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들의 새벽 (Dawn Of The Dead, 1978) 좀비 영화




1978년에 나온 '조지 로메오'감독의 시체 3부작 중 두번째 작품. 전작으로 부터 무려 10년 후에 나온 작품이라 총 천연색인데다가 제작비도 배로 불어났으며, 이태리 호러의 거장 중 한 사람인 '다리오 아르젠토'가 자문 역에 '고블린'이 음악을 맡고 특수 효과의 귀재 '톰 사비니'참여 등 스텝이 화려한 만큼 그 완성도도 뛰어나다.

내용은 특수한 병원체로 인해 사람들이 좀비로 변해 거리를 방황하게 되고 생존자들은 패닉 상태에 빠지는데, 그 와중에 좀비를 제압하는 특수부대원 2명과 방송국 관계자 2명 등 4인 파티가 헬리콥터를 타고 탈출하다가 한 백화점에 착륙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스토리는 전작과 이어지지 않지만, 배경 설정과 상징성은 과연 후속작 답다. 전작의 경우 배경이 시골 농가의 작은 양옥집이지만 이번 작품의 배경은 문명이 발달한 도시이기 때문이다.

전작이 나온 이후 10년이 지난 만큼 촬영 기술이 발달하고 흑백이 아닌 컬러로 제작됐기에,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라는 속담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또 발전을 한 것은 기술력 뿐만이 아니라 전문 배우의 연기와 거장의 자문과 유명 밴드의 참여로 연출과 음악 또한 3부작 중 최고란 평이 과언이 아니다.

이번 작품에서 좀비 무리의 행동을 미국의 자본주의를 접목시켜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도시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붐비는 건물 중 하나인 백화점에 좀비 무리가 우글거리는데.. 죽어서도 살아 있을 때 하던 행동을 계속 반복하니 향락에 찌든 미국의 부유층 돼지들을 풍자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생존자 중에 폭주족을 등장시켜 좀비 무리를 학살하면서, 좀비가 우글거리는 세계에서 절대 악은 좀비만이 아니라 가장 무서운 건 인간이란 사실을 암시한다. 그래서 인간 최대의 적은 같은 인간의 이기심과 야만성이란 것을 후속작이자 완결편인 '시체들의 낮'으로 표현한 것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이번 작이 시체 3부작 중 최고로 평가 받는 이유를 또 한 가지 꼽자면 바로 드라마성과 연출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작품의 주인공은 크게 둘로 꼽을 수 있는데 한 명은 흑인이고, 다른 한 명은 백인이다. 스와트 출신인 두 사람은 또 다른 두 명의 방송 관계자 부부와 함께 생사고락을 함께 하면서 우정이 싹트는데 이 과정을 참 잘 다루었다. 또 백인 특수부대원이 나중에 좀비에게 물려 죽을 때 친구인 흑인 특수부대원에게 자신을 죽여 달라고 하는 시퀀스의 상징과 가슴 뭉클한 연출은 좀비물의 또 다른 전형을 만들어낸 명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주인공 일행이 좀비들을 1층에 가둬놓고 2층부터 옥상까지 자유롭게 오가며, 마음껏 먹고 마시고 놀며 짧은 시간 동안 현대판 낙원 생활을 즐기는 것과 총포사에 들어가 완전 무장해 좀비들과 대항해 싸우는 장면 또한 매우 이채롭다. 전작 같은 경우는 좀비에게 대항하는 수단이 지팡이와 엽총 한 자루가 전부였기 때문이다.

뭐 그래도 주인공 일행이 절대적으로 불리하기 때문에 이야기는 상당히 긴박감이 넘친다. 초중반까지 무능력했던 여자 주인공이 갑자기 무슨 이상한 약이라도 쳐드셨는지 최종병기 그녀가 되어 좀비견에게 이단 옆차기를 날리고 총기를 난사하는 것과는 진짜 하늘과 땅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에서 감독인 조지 로메오와 그의 부인, 그리고 특수효과를 맡은 톰 사비니가 카메오 출현을 했다. 그리고 최근 2004년에 '잭 스나이더'감독에 의해 리메이크되었으며 국내에는 '새벽의 저주'란 제목으로 개봉했다. 78년 오리지날판은 국내에 '이블 헌터'란 제목으로 비디오 출시됐으며 비디오 시디 역시 그 제목으로 출시되어 있어 전자 상가 등지에서 쉽게 구할 수 있지만, 가위질이 너무 심해 본래 무삭제 런닝 타임 139분, 보통 126분짜리 내용을 무려 46분이라 잘라 버려 80분으로 만들어 버린 만행을 저질렀다.

IMDB의 평점은 7.7. 공포 영화로서는 상당히 고득점이지만, 평점으로 따지면 전작보다 조금 떨어진다. 그 이유는 파격성 때문이 아닐까 싶다. 전작은 좀비물의 초석을 다졌고 저예산에 흑백으로 제작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영화 역사상 최초로 흑인을 주인공으로 기용한 데다가 그 당시 사회를 풍자하고 다양한 상징 요소를 넣었으니 당연한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시체 3부작만 놓고 보면, 이 작품이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런 세간의 높은 평가를 별개로 쳐도, 개인적으로 진지한 분위기의 좀비 영화 중에서 최고로 치고 싶은 작품이다. 가벼운 분위기의 좀비 영화 중 최고봉은 지금 현재 '반지의 제왕'으로 인생의 절정기를 맞이하는 '피터 잭슨'감독의 '데드 얼라이브'를 꼽고 싶다.


덧글

  • hansang 2008/07/21 13:13 # 답글

    저는 케이블TV에서 봤습니다. 좀비영화라기 보다는 풍자쪽에서 더 많은 뭔가를 얻을 수 있는 영화였어요. (시대가 너무 많이 흐른 탓이겠죠)
  • 시무언 2008/07/21 14:06 # 삭제 답글

    이것도 리뷰도 많이 보고 얘기는 많이 들었는데 못 본 물건이군요(먼산)
  • 잠뿌리 2008/07/22 11:55 # 답글

    hansang/ 지금 관점으로 봐도 볼만하지요.

    시무언/ 시체 3부작 중 가장 추천할 만한 작품입니다.
  • 떼시스 2008/11/10 09:36 # 삭제 답글

    죽기전에 봐야 할 영화1000편에도 실려있는 영화더군요.
    1편과 같이..
  • 잠뿌리 2008/11/12 16:58 # 답글

    떼시스/ 충분히 실릴만한 작품인 것 같습니다.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355807
5215
9475954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