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헌법 제 1조 (2003) 한국 영화




2003년에 송경식 감독이 만든 작품.

내용은 여당과 야당이 힘겨루기를 하는 가운데 야당의 국회의원이 여당 총재가 보낸 킬러에게 복상사 당하고, 정국이 더욱 어수선해지는 가운데 보궐선거가 열리는데, 그 와중에 친구가 강간을 당해 경찰서에 갔으나 매몰차게 내쳐진 사건을 경험한 윤락녀 주인공이 꼭지가 돌아 국회의원에 출마를 하는 이야기다.

일단 지금 현재는 성매매 특별법이 생겨서 전국의 집창촌이 폐쇄되어 역사 속에 묻히는 상황이라서. 윤락녀에 대한 인식이 그리 좋지 않겠지만, 일단 이 영화가 나온 건 올해가 아닌 지난 해 3월경이니 그냥 넘어가자.

국회의원에 출마한 윤락녀라는 소재 자체는 참으로 기상천외한 생각이다. 진짜 나도 이런 건 꿈도 꿔보지 못했다. 그런데 장점은 오로지 그 소재 하나 뿐이다.

우선 문제를 하나하나 짚어 보자면 이 작품에는 긴박감이 전혀 없다. 그리고 사건 해결이 디즈니 만화보다 더 쉽고 간단하기 때문에 통쾌함이 부족하다. 선거 개표가 뭔가 치열한 양상을 벌이는 것도 아니며 정부 고위 관리와 정치가들의 비리와 만행은 잔뜩 나오지만 그들의 행동에 따끔한 일침을 가하는 풍자와 해악은 없다. 슬기도, 지혜도, 재치도, 반전도 다 없단 말이다!

지나치게 비현실적이라 만화에도 어울리지 않는 설정이 나오는 것 또한 문제. 야당 의원이 여당 총재가 보낸 윤락녀와 명랑활동을 하다가 그 오묘한 암살 기술로 인해 복상사를 당한다는 프롤로그부터가 너무 어이가 없고, 또 윤락녀인 주인공이 보궐선거에 출마하는데 그 과정이 집창촌에 찾아온 손님들에게 도장을 받고 몇몇 네티즌들이 인터넷에 광고를 띄어 홍보를 해주며 주인공은 단지 마지막 부분에 가서 밑바닥 인생의 절규가 담긴 연설을 하고 시간을 보내다가 당선이 되는 엔딩 역시 너무 비현실적이라 쉽게 와 닿지 않는다.

스토리와 각본가가 무려 12명이나 참여를 했다는데 이토록 사실성이 없는, 최소한 지켜야 할 현실 상의 룰을 완전 저버린 이야기를 만들다니. 이건 결코 좋게 봐줄 수가 없다.

이 작품은 단지 집창촌을 소재로 한 섹스 코미디에 지나지 않는다. 정치 풍자를 바라는 사람은 대탈력을 느낄 것이다. 타이틀이 뜻하는 대한 민국 헌법 제 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이 의미만 잘 생각해 보면 유쾌 상쾌 통쾌한 뭔가가 생각나겠지만 그런 걸 바라는 건 사치에 가깝다.

소외 계층인 윤락녀를 주인공으로 삼아 사회의 부조리와 타락한 정치가를 비판하려 한 감독의 의도는 알겠지만, 약하다. 너무 약하단 말이다. 에로 코미디랑 출현 배우들 누드 넣을 분량과 대사에 타락한 정치가를 한판 뒤집기로 꺾어버리는 역전의 힘이 필요했다.

또 다른 장점 하나를 어렵게 꼽자면, 조폭이 안 나온다는 점 정도? 스크린 쿼터제로 인해 싸구려 저질 조폭 영화가 아무렇지도 않게 판치는 한국 영화 시장에서 소외 계층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조폭이 나오지 않는 건 확실히 좋은 점이다.

뭐 그래도 결론은 비추천. 소재말고 주목할 만한 건 없다. 쌈마이까지는 아니고 B-급 영화 정도는 될 수준이다. 정말이지 소재가 아깝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만화가 박무직이 작화와 스토리를 맡아 코믹스판으로 나왔다.


덧글

  • anaki-我行 2008/07/30 00:43 # 답글

    그래도 케이블용 킬링타임으로는 어느정도...^^;;;
  • TokaNG 2008/07/30 00:46 # 답글

    중간중간의 서비스샷(?) 외에는 그다지 남을게 없는 영화였습니다.
    제작당시에는 무지 화제가 되었었는데...
    출연했던 배우중에는 최은주가 가장 취향이었..[...]
  • Mr.오션잼 2008/07/30 09:35 # 삭제 답글

    작가 12명이 달려들어 만든 것 치곤 좀...

    언젠가 제가 잠뿌리님에게 질문한 적 있지요, 소설 아스가르드가 왜 안 나오냐고. 그랬더니 잠뿌리님께서 여러명이 달려들어 만든 소설이라 분열이 일어났었다고 하셨었나요? 왠지 그 생각이 납니다.

    여럿이 만들면 좀 뭔가가 안 되는듯 하네요...
  • None 2008/07/30 10:14 # 답글

    뭐 이런 비슷한 이야기가 실화로 있었다고 하니까..


    저는 이 영화에서 가슴이 나올줄 모르고봤다가 좀 낭패본.
  • 시무언 2008/07/30 14:42 # 삭제 답글

    사공이 많으면 산으로 넘어가는 법이군요
  • meercat 2008/07/30 16:13 # 답글

    뭐 이탈리아에선 포르노배우가 국회의원에 당선된 사례도 있고 하니깐요.
  • 잠본이 2008/07/31 00:05 # 답글

    저는 지금도 저 포즈를 볼때마다 저 영화 말고 다른 무언가가 생각나곤 합니다(...)
  • 잠뿌리 2008/07/31 12:52 # 답글

    anaki-我行/ 전 시간 때우기도 못했습니다. 차라리 만화가 더 나을 것 같아요.

    TokaNG/ 집창촌에서 로케이션을 했다는 것 치곤 별볼일 없었지요. 빛 좋은 개살구였던 것 같습니다.

    Mr.오션잼/ 그러고 보니 아스가르드.. 이젠 정말 역사 속에 묻힌 일화군요.

    None/ 노출이 은근히 많았지요.

    시무언/ 완전 위대한 피츠카랄도도 아니고 말이죠.

    meercat/ 아마도 이 영화의 소재에 영감을 준 건 그 사례인 것 같습니다.

    잠본이/ 뭔가 참 상상의 여지를 남기는 포즈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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