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터가이스트 1 (Poltergeist, 1982) 하우스 호러 영화




1982년에 '스티븐 스필버그'감독이 '텍사스 전기톱 살인마'로 유명한 '토비 후퍼'감독을 데리고 와 처음 만든 영화다. 본래 스티븐 스필버그가 유명한 호러 소설가인 스티븐 킹을 찾아가 저택을 소재로 한 공포 영화를 만들고 싶다며 공동 작업을 하다가, 자신의 스타일 대로 수정할 것을 요구하며 졸라 태클을 걸어서.. 결국 스티븐 킹이 참다 못해 뛰쳐나가서 스티븐 스필버그 혼자 각본을 완성해 이 작품을 만든 것이다.

내용은 묘자리 위에 집을 세운 탓에 그 집에 사는 주인공 가족들이 폴터가이스트 현상에 시달리는데, 그 와중에 망령에게 납치된 어린 딸을 구출하기 위해 가족들이 벌이는 분투라고 할 수 있다.

본래 이 작품은 최초로 각본을 쓰려 했던 스티븐 킹과 마찬가지로, 토비 후퍼 감독도 가족 영화가 아닌 정통 호러로 만들 생각이었지만 스티븐 스필버그가 졸리 개입을 하는 바람에 중간에 뛰쳐 나가버렸다. 그래서 제작 역시 스티븐 스필버그가 맡았기 때문에 초반과 후반의 분위기가 완전 다르다.

초반은 토비 후퍼 감독의 손길이 닿은 만큼, 굉장히 무섭게 전개된다. 비가 몹시 내리는 한 밤 중에, 갑자기 마루에 있던 TV가 켜지고 그 소리를 듣고 밖으로 나간 어린 딸이.. 치지직거리는 TV 화면을 쳐다보며 보이지 않는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는 오프닝부터 시작해, 폴터가이스트 현상과 납치된 딸, 심령 현상을 촬영하기 위해 집에 왔다가 자신의 얼굴이 녹아 내리는 환상을 보는 촬영 기사, 어린 아들이 무서워 하는 삐에로 인형이라던가 망령에게 납치된 딸을 구하기 위해 찾아온 신비한 분위기의 심령술사 등등 매력적인 요소가 곳곳에 깔려 있었다.

초중반까지는 망령의 실체를 철저히 비공개로 하고 심령 현상을 잔뜩 집어 넣어 중심 소재라 할 수 있는 '폴터가이스트'를 충실하게 표현했지만.. 후반부터는 망령에게 납치된 어린 딸을 구하기 위한 가족들의 활약을 바탕으로 가족 만세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긴장감과 무서움이 갑자기 팍 떨어져 애들 취향 영화로 바뀌었다.

무엇보다 치명적인 문제점은 극 후반부에 드러난 망령의 실체다. 80년대 답게 구리구리한 망령의 디자인으로 인하여, 초중반까지 쭉 이어 오던 음산한 분위기가 단번에 깨졌다. 어린 아이처럼 작은 체구를 가지고 있지만 할머니 얼굴에 약간은 이상한 톤의 목소리로 진지하게 말하는 심령술사 같은 경우도 충분히 잘 활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쓰지 못한 느낌이 강하게 든다.

라스트 씬에서 망령에게 납치된 딸을 구한 직후 집 아래 묻힌 관이 일제히 솟아 오르면서 집 자체가 붕괴되어 가는 화려한 연출은 과연 스티븐 스필버그 답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하지만 가족 영화가 아닌 공포 영화의 관점에서 보면 스티븐 킹과 토비 후퍼가 처음부터 끝까지 맡았어야 됐다고 생각한다.

IMDB에서 7.2라는 고득점을 획득했지만 잘만 하면 좀 더 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적당히 무서우면서 가족 만세 해피 엔딩을 지향하는 사람에게 적극 추천할 만한 작품이다. 일단은 막판에 가서 좀 망가지긴 했지만 하우스 호러의 명작 중 하나란 사실은 변치 않기에, '무서운 영화 2'에서도 패러디됐다.

아마도 호러 영화 팬이 아니면 잘 모르겠지만, 무서운 영화 2에서 그 왕따 소녀가 저택 주인 유령과 명랑 생활을 하면서 막 헉헉거리며 천장에 거꾸로 붙어 기어가는 장면은.. 본래 폴터가이스트에서 주인공 가족의 어머니가 겪는 무서운 심령현상을 정말 웃기게 패러디한 것이었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헐리웃 역사상 알아주는 저주 받은 작품 중 하나다. 지금까지 총 3편까지 만들어졌는데.. 이 작품만 해도 출현자 4명이 의문의 죽음을 당했고, 그 죽음은 2편에서도 이어졌으며, 3편에서는 이 시리즈의 꼬마 주인공인 '해더 오 로우크'가 사망했다. 이런 저주성 만큼은 '엑소시스트'와 동급이라 할 수 있다.


덧글

  • 이준님 2008/07/13 03:08 # 답글

    1. 역설적으로 이 작품의 오명(?)은 토브 후퍼가 다 뒤집어쓰게 되고 그런 이유로 헐리웃에서 당분간 일을 맡지 못할 정도입니다.

    2. 스티븐킹도 이 일 때문에 에세이나 이런쪽에서 은근슬쩍 스필버그를 좀 까는 편이지요. 몇편의 작품에서 스필버그를 모델로 했음이 분명한 사람들을 그리기도 합니다.

  • 시몬 2008/07/13 03:39 # 삭제 답글

    그놈의 저주땜에 3편에서 조연으로 나올 예정이었던 아역배우가 도망가버려서 대역을 썼다는 소문이 있죠. 결국 3편에서 주인공이 사망하면서 저주가 더욱 현실성을 갖게 되었지만...
  • 시무언 2008/07/13 06:10 # 삭제 답글

    거 무서운 영화군요
  • 잠뿌리 2008/07/13 23:42 # 답글

    이준님/ 스필버그의 입김이 너무 세서 가족 영화로 끝나서 좀 아쉽습니다. 토브 후퍼나 스티븐 킹이 좀 더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정말 재미있는 작품이 나왔을 텐데 말이지요.

    시몬/ 헤더 오룩크는 정말 안됐지요. 희귀병에 걸려서 사망했다고 들었습니다.

    시무언/ 이 영화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상당히 무섭죠. 촬영 관계자가 배우 포함해서 찍던 도중과 개봉 이후에 4명이나 죽어나갔습니다.
  • 진정한진리 2008/07/14 06:24 # 답글

    이것도 저주받은 영화였군요.... 스필버그가 조금 더 자존심을 낮추고 토드 후퍼 감독과 같이 만들었으면 더 나아졌을지도 모르겠네요.
  • 잠뿌리 2008/07/15 00:09 # 답글

    진정한진리/ 스필버그의 흑역사가 될 수도 있지요.
  • 헬몬트 2009/01/17 18:24 # 답글

    스티븐 킹은 큐브릭이 감독한 샤이닝을 엄청 싫어해서리(나중에 자기 소설을 괜찮게 감독하는 평을 받는 믹 개리스가 맡은 티브이판 샤이닝을 더 좋아한다고 말할 정도이니) 앞으로 다시는 큐브릭이나 유명 감독에게 내 소설을 이름만 믿고 감독을 맡기지 않는다.. 이랬으니까요

    게다가 킹은 토브 후퍼가 감독한 살렘 스롯(공포의 별장)을 매우 호평해서
    이 폴터가이스트 일로 스필버그를 부정적으로 보았던 점도 있죠
  • 잠뿌리 2009/01/19 11:32 # 답글

    헬몬트/ 둘 다 서로 인터뷰에서 상대방을 깠다는 비화가 전해지고 있지요.
  • 뷰너맨 2009/12/04 13:18 # 답글

    (...핀트가 안맞는 파트너쉽 이였군요...)

    ...저주가 얽힌 영화는 이쪽계열에서 참 두드러지는 것 같습니다.우연같아도...저주같이 보이는 일들이..
  • 잠뿌리 2009/12/09 23:07 # 답글

    뷰너맨/ 영화 제작에 얽힌 저주가 참 무섭지요.
  • ㅇㅇ 2018/03/24 19:53 # 삭제 답글

    스필햄버그가아니라 후퍼가 모든걸 다맡앗으면 명작으로 남앗을텐데 스필햄버그 짜증나네여

    가족구출 스토리로 나간건 좀 유치하다고 생각합니다
  • 잠뿌리 2018/03/24 20:56 #

    가족 구출 스토리가 너무나 스필버그스러웠죠. 토브 후퍼 감독의 부재가 아쉬운 하일라이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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