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6년에 남내재 감독이 주윤발, 전소호, 장만옥 등 유명 배우를 기용해 만든 어드벤쳐 영화.
내용은 모험심이 뛰어난 의사 원진협이 태국의 정글에 갔다가 전 추장의 딸 파주가 제물로 바쳐질 위기에 처한 걸 보고 그녀를 구하다가 저주를 받게 되는데 어느날 갑자기 그게 발작하면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파주의 약혼자 흑룡의 간청으로 자신과 그녀를 함께 구하기 위해 태국으로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원제가 원진협과 위사리인데 여기서 위사리란 원진협이 받은 저주를 뜻하며 그것은 여자와 가까이 할 때마다 일곱 번의 혈이 뚫리는데 마지막에 가서는 심장에 도달하여 죽음에 이르게 되는 무서운 주살이다.
국내에는 영웅무언이란 제목으로 바뀌어 공개됐고 본래는 주인공이 전소호가 맡은 원진협인데 조연으로 출현한 주윤발을 전면에 내세워 극중 주윤발이 맡은 캐릭터 웨이가 유탄 발사기를 들고 있는 장면을 공개하고 있다.
당시 80년대에는 주윤발이 주연을 맡은 영웅본색이 큰 인기를 끌었기 때문에 그렇게 바꾼 거지만 사실 극중 주윤발의 비중은 매우 적고 출현씬 또한 얼마 안 된다. 처음에 나와서 정장 입고 파이프 담배를 피며 몇 마디 이야기를 한 뒤 영화가 거의 끝날 때쯤 최후의 적에게 유탄 발사기를 날리는 마무리 역할 정도 밖에 안 된다.
그런데도 국내에선 주윤발을 내세웠고 사실 해외에서도 이 영화의 표지를 보면 전소호가 아니라 주윤발의 이름과 사진만 난무하고 있다.
어쨌든 이 작품은 주윤발이 나오지만 그는 조연에 지나지 않으며 장르도 총질 액션이 난무하는 홍콩 느와르가 아니라 인디아나 존스 풍의 액션 어드벤쳐다.
하지만 이 작품의 감독이 남내재이며 그의 대표작이 원표 주연의 영화 공작왕과 그 유명한 역왕 리키오란 사실을 미루어 보면 사실 홍콩 인디아나 존스란 말이 무색해진다.
남내재 감독의 영화는 고어와 크리쳐가 어딜 가나 끼어 있기 때문에 이 작품에서도 상당히 피가 많이 나오며 사람을 잡아먹는 원시 요괴들도 나온다.
태국 정글에 사는 원시 부족이 섬기는 조상신이란 놈은 눈이 반짝거리는 스켈레톤(?) 같은 놈인데 사람을 잡아먹고 변신을 하면 직립 보행에 박쥐 날개를 달고 있는 에일리언 짝퉁으로 변신한다.
추장의 흑마술로 폭주하는 히로인이라던가 100명의 아이의 피로 만들어낸 요괴 귀자강을 보내 주인공 일행을 암살하려는 것 등을 보고 있으면 장르가 어드벤쳐인데도 불구하고 뭔가 포인트가 많이 어긋나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원진협이 자신에게 걸린 저주를 풀기 위해 무명 진주를 얻어야 하는데 그것이 태국 정굴의 사원 속에 숨겨진 거대한 불상의 눈알이라 그걸 얻으려 고군분투하는 모습 정도가 모험물다운 느낌을 주었다.
특수효과나 괴물 분장 같은 건 당시 80년대 기준으로 보면 평균 이상은 갔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관점에서 보면 좀 어설픈 게 사실이다.
그래도 감독이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관객이 볼 때 유치한 맛에 폭소를 터트릴 장면이 있는데 그건 원시 부족의 조상신과 웨이의 주술 지식을 통해 아군으로 만든 귀자강의 크리쳐 배틀이다.
조상신이 에일리언 짝퉁이라면 귀자강은 어린 아기의 모습이라고 쓰고 에일리언 유충이 인간형으로 읽는 기괴한 괴물인데 둘이 싸우는 모습은 정말 아기자기하다. 미니 사이즈의 괴수 대결이라고나 할까.
결론은 평작. 남내재 감독의 향기가 짙은 괴수+고어+모험 영화라고 할 수 있는데 주윤발에 낚여서 본다면 실망이 클 것이다. 카메오 출현에 가까운 주윤발만 부각되니 어쩐지 주인공 원진협 역을 맡은 전소호에게 동정이 갔던 작품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덧글
정말 강력하군요.
정확한 정보전달도 있어야 하는데
그게 빠졌네요
또 보는 시각자체가 당시기준이 아니고
몇십년이 흐른 지금의 기준으로(물론 글작성은10년전이지만)
보는것 자체가 리뷰에 실수인듯 합니다
위 작품의 캐릭터는 원작이 따로 있는 작품이고
그 원작의 캐릭터를 각색해 제작된 작품입니다
웨슬리전기는 들어보셨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