러셀 멀케이 감독이 만든 작품. 원제는 투탕카멘 무덤의 저주인데 국내에서는 미이라 비기닝이라고 억지로 시리즈로 우겨 넣었지만 실제론 전혀 상관이 없는 TV 영화다.

내용은 이집트를 배경으로 타칭 모험왕 대니가 수상한 석판을 발견하는데 실은 거기에 악의 힘이 봉인되어 있고, 대니의 친구를 매수한 악당 싱클레어의 손에 넘어가면서 이집트가 위험에 처하면서 그 모든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다른 차원에 붙잡힌 투탕카멘을 찾으러 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이 작품은 미이라와 아무런 상관도 없다. 여기 나오는 투탕카멘이나 싱클레어가 소환한 악마들도 가만히 보면 미이라와 전혀, 하등의 상관이 없는 것들이다. 이 작품에서 유일하게 미이라란 소재가 나왔을 때는 바보 같이 영화 시작한 지 몇 분 안 되 저항 한번 못하고 잡혀 간 주인공 대니가 물고문을 당하다가 싱클레어에게 '산 채로 미라로 만들어주마'란 대사를 듣고 몸에 소금을 뿌린 뒤에 코로 뇌를 끄집어내질 뻔하다가 친구들에게 구출되는 장면뿐이다.

그것말고 미라는 안 나온다. 투탕카멘하면 유명하니 다들 알고 있을 테고 뭔가 미이라 관련된 게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겠지만.. 이 작품에서 투탕카멘은 대머리 미소년(?)으로 나오고 극 후반부에 출현하여 나중에는 등에 황금으로 된 날개 코스츔을 하고 하늘을 날아다니며 손에서 레이져 빔을 쏴 악마를 물리치는 역할을 하니 이건 뭐 미이라가 아니라 SF 액션에 가깝다.

배우들의 연기가 엉성한데 그보다 더 심각한 건 스토리의 개연성이 전혀 맞지 않는 점이다. 진짜 황당하게 스토리를 빠르게 진행시키면서 주인공이 갑자기 예언가 마호무드를 찾아가 투탕카멘의 강신을 보고는 석판의 비밀을 단번에 파악하고 나중에 악마가 부활하니 그 파해법으로 다른 차원에 붙잡힌 투탕카멘의 영혼을 구출해야하며, 악마의 공격은 정신 공격이니 정신 똑바로 차리고 이겨내자 어쩌자 하면서 그냥 뭐 슝슝 깨닫고 해결하니 정말 뭐라고 할말이 없어진다. 이 정도로 비상식적으로 빠른 전개를 가진 영화는 또 없을 것이다.

주인공 대니의 복장을 보면 미이라보다는 인디아나 존스의 아류작 같이 보이는데 실제로 그가 모험가로서 활약하는 건 아무 것도 없다. 액션 영화면서 영화가 끝날 때까지 단 한 명의 엑스트라도 쓰러트리지 못하고 뻘뻘거리는 그의 모습을 보면 안쓰러울 따름이다.

이 작품에서 유일하게 볼거리는 그야말로 B급 TV 영화로서의 완전한 해피 엔딩이라고 할까나? 모든 사건이 해결된 다음 제 갈길을 찾은 운명이란 테마의 엔딩에서는, 약혼자가 있는 히로인에게 찝적된 주인공의 대쉬조차도 합리적이 될 정도로 관대해진다. 덧붙여 죽거나 다친, 혹은 사라진 주인공의 동료들 역시 전부 다시 나오고 또 개중에는 아예 신분 상승까지 한 사람이 있으니 악이 뭔지 제대로 규명하지도 못하면서 악이 좋지 않니? 라고 지껄이다 막판에 마지막 싸움조차 하지 못하고 허무하게 퇴장당한 싱클레어 박사와 그의 잔당만 망한 것이다.

어쨌든 이 작품은 TV 영화고 미이라 시리즈와 전혀 관련이 없다. 이걸 미이라 비기닝이라고 억지로 끼워넣어 팔아먹는 국내 유통업계의 센스는 정말 경을 칠 노릇이다. 웡캄 감독의 보디가드를 옹박 3란 타이틀로 팔아먹은 것과 같은 급이라고나 할까?

결론은 비추천. 보디가드와 여러모로 상황이 비슷한 것 같지만, 사실 옹박 시리즈로 안 나왔으면 그냥 보통의 B급 홍콩 영화 필 나는 태국 영화라고 할 수 있는 보디가드와 달리 이 작품은 미이라 시리즈가 아닌 별개의 작품으로 봐도 정말 구제의 여지가 없는 쌈마이 영화다. 아마도 2006년 제일의 쌈마이 영화가 아닐까 생각된다.

여담이지만 1980년에 동명의 TV 영화가 나온 적이 있지만 이 작품과는 아무런 연관도 없다. 단지 투탕카멘이란 소재가 아무래도 미국 도시 괴담의 단골 소재다 보니 제목이 겹친 것 같다.


덧글

  • 시무언 2008/08/22 05:00 # 삭제 답글

    여담이지만 프테로닥틸이라는 TV 영화가 있었는데 주인공 이름이 러브크래프트 교수라서 기대하고 봤지만 그저 실망했었습니다(...)

    다른것보다 주인공 일행 잡고 둘중에서 미모가 떨어지는 여자부터 보고 하악거리는 동유럽 반군에 절망했었습니다
  • 잠뿌리 2008/08/22 21:55 # 답글

    시무언/ 러브 크래프트 이름 그대로 나오는 캐릭터들이 은근히 많나보네요. 네크로노미콘, 공포의 집 등에서도 러브 크래프트가 주인공으로 나오죠.
  • loco 2008/09/03 05:33 # 답글

    캐스퍼 반 디엔.. 한때 헐리우드의 예견된 스타였는데 뭐..

    엄청난 추락에 추락만 거듭하네요.
    요새 식사나 제대로 하고 다니는지..
  • 잠뿌리 2008/09/03 21:28 # 답글

    loco/ 이 영화에서 정말 밑도 끝도 없이 추락했죠.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167807
5215
9475766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