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푸 허슬 (2004) 주성치 출연 영화




2004년에 주성치가 감독과 주연을 동시에 맡아서 만든 영화.

내용은 1940년대 중국 상하이를 배경으로 난세를 평정한 도끼파가 극빈층 중에 극빈층만 모여사는 돼지촌을 평정하려다가 그곳 주민과 마찰을 빚으면서 숨은 고수들과 혈전을 벌이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작품은 주성치가 각본, 감독, 제작, 주연 등 무려 4가지 일을 맡았고 300억원이 넘는 제작비를 투입하여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액션 감독과 조연으로 원화평이 참여했기 때문에, 액션의 완성도도 일정한 수준을 넘어섰다.

모든 걸 주성치가 손 봤고 엄청난 제작비가 투입된 만큼 만화적 상상력을 스크린 상에서 십분 발휘해 볼거리도 많고 재미도 있지만, 아쉽게도 주성치풍에서 약간 벗어나 외국 쪽에나 어울릴 법한 스타일이 된 것 같다.

별 볼일 없는 주인공이 어느 순간 강자가 되어 모든 갈등을 해결한다 라는 시츄에이션은 주성치 영화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라 할 수 있으나. 거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최대한 재미있고 또 감동적으로 만드는 것 역시 주성치 스타일이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그런 게 너무 약하다. 주인공이 개과천선하는 게 설득력이 떨어질 정도로 비중이 적다. 그건 출현신 자체가 너무 적기 때문이다.

분명 그러한 요소를 살리기 위해 유년 시절의 불우한 과거와 무지개 사탕이란 소품이 등장하는데.. 그게 나오는 씬 자체가 너무나 적다.

막대한 제작비에 기인한 CG를 잔뜩 내보낼 시간에 그런 부분이나 좀 보강했으면 좋았을 텐데 이건 주인공이 싱이 아니라 돼지촌 주인 부부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렇다고 대책 없이 웃긴 것도 아니고 주성치 식 개그가 남발되는 것도 아니라서, 주성치 영화 같지가 않다 이 말이다.

주성치 영화의 특징이라면 주성치 뿐만이 아니라 주연 조연 할 것 없이 영화에 나온 모든 배우들이 허를 찌르는 개그를 하는 거고, 그건 이 작품 바로 전에 만든 소림 족구에도 잘 나와있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웃긴 조연이 거의 없다.

전작에서 웃기는 것 하나만으론 대활약한 뚱보도 이번 작에서는 초반 밖에 안 나온다.

도끼파의 뮤지컬은 다분히 미국풍. 과거 주성치 영화에 나오는 뮤지컬 장면을 생각해 보면, 상당히 세련되게 변했다. 하지만 그래도 개인적으론 유치해도 정감있는 옛날 버전들이 더 좋았다.

주성치 특유의 유치하고 조잡한 유머와 화장실 개그가 철저히 배제되면서 워너 브라더스의 만화 캐릭터 같은 연출을 선보인 게 아마도 코믹 부분에 있어 기존의 작품과 가장 큰 차이점이 아닐까 싶다. 예를 들어 특수 효과를 활용한, 예를 들어 달리는 발에 가속도가 붙여 엄청난 스피드로 달리는 돼지촌 여주인과 주성치가 추격신 같은 걸 꼽을 수 있다.

아무튼 결론은 평작. 주성치 영화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질감을 느끼겠지만, 주성치 영화를 별로 본 적이 없다면 아마도 만족할 만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담이지만 이번 작품은, 주성치 영화 치고 유례 없이 조연이 많이 희생됐으며 오맹달이 나오지 않는 주성치 영화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덧붙여 싱이 암살왕 야수를 구하러 갈 때 감옥 문에서 쏟아져 나오는 피의 바다는,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샤이닝을 패러디했다(나로선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 암살왕의 상징인가?)


덧글

  • 알트아이젠 2008/08/01 23:57 # 답글

    확실히 주대협의 영화는 소림축구가 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쿵푸허슬은 분명히 웃기고 재미있었지만 특유의 서민에 대한 애환이 다른 작품에 비해서 너무 희석됬더군요. 잘만 활용했다면 이전의 주대협 영화와 같은 감동과 재미를 줄 무림고수3인방도 너무 쉽게 버리고, 별 뜬금없이 주대협을 초절정 무림고수로 만드는 장면이 너무나도 아쉬웠습니다.
  • anaki-我行 2008/08/02 00:09 # 답글

    뭐... 오맹달과는 이제 회복 불가능한 수준까지 갔다는 소리도 있더군요...

    그 외 이런 저런 소위 주성치 사단이라고 하는 배우들과의 관계도 삐걱거리고 있고요...

    쿵푸허슬 자체는 수많은 영화를 패러디 한 요소가 많으니... 샤이닝 장면도 그런 패러디 중 하나로 사용되었겠죠....
  • 행인A 2008/08/02 01:23 # 삭제 답글

    한국에서 아마 뉴폴리스 스토리와 같은 시기에 나와서인지
    오맹달 없는 주성치라니...
    장만옥 없는 폴리스 스토리라니...
    이런 느낌이었네요.
  • 시무언 2008/08/02 03:50 # 삭제 답글

    그래도 서양쪽에는 잘 먹힌 것 같더군요. 일단 만화적 연출을 영화에 자연스럽게 넣었다는것만은 괜찮았습니다
  • rumic71 2008/08/02 14:30 # 답글

    한 가지 이유로는, 출연진들 상당수가 주성치에게 있어서는 까마득한 대선배이자 형님들이라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물론 의도적으로 불러모은 것이지요. (망가진 양소룡 안습)
  • 잠뿌리 2008/08/02 21:28 # 답글

    알트아이젠/ 그게 참 아쉬웠죠. 좀 다른 인물에 포커스를 맞췄으면 더 좋았을 것 같은데..

    anaki-我行 / 재미있는 점은 이후에 나온 주성치 감독의 장강 7호에선 또 쿵푸 허슬의 한 장면을 패러디한 점이죠.

    행인A/ 오맹달이 없으니 진짜 허전합니다.

    시무언/ 만화적 연출은 꽤 볼만했지요.

    rumic71/ 그러고 보면 출현 배우들이 주성치 사단 멤버 외엔 다 고령이었죠.
  • 소닉 2008/08/27 22:52 # 삭제 답글

    돼지촌 여주인 ~!! 돼지 멱따는 권법,,,완전최강~!!!
    거문고 연주하는 맹인연주단,,,,,,,총알 잡는 무림고수,,
    몇몇 기발한 캐릭터가 재밌었어요~!!!
  • 잠뿌리 2008/08/28 23:07 # 답글

    소닉/ 주성치보다 오히려 주변 인물들이 더 재미있게 나왔지요.
  • artfocus 2010/03/17 09:51 # 삭제 답글

    주성치 출연 영화 장르를 모두 읽었는데, 소림축구와 서유기에 대한 리뷰가 없는 것이 아쉽네요. 서유기 2부작은 제가 생각하는 베스트 필름중에 하나인데...
  • 잠뿌리 2010/03/18 20:13 # 답글

    artfocus/ 둘 다 본 작품인데 아직 감상을 쓰지 않았네요. 서유기도 주성치의 베스트작이긴 합니다.
  • 못되먹은 눈의여왕 2016/01/25 13:30 # 답글

    저는 개인적으로 '누구의 작품' 이라는걸 볼때는 그 틀에 얽메이지 않고 보는 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쿵푸 허슬은 그냥 변해가는 시대에 맞춰서 나온 작품이라고까지밖엔 생각을 안하는..
    소림축구도 그랬지만 쿵푸허슬도 잠뿌리님 말씀처럼 영화초반과 후반의 개연성이 조금 약한게 사실이지만 나름 재밌게 본 영화였습니다.
  • 잠뿌리 2016/02/01 14:03 #

    두 작품 다 정말 재밌죠. 주성치 영화 중에서도 손에 꼽을 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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