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3년에 '원화평'감독이 만든 작품. 당대 제일의 홍콩 무술 액션 배우 이연걸이 주인공을 맡았고 '예스 마담' '와호장룡' 등으로 잘 알려진 양자경이 히로인. '강시선생'시리즈에서 영환도사 임정영의 제자로 고정 출현한 전소호가 맡았다.
내용은 소림 제자 천보와 군보가 무술 대회에서 사고를 일으켜 속세로 추방당하는데. 야심이 많은 천보는 관병이 된 뒤 환관의 눈에 들어 출세를 하게 되고, 착한 권보는 환관의 폭거에 대항하는 반란군에 협력하면서 서로 대립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의천 도룡기에서 나오는 무당파 장문인인 '장삼풍'의 젊은 시절을 다룬 것이라 할 수 있다. 주인공 장군보는 장삼풍의 아명. 하지만 의천 도룡기와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지는 않고 김용의 소설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일종의 외전격. 혹은 페러렐 월드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태극권은 의천 도룡기 원작에서 장삼풍이 100세가 넘은 다음에야 세상만사의 이치를 파악하고 그 모든 걸 집결해 만든 비전의 무공이지만, 이 작품에서는 장삼풍이 아명인 군보라 불리던 시절에 친우였다가 구적으로 돌아선 천보한테 졸라 처 맞은 뒤 폐인 생활을 하다가 독 안에 든 물 위로 퉁퉁 튕기는 공을 보고 터득했기 때문이다.
이야기의 갈등 구조 자체는 별로 특이할 것도 없고 전형을 따른, 조금은 식상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천보와 군보는 친한 친구 사이인데. 둘 다 소림제자지만 천보는 야심이 크고 욕심이 많은 소인배고, 군보는 착하고 성실하며 의로운 군자라서 서로 대립을 하게 되는 거라서 솔직히 구조적 재미는 없지만 전형의 재미는 갖추고 있다. 악당인 천보를 졸라 밉살스러운 놈으로 만들어 군보가 신나게 후려 패서 죽여도 동정이 가지 않는, 권성징악의 기본 말이다.
태극권을 소재로 한 것만큼이나, 의천 도룡기 극장판에서 장무기 역을 맡았던 이연걸이 펼치던 장풍 슝슝 쏘던 태극권보다는 그래도 이쪽이 더 태극권답다. 물론 이연걸 무술 영화 특유의 과장이 섞인 액션 덕분에 실존하는 태극권과 비교하는 건 다소 무리가 따르지만 말이다.
결론은 평작. 뭐 하나 새로울 것 없는, 그냥 이연걸 표 무술 영화라고 간단히 정의 할 수 있는 평범한 작품이다. 킬링 타임 용으로 알맞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의 원제는 '태극장삼풍'이다.
후에 태극권 2와 태극권 3등 후속작이 두 개나 나왔다. 원화평 감독이 다 만들었는데 2편부터는 주연이 이연걸이 아닌 오경으로 바뀌었기에 완전 새로운 이야기로 바뀌었다.
덧글
몇번이고 봐도 재밌긴 하더군요.
하지만 태극권 2, 3이 나온 줄은 몰랐는데..=ㅅ=a
TokaNG/ 저도 2,3은 나온 소식만 듣고 실제로 보진 못했습니다.
알트아이젠/ 매드 무비인가 보군요 ㅎㅎ
진정한진리/ 원제가 참 멋집니다. 마지막 장면을 보기 전까지 이연걸이 맡은 군보가 장삼풍인지 몰랐죠.
Mr.오션잼/ 주제곡 좋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