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 나이트 (Hell Night, 1981) 슬래셔 영화




1981년에 톰 데시몬 감독이 만든 작품으로 1973년 윌리엄 프레드킨 감독의 엑소시스트에서 악령 들린 소녀 리건 배역을 맡아 당시에도 후대에도 공포 영화의 아역 배우로서 결코 따라올 수 없는 신들린 연기를 보여주었던 '린다 블레어'가 주연으로 나오는 슬래셔 호러 영화다.

내용은 한 고등학교의 알파시그마 클럽이란 악동 모임의 신입 회원 신고식을 하는데 그게 12년 전 기형아로 태어난 자식들과 아내를 전부 살해하고 목을 멨는데 실종사 처리 됐던 미치광이 레이몬드가 살던 가아트 저택에 하룻밤 자고 오는 것이라 당일 신입 회원이 된 4명의 청춘남녀가 저택에 자러 가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의 러닝 타임은 무려 1시간 40분. 보통 슬래셔 무비가 1시간 20분 내지는 30분 정도로 비교적 빠른 템포로 진행한다는 걸 감안해 보면 호흡이 너무 느리다.

1시간 동안 달랑 4명이 희생되고 저택을 무대로 한 밀실 공포를 선사하기에는 주인공 마티와 제프 커플이 진짜 징그럽게 제 자리에 대기하고 있다가 영화 끝나기 20분전부터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니 졸리기까지 하다.

가만히 보면 같은 해 나온 13일의 금요일 2에서 은근히 따온 장면이 많다. 기형적인 외모를 가진 살인마는 둘째치고 평상시 숨어사는 동굴 속 은신처에 이미 죽어버린 가족들의 산송장과 함께 납치해 살해 한 여성을 같이 두는 씬과 못에서 튀어나오는 것, 반대머리 외모를 드러내고 집요하게 쫓아오는 것 등등 분위기가 좀 닮았지만 이 영화가 국내에 개봉할 당시에는 동시 개봉한 영화가 13일의 금요일 1탄이었기 때문에 그때 극장에 가서 처음 본 사람들은 알아볼 수 없었을 거다.

이 영화는 나이트메어, 할로윈, 13일의 금요일 등과 비교할 만한 작품은 아니지만 일단 국내에서 흥행한 이유는 일종의 마케팅의 승리라고 할 수도 있다. 1982년에 통행 금지법이 사라지면서 국내에서 최초로 '애마 부인'이 심야 상영을 하면서 빅히트를 쳤고 이 작품 역시 심야 상영을 개시해서 톡톡히 재미를 본 것이다. 그리고 이 영화가 국내에 개봉할 당시에는 국내 개봉 호러 영화로서의 라이벌이라고 할 만한 작품이 1년 전에 만들어진 13일의 금요일 1편뿐이었으니 굉장히 시기를 잘 탄 것이다.

그리고 사실 이 작품은 평작 이상 갈 수 없는 이유가 같은 시기에 나온 13일의 금요일에 비해 선정성과 고어성이 부족하다. 슬래셔 무비에서 붕가붕가하면 젤 빨리 디진다는 법칙을 잘 지킨 제프, 데니스 커플에 데니스의 경우 사망 처리되기 전까지 속옷을 입고 나오고 단 한번도 그 이상의 노출을 하지 않으니 표현 수위가 어느 정도로 낮은지 대충 짐작할 수 있을 거다.

그만큼 상대적으로 편집된 씬도 적을 테고 검열 통과도 더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고 다른 슬래셔 무비에 비해 표현의 수위가 약한 대신 해당 장르를 거의 처음 접한 거나 마찬가지인 한국 관객들에게 먹힌 것이라 본다.

어쨌든 국내에서만 흥행을 하긴 했지만 그런 마케팅과 시기적인 유리함을 떠나서 보면 솔직히 다른 쟁쟁한 슬래셔 무비와 비교할 만한 작품은 아니다.

살인마가 두 명이란 점이 좀 흥미로웠지만 그 설정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고 저택을 배경으로 해서 밀실 공포를 선보일 줄 알았지만 그것도 좀 미흡하다.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주인공 커플이 너무 방에만 처 박혀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저택 정문이 잠겨 있고 문 꼭대기에 창이 붙어 있어서 도망칠 수 없다! 정도로는 밀실 공포를 선사할 수 없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주인공 일행이 어떻게든 나가보려고 발버둥치지만 결국 나가지 못하고 좁은 통로 내지는 폐쇄 공간 속에서 살인마의 위협을 느껴야 하는데 1시간 넘게 방에서 죽치고 있다가 그 다음 주요 무대를 집 밖으로 바꾸기 때문에 밀실 공포물이라 하기 어렵다.

에일리언, 프린스 오브 다크니스처럼 출구가 있어도 바깥에 나간 순간 죽음으로 이어지고 등장 인물이 갇힌 공간 내에서 특정한 존재에 의한 죽음의 위협이 도사리고 있어야 제대로 된 밀실 공포를 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다고 무지 잔인한 것도 아니고 고어 씬이 너무 모형 티가 나며, 어쩐지 주인공들을 집요하게 쫓는 악당 캐릭터가 좀 불쌍해 보일 정도로 빈티 나게 생겨서 그저 동정이 갈 따름이다.

결론은 평작. 사실 이 작품은 슬래셔 무비로선 간신히 평균 정도 되는 작품이지만.. 그래도 과거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본 세대에게라면 당시의 추억을 다시 느껴볼 만 하다는 정도의 의미로 권할 만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여담이지만 주연을 맡은 린다 블레어는 예전에 비해 너무 통통해져서 누가 엑소시스트에 출현했던 아역 배우라고 이야기해주지 않으면 못 알아볼 사람이 많을 정도로 외모가 달라졌다. 주인공 역을 맡았지만 별로 비중도 매력도 없어서 주목받지 못했다.


덧글

  • 시무언 2008/07/28 02:50 # 삭제 답글

    린다 블레어가...확실히 좀 통통해서 그렇긴 하죠-_-
  • 잠뿌리 2008/07/28 22:33 # 답글

    시무언/ 이 작품에선 너무 통통하게 나온 것 같습니다.
  • 헬몬트 2008/09/27 09:26 # 답글

    어릴적 재개봉관에서 보고 무서워하던..그러나 기억하니 당시 무진장 잘랐습니다.
  • 잠뿌리 2008/09/27 20:04 # 답글

    헬몬트/ 잘릴 수 밖에 없는 잔인한 장면이 꽤 나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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