첸저링 (The Changeling, 1980) 하우스 호러 영화




1980년에 피터 메덕 감독이 만든 하우스 호러물.

내용은 눈 오는 겨울날 불의의 교통 사고로 아내와 딸을 한 순간에 잃어버린 작곡가 존 러셀이 슬픔을 잊기 위해 낡은 저택으로 이사를 하는데 그곳에서 심령 현상을 겪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더 헌팅, 헬 하우스의 전설, 아미티빌 호러 등에서는 사실 귀신 들린 집이 배경이고 그 귀신들이 대부분 악령들이며 어떻게 대화를 할 시도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점에 있어 본격적인 하우스 호러물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 작품은 조금 다르다.

이 작품에서는 집에 깃들어 있는 귀신이 악한 영이 아니며 뭔가 이승에 남은 한을 풀기 위해 주인공에게 접촉을 시도한다. 주인공은 일련의 사건을 통해 영의 존재를 믿고 이리 저리 뛰어다니며 원하는 바를 이루어 주어 한을 풀어주는 게 전체 내용이라고 할 수 있겠다.

공포의 포인트는 기존의 하우스 호러물과 비슷하다. 귀신이 나오는 음산한 저택을 배경으로 분위기와 음향 효과, 즉 청각을 자극해 무서움을 준다.

러닝 타임이 무려 100분이 넘어가기 때문에 좀 지루할 법도 싶지만 주인공이 겪는 여러 사건들과 함께 가끔 비추는 영의 실체가 이야기에 몰입하게 해준다.

이 작품이 기존의 하우스 호러물과 차별화된 것은 집에 씌인 귀신, 이하 지박령을 잘 활용했다는 점이다. 후반부에서는 강풍을 동반한 불꽃 쇼 등 특수 효과가 남발되는 바람에 좀 퇴색됐지만 초 중반부까지는 지박령이 충분한 공포를 준다.

집에 영매를 불러들여 강신술을 하면서 영과 교신하면서 오토매틱을 통해 볼펜으로 종이에 마구 아무 글씨나 휘갈겨 쓰고 그걸 곁에서 녹음했더니 또 다른 누군가의 목소리가 함께 녹음되어 있으며, 그렇게 영이 자신의 존재를 나타낸 이후 본격적으로 벌어지는 심령 현상들이 시기 적절하게 잘 나온다.

특히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영화상으론 샤이닝에서 처음 쓰인 바 있는 스테디 캠 기법을 유령의 시점으로 찍은 장면이다.

영에 의해 은폐된 사건을 헤집어 숨겨진 진실을 찾아내는 것 등을 보면 사실 호러물이라기 보단 추리물에 가까운 것 같은데 사실 그것도 기존의 하우스 호러물과 차별화된 점이다.

극중 영매의 강신술이 나오고 영과 접촉하는 이야기인 걸 감안해 볼 때 이러한 것을 뜻하는 단어로 채널링이란 게 있는데 제목은 그게 아니라 첸저링이다. 첸저링은 서양의 요정 전설 중에 요정이 자신의 못난 아이를 인간의 아이로 바꿔치기 하는 것을 뜻하는 말이며 그게 곧 이 작품의 주제를 관통하는 상징적인 말이다. 거기다 진짜 아이를 되찾기 위해서 쓰는 방법이 바꿔치기 당한 아이의 양다리를 붙잡고 거꾸로 들어올려 뜨거운 기름솥 내지는 장작불 위에다 데고 위협을 가해야 된다는 민담의 내용을 교묘하게 바꾼 것도 칭찬할 만 하다.

공포 분위기도 잘 조성됐는데 거기에 큰 몫을 차지한 건 배우들의 명연기다. 다들 놀라는 연기 하나는 일품이라 보다 보면 보이지 않는 영의 존재보다 오히려 그 영을 감지하고 놀란 얼굴을 하는 배우들이 더 무서웠다.

순수 공포물이라기 보단 오히려 미스테리 성격이 강하며 영의 간절한 메시지를 듣고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는 것은 추리물에 가까운데 그 과정이 정말 빈틈없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스토리적 완성도 만큼은 확실히 기존의 하우스 호러물에 비교할 바가 아니다.

결론은 추천작. 한국적인 정서로 볼 때는 사실 아미티빌 호러도 마찬가지였지만 흉가에 얽힌 귀신 이야기와 귀신의 원한을 풀어주어 잘 된 사람들 이야기는 정말 넘칠 듯 많으며 귀신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매일 같이 방영했으니 그렇게 눈에 띄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배우들의 연기와 연출로 앞선 작품보다는 그나마 좀 무섭게 만들어진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PC 게임으로 나온 나이트메어에서 왜 1스테이지 악령 들린 저택에서 휠체어가 몹으로 나오는지 당최 알 수 없었지만 그게 실은 이 영화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모양이다.

사실 이 작품은 포스터나 몇 몇 분위기들이 '오멘'의 향취를 갖고 있고 또 카메라 기법과 몇 가지 근원적 설정에서 '샤이닝'과 '엑소시스트'도 생각나지만 아이디어를 따왔을 지언정 아류작은 되지 않을 완성도 있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으며 또한 후대에 나온 여러 작품에 영감을 준 것 같다. 그 중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게 아무래도 디아더스가 아닐까 싶다.


덧글

  • 시무언 2008/07/10 23:44 # 삭제 답글

    커버는 많이 봤는데...
  • 잠뿌리 2008/07/11 10:55 # 답글

    시무언/ 국내에선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지요.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660969
11049
9397957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