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몬스 2 (Demons 2, 1987) 좀비 영화




1986년에 이태리 호러의 거장인 '마리오 바바'감독의 아들 '람베르토 바바'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그 유명한 '다리오 아르젠토'가 제작을 맡은 '데몬스'의 속편으로 1987년에 개봉했다.

내용은 한 아파트를 배경으로 악령이 TV 속에서 튀어 나와 사람들을 척살하고 좀비로 만들어 버리며 난장판이 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폐쇄 공포증을 유발하고 좁은 장소에서 좀비들에게 습격을 당한다는 걸 보면 메인 골자가 전작과 상당히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같은 얘기를 계속 반복하는 게 아니라, 미묘하게 달라진 점도 많으며 좀비물의 관점에서 볼 때 혁신적인 것도 많다.

전작은 사탄의 가면을 써서 악령이 나온 반면 이번 작은 TV에서 영화 방송을 하다가 악령이 화면 밖으로 튀어 나온다. 하지만 그게 영화 초반에 나오는 갈등 구조기 때문에 '링'에서 TV 화면 속에서 기어 나오는 '사다코'처럼 무섭지는 않다.

배경이 영화 시사회에서 고급 아파트로 바뀌었는데, 의외로 주인공 일행의 이동 경로가 전보다 더 넓어졌기 때문에 진행은 상당히 긴박감이 넘친다. 전작에서 리더쉽 있는 양아치 흑인이지만 비운의 죽음을 맞이했던 '제리'가 동명이인으로 다시 등장해 헬스 클럽 사람들과 기타 주민을 이끌고 주차장으로 피신하는데.. 이번에도 역시 끝까지 살아남지 못해서 개인적으로 아쉬웠다.

하지만 개그는 꽤 웃겼다. 헬스 클럽 단원이 소화기를 들고 왔지만 사용법을 몰라서 허둥지둥대자 제리 왈, '머리 말고 근육을 써!' 그 말을 들은 단원은 소화기를 콱 집어 들더니 좀비들의 머리를 찍어 누르기 시작했다.

기존의 좀비물과 차별화된 걸 꼽자면, 일단 배경이 고급 아파트인데 전기 장치가 고장나면 문도 제대로 움직일 수 없는 구조를 갖추고 있어.. 꽤 리얼리티한 폐쇄 공포증을 유발한다는 것과 아마도 호러 영화 역사상 최초로 애완견 좀비가 탄생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애완견 매니아가 아니라서 이름은 잘 모르겠지만, 극중 어떤 여자가 애지중지 기르던 애완견이 천장에서 떨어진 악령의 피를 머금고 좀비로 변신하는데 이게 전작에서 흑인 여자가 최초로 좀비로 변신하는 것처럼 그 과정이 실시간으로 나오기 때문에 상당히 감탄했다.

만약 브리지 바르도 할머니가 이태리 사람이었다면 이 영화를 만든 사람들에게 테러를 가했을지도 모를 정도다.

애완견 좀비 말고도 쫓고 쫓기다가 결국 좀비가 되는 꼬마 아이 등을 보면 확실히 이태리 영화는 헐리웃 영화와 다르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만약 이 작품이 이태리가 아닌 미국, 그것도 헐리웃에서 나왔다면 어린 아이랑 강아지가 그렇게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미국 영화에서 가장 생존율이 높은 존재는 바로 백인종 중에서도 어린 아이와 애완견이니 말이다.

아무튼 꽤 재미있게 본 작품에 속하지만, 개인적으로 전작이 조금 더 나은 것 같다. 전작에서는 좀비가 된 친구와 주인공이 나누는 최후의 우정이라던가 히로인의 막판 반전, 오토바이를 타고 일본도를 휘두르며 좀비 무리를 휘젓고 다니는 전개 등등 좀 더 드라마틱한 장면이 많았기 때문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총 4편까지 나왔다. 3편은 부제가 '더 오우거'로 람베르토 감독이 만들었으나, 4편은 '델라모테 델아모레'로 유명한 '마이클 소아비'감독이 만들었다. 마이클 소아비는 배우 출신의 감독으로, 데몬스 1탄에 조연으로 출현한 적이 있다.


덧글

  • 시무언 2008/08/04 07:16 # 삭제 답글

    미국 영화에선 유색인종의 생존율이 낮아진다는 법칙도 있지요. 또 건장한 성인 남성은 인종을 불문하고 죽을 확율이 높아진다는것도-_-
  • 잠뿌리 2008/08/04 13:53 # 답글

    시무언/ 무서운 영화에서 그걸 통렬하게 비꼰 장면이 정말 웃겼습니다. 1편에서 신디가 컴퓨터를 통해 경찰에 구조 신호를 보낼 때 타이프한 메시지가 '백인이 잡혀있어요' 였지요.
  • 시몬 2008/08/05 04:13 # 삭제 답글

    마이클소아비는 데몬스맨처음이랑 맨 마지막에 저주받은 영화관람권을 나눠주는 가면쓴 엑스트라죠. 대사하나 없는게 좀 아쉬웠습니다.
  • 잠뿌리 2008/08/06 17:04 # 답글

    시몬/ 당시에는 마이클 소아비가 다리오 아르젠토의 제자라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요. 아마 그때는 그런 역할로 출현한다고 해도 그게 마이클 소아비 감독이란 걸 알아보는 관객도 별로 없었을 것 같습니다.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10381368
7039
9349096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