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티스트 (The Dentist, 1993) 사이코/스릴러 영화




미국의 치과 대학에서 치과 마취학 분야의 유명한 교수가 일반 미국 시민을 상대로 설문 조사를 한 적이 있다. 그 설문 조사의 내용은 "당신은 언제 가장 공포심을 느끼는가?"인데 여기서 가장 두번째로 많은 답변이 '치과'에 갔을 때 가장 큰 공포심을 느낀다고 했다.

이건 유독 미국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에서도 그러한 설문 조사를 하면 분명 치과에 대한 공포가 상위권을 차지할 게 분명하다. 본래 사람의 입은 항상 열려 있는 게 아니며, 특정 상황이 아닌 이상 사건 사고에 노출된 게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억지로 입을 벌리게 해서 예민한 잇몸에 마취 주사를 놓고 드릴로 이빨을 갈아 버리거나, 혹은 펜치로 이빨을 뽑아 버리는 등등의 수술은 아무리 작고 사소한 것이라 할지라도 무서울 수 밖에 없다.

실제로 나 역시 치과를 굉장히 무서워한다. 근 몇 년간 스케일링을 할 때 빼고는 치과에 간적은 없지만, 어린 시절 치과에서 이빨을 뽑을 때 아팠던 기억이 트라우마로 작용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 덴티스트는 상당히 무서운 영화였다. 영화 자체는 잔인하지도, 특별히 무서운 연출도 나오지 않지만.. 치과의사 악당이 치과 수술 방법으로 희생자의 이빨을 싸그리 뽑아 버리는 장면들을 보면 충분히 오금이 저린다.

'리 애니메이터 2'와 '더 리턴 오브 더 리빙 데드 3'의 제작을 맡은 브라이언 유즈나 감독이 제작한 영화로, 신경쇠약증 증세를 가진 치과의사 알렌 화인 스톰이 아내를 청소원과 불륜 관계에 빠진 걸 목격하고 망상에 사로잡혀 연쇄살인 행각을 벌이기 시작한다는 게 줄거리다.

편집증에 걸린 치과 의사 알렌 화인스톰 역을 맡은 '코빈 번센'의 연기는 그야말로 일품이다. 영화 자체가 알렌 중심으로 진행이 되는데, 서서히 미쳐가는 그의 심리 상태는 브라이언 유즈나 감독의 명성에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잘 표현됐다.

아내의 부정을 목격하고 더욱 심해진 신경쇠약 때문에 급기야 정신분열을 일으킨 알렌은 환각을 일으켜 자신의 환자를 대상에게 잔인한 분풀이를 하는데 시종일관 들려오는 분쇄기의 소리는 진짜 소름을 끼친다.

펜치와 드릴 같은 치과 의료 기구로 희생아의 이빨을 뽑고 갈아 버리는 연출이 공포 포인트로 작용했다. 화면은 밝고 편집은 경쾌한 게 치과 병원의 이미지와 잘 맞아 떨어져 오히려 공포 포인트에 걸맞는 무서운 분위기를 나타냈다.

이 영화에 쓰인 소재와 연출이 왜 무서운지는 아주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다. 여기서 나오는 연출은.. 충분히 현실에 있을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의료 사고가 실제로 벌어진다는 상상을 하면 매우 끔찍하다. 영화 상에서 어린 아이의 스케일링을 하다가, 그 치석된 이빨이 썩은 이빨로 보이는 환각을 느껴 실수로 잇몸을 찔러 피가 절절 흐르게 하는 장면을 예로 들 수 있다.

오페라 풍의 음악을 틀어 놓고 부정을 저지른 아내의 생이빨을 빼는 장면과 국세청 직원의 입에 강철 교정기를 박아 놓고 혓바닥을 뽑는 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충격적인 장면은 역시 엔딩 부분에서 보는 아내와 관련된 마지막 환영이다

본인이 치과 병원에 대한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극복했는지 안 했는지 알고 싶다거나, 비현실적인 소재보다 일상적인 소재의 공포 영화를 좋아한다면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하지만 치과 병원하면 질색을 하는 사람에게는 비추천한다.

여담이지만 1999년에 속편인 '덴티스트 2'가 나왔는데, 국내 출시명은 'IF'다.

덴티스트 2에서는 정신병원에 들어갔던 알렌 화인스톤이 병원 원장을 납치해 빠져 나가서 어느 작은 마을에 숨어서 새롭게 인생을 시작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덧글

  • 시무언 2008/07/30 14:43 # 삭제 답글

    으으으....제목만으로도 사람 떨게 만드는군요-_-
  • 잠뿌리 2008/07/31 12:56 # 답글

    시무언/ 드릴로 이빨을 갈아버리는 씬이 참.. 치과는 무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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