겟타 로보 (1974) 슈퍼 로봇 애니메이션




1974년에 나가이 고, 이시카와 켄 원작을 카츠마타 토모하루 감독이 TV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작품.

내용은 겟타선이 발견되면서 마그마 속에서 숨어 살던 공룡 제국의 공룡 인간들이 본격적인 지상 침공을 감행하고, 겟타선을 주요 동력원으로 삼고 탐사용으로 개발되었던 3단 합체 로봇인 겟타가 공룡 제국의 습격에 맞서 3인의 새로운 조종사를 맞이하여 전투 로봇으로서 인류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당시 슈퍼 로봇물 중에서 최초로 3인의 조종사가 3대의 비행기를 타고 3가지 타입의 로봇으로 변신해 싸우는 변신 합체 로봇의 시초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최초의 슈퍼 로봇물이라 할 수 있는 마장가에서 파일럿이 타고 있는 호버 파일더가 마장가 Z의 머리와 연결되는 것도 합체라고 할 수 있지만. 겟타 로보의 합체는 공중형,지상형,해저형 등 서로 다른 모습과 특성을 가지고 있고 또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진 3명의 파일럿이 협력해 싸우기 때문에 큰 재미를 준다.

그러나 이시카와 켄 원작의 겟타 로보는 도저히 아동용이라고 볼 수 없는 광기로 가득 찬 세계에서 모두 하나 같이 나사 풀린 캐릭터들이 잔뜩 나와 싸우는 로봇물이었기 때문에 원작 코믹스판과 애니메이션판은 매우 다르다. 캐릭터와 소재만 가져오고 완전 내용을 새롭게 꾸민 것이나 마찬가지다.

도장 파괴를 밥먹듯이 하는 미친 가라데맨 료우마는 번 듯이 학교에 잘 다니며 축구부 주장을 맡은 정의감이 투철한 주인공이고. 맨 손으로 사람 얼굴가죽을 뜯어버리고 양귀를 잘라버리는 미치광이 반골분자 하야토는 어머니의 유품인 하모니카를 불며 모든 걸 다 잘하는 만능 쿨가이로 나온다. 그나마 무사시가 셋 중에 제일 정상인데 애니메이션에서는 단지 조금 머리가 모자라고 단순한 캐릭터로 변모했다.

겟타 로보는 기본적으로 파일럿의 운동 신경과 정신력으로 움직이고 기계 자체는 완전 자동형이며, 세 사람의 힘이 하나로 뭉쳐야지만 진정한 위력을 낼 수 있다는 설정이라서 때로는 싸우고 때로는 협력하고 육해공 각자 맡은 역할에 충실하여 변신해 싸우는 게 겟타 로보의 재미라고 할 수 있다.

원작은 분량이 그렇게 많지 않지만 애니메이션은 1기가 50화나 된다. 그래서 료우마의 고소 공포증, 무사시의 도마뱀 공포증 같은 약점을 극복하고 항상 다투다가 위기가 닥쳐올 때 서로의 힘을 인정하고 협력하여 적을 물리치면서 성장을 하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았다.

설정이 크게 바뀌면서 사오토메 박사에게도 광기가 사라졌고 미치루도 히로인으로 급부상하면서 하야토 일행을 조율하는 역할을 충실히 한다. 마징가 Z에서는 유미가 아프로다이 A에 타서 함께 싸운 걸 생각해 보면 겟타 로보의 미치루는 코만더 머신이란 전투기를 타고 다니지만 보조 역할은 확실히 잘한다.

매번 주역이 되는 주인공 파일럿과 로봇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 화에서 변신을 두 세 번 정도 하니 지루할 틈이 없다.

슈퍼 로봇 대전을 해본 사람이라면 흔히 겟타 로보의 겟타빔을 떠올릴 텐데 실제로 보면 겟타 빔은 명중률도 그리 높지 않고 자주 쓰지도 않는다. 겟타 드래곤이 가장 즐겨 쓰는 무기는 겟타 토마호크. 그리고 의외로 겟타 1호만 활약하는 게 아니라 겟타 2, 겟타 3호도 자주 나온다.

2화만에 겟타 로보가 한번 파괴됐다가 복구되는 것도 꽤 참신했고 마징가 Z랑 비교해 본다면 무작정 도시에 로봇을 보내 파괴활동을 하던 헬 박사의 기계수 군단과 다르게 공룡 제국의 제왕 고르는 도시의 기능을 마비시켜 지배를 하겠다는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마징가 Z의 가부토 코우지가 유미와 연애질하면서 노는 것에 반해 겟타 로보의 주인공들은 정말 연애 플러그를 켜도 뭐 하나 성공시킨 적이 없이 매번 히로인이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해서 참 입맛이 쓰다. 무슨 감독이 질투단 두목이라도 되는 걸까.

슈퍼 로봇 대전에 2차 때부터 등장했던 텍사스 맥은 사실 50화에서 단 1화 밖에 출현하지 않았지만 인기가 꽤 많았다. 후속작인 겟타 로보 G부터 코빼기도 보이지 않아서 좀 아쉽다.

전반부의 주역이 겟타라면 후반부의 주역은 약방의 감초 역할에 가까운 괴짜 박사 시몬지다. 혼자만 닥터 슬럼프에서 튀어나온 듯한 캐릭터로 후반부에 가면 출현 씬이 상당히 많은데. 어쩐지 슈로대에서는 잘 나오지 않는다. 시몬지 박사의 로봇 아시타로는 마징가 Z 보스의 발전형처럼 보이는 인간 사이즈의 로봇인데도 불구하고 첫 등장 에피소드에서 메카 자우로스의 날개를 갉아먹어 겟타 로보를 위기에서 구하는 혁혁한 공을 세웠는데도 말이다.

개인적으로 겟타 로보 최고의 캐릭터는 사실 주인공보다는 비극의 히로인 미유키를. 꼽고 싶다. 사오토메 박사의 양녀이자 15세 때 행방을 감추었는데 실은 그 정체가 제왕 고르의 딸로 겟타 Q의 설계도를 훔쳤으나, 인간과 공룡족의 싸움을 원치 않고 료우마를 사랑하게 되지만 끝까지 평화를 바라며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는데 이 미유키야말로 겟타 1기의 진 히로인이라고 부르고 싶다.

애니메이션에선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하지만 GBA용으로 나온 슈퍼 로봇대전 A에서는 이미 겟타 로보의 세계관이 공룡 제국이 멸망한 이후 백귀 제국과 싸울 때라, 처음에는 적으로 나오지만 약간의 번거로운 작업을 거쳐 대화를 시도하면 동료로 들어온다.

마징가 Z에서는 사실 적이라면 단순히 나쁜 놈으로만 나오지만 겟타 로보 애니메이션에서는 그 중에서도 겟타 팀 일행을 위협하다가 장렬히 전사하는 캐릭터들도 몇 명 나온다.

확실히 여러 가지 소재의 활용면에서 마장가 Z보다 한층 발전된 모습을 보여준다. 원작과 분위기가 너무나 다르지만 애니메이션판에는 그 나름의 장점과 볼거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겟타 로보에 나오는 무사시의 특공은 슈퍼 로봇물의 역사에서 손꼽히는 명장면이라고 하지만 사실 처절했던 원작 코믹스와 비교하면 애니메이션은 느낌이 많이 다르다.

무사시가 분명 특공을 감행하긴 하는데 처음부터 특공이 목적이었다기 보단 미사일을 달고 날아가다 격추 당하는 바람에 공룡 제국의 무적 전함 다이에 떨어진 것이고. 단 한 대의 전투기 특공으로 겟타 로보를 물리치고 동경 정복을 코앞에 둔 공룡 제국이 완전히 괴멸해 버리는 걸보고 있자면 너무 급전개로 끝내버린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결론은 추천작. 슈퍼 로봇의 가변형 합체란 테마를 최초로 사용한 작품임과 동시에 변신 합체의 왕도를 제시한 작품이다. 개인적으로는 나가이 고의 마징가보다 이시카와 켄의 겟타 쪽이 더 마음에 든다. 주관적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정말이지 합체는 남자의 로망이다!


덧글

  • 여니 2008/07/12 22:45 # 답글

    74년도라 ,,, 오래되엇군여 ,,, 남자의 로망이라 ,,,, 그것까진 ㅠㅠ - by 핵나 흐무'ㅠ' 흐무'ㅠ'
  • WeissBlut 2008/07/12 23:09 # 답글

    개인적으로 다이나믹 프로의 작품들은 좋아하진 않지만 합체로봇의 시초였다는 점에서는 존중받을 만 합니다. 겟타로보의 컨셉에 비해 디자인이 실질적으로 합체가 부족한 구조임을 아쉬워한 카와모리 쇼지가 아쿠에리온을 디자인했다는 얘기는 업계에서 나름 유명한 비화죠 ^^;
  • 이준님 2008/07/13 03:15 # 답글

    1. 나중 시리즈와 흐속작및 프리퀄까지 결합해서 ova가 나왔고 인류 기원과 전 우주적 스케일로 가는 거대 작품으로 바뀌었지요. 나름 신선했습니다

    2, 하야토가 겟타로보를 타기 전에 벌이는 행각은 일본에서 실지로 있었던 모 사건의 스토리를 그대로 가져온겁니다. -_-;;;
  • 시무언 2008/07/13 06:09 # 삭제 답글

    원작이야 그야말로 광기였죠. 근데 보면 기존 열혈물에서 보이는 전개를 좀 더 막가게 표현한것도 같고(보통 부상입으면 "괜찮아, 버틸수있어!"인데 겟타 로보에선 온 몸에 유리가 박히고 "헤헤...눈이 보이질 않아..."이렇게 된달까-_-)

    다만 애니에서의 무사시 특공은-_- "당했다!! 엔진 트러블이다!!"(...)
  • 잠뿌리 2008/07/13 23:38 # 답글

    여니/ 남자의 로망이지요.

    WeissBlut/ 사실 디자인은 합체에 부적합하긴 하지만 그래도 그게 어거지로 변해서 합체되는 게 참 좋았습니다.

    이준님/ 신 겟타 마지막 편을 보면 겟타 엠페러가 진짜 우주 레벨로 극강한 괴물로 나오지요.

    시무언/ 애니의 무사시 특공은 진짜 허무했습니다. 코믹스 판의 특공같은 장렬함이 없었지요.
  • 진정한진리 2008/07/14 06:22 # 답글

    주제가도 상당히 멋지지요. 남자의 피를 끓게 하는 주제가는 진 겟타로보에서 그 절정을 이루었었던걸로 기억합니다.
  • 잠뿌리 2008/07/15 00:08 # 답글

    진정한진리/ 주제가 좋았습니다. 진 겟타의 주제가 히트도 좋았고 노래방에 가면 항상 이 두곡은 꼭 불렀지요. 아쉬운 건 엔딩곡도 오프닝곡 못지 않게 상당히 좋았는데 그건 노래방에 없다는 거지요.
  • 空回り 2008/08/15 20:55 # 답글

    사실 겟타로봇의 합체와 분리는 클러치페달 하나로 OK...
  • 잠뿌리 2008/08/16 22:28 # 답글

    空回り/ 페달과 버튼을 누르는 초 단순한 조작이지요 ㅎㅎ 그나마도 초반에는 그것조차 무사시 등 파일럿들이 익숙하게 못하니 자동 조작이었습니다.
  • hbhgj 2009/11/22 14:37 # 삭제 답글

    체인지 겟타1 스위치 온! 고! 겟타빔!!!!!!!!!!!!!!!!!!!!!!!!!!!!!!!!!이상...
  • 뷰너맨 2009/11/24 21:26 # 답글

    어렸을 적엔 본적이 없다가 나이가 좀 들고 나서야 원작만화와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왜 이렇게 다른거야??"


    이름과 메카닉만 같고 모습 자체는 많이 틀린게 참... 물론 전 만화쪽이 더 나았답니다.
  • 잠뿌리 2009/12/01 14:06 # 답글

    뷰너맨/ 전 애니를 먼저 봐서 그런지 애니에 더 정이 가더군요.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616802
5243
9469793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