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품지마관 (1994) 주성치 출연 영화




1994년에 '왕정'감독이 만든 영화. 하지만 왕정 감독의 이름보다는 주연의 핵심인 '주성치'와 '오맹달'. 두 황금 콤비의 이름이 더 빛난 작품이다.

내용은 청나라 시대, 구품소손관이란 관직을 돈으로 산 주인공 포룡성(주성치)가 마을을 순시하던 중에 절세의 미녀 '진소련'을 만나게 되는데.. 그녀가 악당의 계략에 빠져 살인죄를 뒤집어써서, 판관인 포룡성이 재판을 맡으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원제는 구품지마관 : 백면포청천. 그 제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판관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국내에서도 상당히 유명한 TV 중국 드라마 시리즈인 '포청천'을 베이스로 만들었다. 주성치가 맡은 주인공 이름이 포룡성, 포청천의 주인공 이름이 포증. 감이 잡히지 않는가?(오맹달은 공손 선생.. 서금강은 전조 역할..)

작품상에서도 후반부에 주성치는 포청천을 흉내낸다면서 이마에 별 모양의 점을 찍고 오맹달은 얼굴을 새카맣게 태우는 장면이 나온다.

하지만 포청천의 아류나 패러디가 아니라, 주성치 특유의 스타일로 새로 만든 재미있는 작품이다.

주성치 스타일은 일단 주인공이 처음부터 하류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이거나, 혹은 상당히 높은 지위에 있고 부귀영화를 누리지만 성격이 나쁜 사람으로 시작한다. 이 작품은 그 중 후자에 속한다.

포룡성은 관직을 돈으로 사서 판관이 됐는데 판결 역시 돈을 받고 자기 마음대로 내리는 나쁜 사람인데 모종의 사건에 관여되어 천벌을 받았다가 자신의 죄를 뉘우친 뒤 개과천선해서 다시 위로 치고 올라오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주성치 스타일의 또 한 가지 특징. 웃음 속에 권력자의 부정과 부패를 날카롭게 비판한 것이 여과 없이 드러난다. 기본 베이스가 포청천이다 보니 당연히 거짓 증언을 하고 남에게 죄를 뒤집어 쓴 내시의 손자라던가, 돈을 받고 판결을 하는 부패한 관리가 등장하는 것이다.

주성치와 오맹달을 말고도 주목할 만한 인물을 꼽자면 치안 담당관'펜더'로 나오는 서금강을 꼽을 수 있다.

세 명의 강도를 쫓다가 딱 잡았는데 배짱이 있다면 검을 버리고 싸우라고 해서, 한 명을 퍽 쳐죽이고.. 그 다음에는 손, 발까지 가서 마지막에는 사자후로 상대를 쓰러뜨린 장면이 참 멋있었다.

근데 이 작품이 워낙 개그물이다 보니 멋진 장면은 그게 끝. 이후에는 주성치와 트러블을 좀 일으킨 뒤 그 밑으로 들어가서 개그를 한다.

개그 말고 일종의 추리 수사를 곁들인 판관물로서의 퀄리티도 결코 나쁘지 않아서 악당들이 사건 현장에 몰래 잠입하여 증거물을 조작하고 증인을 매수하여 상황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이끄는 것과 나중에 포용성의 대반격이 이어져 거짓 증인들을 심리적으로 협박해 자백을 받아내고, 악당의 친지까지 동원해 자기 입으로 죄를 실토하게 만드는 그 전개는 상당히 매끄럽게 잘 만들어졌다.

이 작품의 백미를 꼽자면, 영화 초반에 포룡성이 팬더를 골탕먹이는 장면. 중반부에 포룡성이 누명을 쓰고 쫓기다 기방에서 무전취식을 하다 졸라 얻어터진 뒤 남창(남자기생)으로 일하다가 기방 주인이 말싸움하는 걸보고 감동 받고 그걸 어깨 너머로 배워서 말싸움 신공을 터득하는 장면.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방에서 우연히 황제와 알게 된 뒤 구품지마관으로 승격한 뒤 다시 돌아와 사건을 해결하는 클라이막스 씬이다.

어떻게 보면 포청천과 주성치 스타일은 상당히 잘 어울린다. 포청천에서도 대부분의 피고는 사회 기득권 층의 부정 부패를 꼬집고 억울한 누명을 쓴 약자를 지키는 권선징악이 주제이기 때문이다.

주성치 팬이면 필견! 포청천의 팬이라면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고, 두 작품을 본적이 없어도 충분히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덧글

  • 시무언 2008/07/23 14:35 # 삭제 답글

    사실 주성치 작품은 대부분 추천작이죠(센스가 맞으면)
  • 잠뿌리 2008/07/24 12:32 # 답글

    시무언/ 이번 작품도 추천할 만한 하죠. 실로 주성치 영화다운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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