령 (2004) 한국 공포 영화




2004년에 김태경 감독이 만든 작품. 2004년 한국 호러 영화의 첫발을 내딛은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내용은 물에 빠져 죽을 뻔했다가 기억을 잃은 사회학과 2학년 민지원이 자꾸 악몽에 시달리는데 그 와중에 친구들이 하나 둘 씩 죽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멜로물에 자주 나와 적지 않은 인기를 얻은 김하늘의 첫 공포 영화 출연작이라 할 수 있는데.. 우선 거기서 가장 큰 문제가 생긴다. 김하늘의 연기는 정말 좌절스러운 수준. 기본적인 연기를 잘하냐 못하느냐를 떠나서, 아무리 처음이라고 해도 그녀는 호러 연기를 정말 못한다. 왜 하필 저런 배우를 썼는지 원. 저렇게 퍽퍽한 연기를 하는 배우도 얼마 없다. 왕따 시키는 가해자 연기를 해도 그게 따를 시키는 건지 아니면 마는 건지 모를 정도. 표독스러운 연기도 잘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정말 설득력이 떨어지고 납득도 안 가고 욕만 나온다. 교과서 지문 읽는 듯한 목소리와 졸라 오바 비명 소리는 수용하기가 너무 힘들다.

김하늘 말고 다른 배우들 역시 구린 건 마찬가지다. 그들이 나와서 하는 건 엉엉 울고 비명 지르다 죽는 것 뿐. 애초에 비중도 적어서 감정을 이입할 구석이 없다.

살고 싶다는 갈망이나 반성, 혹은 복수심. 그런 감정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이 말이다.

둘째로 이 작품은 지나치게 짜깁기를 했다. 주인공 지원이 꾸는 악몽에 자주 나타나는 어린 여자 아이 귀신은 가위의 것을 차용했고, 긴 머리에 한 쪽 눈만 슥 드러낸 귀신은 링의 사다코를 데드카피한 것이다. 그런데 그 귀신의 등장 포인트, 출몰을 하기 전에 끼익기익 소리를 내고 성냥불을 켰을 때 불쑥 튀어나오는 것 등은 완전 주온의 아류다.

셋째로 소재는 지나치게 단순하다. 한을 품고 죽은 혼이 귀신이 되어 복수를 하는 가운데, 주인공은 그 귀신의 한을 풀기 위해 여러 단서를 가지고 진실을 파헤치는 건 지금까지 너무나 많은 영화에서 써먹었다.

기억상실과 원혼에 서린 귀신이란 설정. 사실 이런 고전적인 소재의 결합은 아주 잘만 만들면 좋은 결과를 도출시킬 수 있다. 그런데 이 작품은 배우도 스토리도 연출도 뭐 하나 나은 게 없어서 그 두 가지 소재의 결합조차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넷째로 심각한 논리적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주인공 지원의 친구들이 방에서 익사체로 발견됐는데 그걸 보고 자연사라며 대수롭지 않게 보는 경찰이 나오다니. 각본을 쓴 사람이 생각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정말 모르겠다.

이 작품은 짜깁기와 연기력, 각본의 부제를 오로지 반전 하나로 떼우려 했다. 만약 그 반전이 디아더스 만큼이나 충격적이었다면 인정을 했겠지만, 문제는 그게 생각보다 대단한 것도 아니란 사실이다.

반전이라고 해봤자 별로 대단할 것도 없거니와 클라이막스 장면에서 이런 타입의 링 아류에서 항상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장면은 주온 2와 링 2에서 물에 관련된 하일라이트 장면을 섞어 만든 것이라 진짜 욕 밖에 안 나온다.

다섯째로 이 작품은 물을 소재로 한 공포 포인트를 잘 살리지 못했다. 희생자가 단지 익사체로 발견되는 장면만 보여주고 죽는 과정은 그리지 않았으며, 또한 주인공이 물에 지독히 시달리는 장면 또한 적어서 중심 소재라 할 수 있는 물귀신 역시 제대로 쓰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말이다. 물이 가진 공포를 보여주려면 최소한 그 희생 장면을 직접적으로 표현을 하던가, 아니면 주인공을 졸라 뻔질나게 죽음의 위기에 봉착시켜야지. 그런 게 하나도 없으니 위기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데 무슨 얼어죽을 물의 공포를 보여주겠다는 말인가!

결론은 비추천. 한국 공포 영화의 암흑기를 알리는 걸까? 냉정하게 말하자면 정말 지루하고 재미없는 짜깁기. 차라리 여고괴담 3 여우계단 쪽이 조금 더 나은 수준이다.

그나저나 후에 나온 페이스나 인형사도 그렇지만, 한국 호러 영화 포스터 제작를 다 한 사람한테 맡긴 걸까? 왜 히로인을 목을 조르지 못해서 안달인지 원.

여담이지만 네이버 블로그 영화 해설은 매우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 영화 내용 설명 가장 첫 번째 문단에 적힌 단어들이 영화의 반전을 까발리기 때문에 조금만 신경 쓰면 다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다.


덧글

  • 돌다리 2008/07/10 15:52 # 답글

    촬영환경이 열악하거나 대본이 재때 안나오거나 중구난방식의 촬영일정이었으면 연기자들이 연기를 제대로 할 수 없었을듯

    즉 연기자들의 연기력 문제 보단 외적인 문제가 많이있었을거란

    생각을 감히 해보네요


    온에어의 김하늘 정도라면 표독스러운 연기나 뭔지 모르겠다는 표정도 잘 해

    내었을텐데 말이죠

    공포 영화를 매무 좋아하는데

    안병기 감독의 분신사바 부터 슬슬 한국산 공포영화가 죽을 쑤기 시작하더니

    줄줄이 망하더군요

    그래도 올 유일한 한국산 공포영화인 고사는 볼 예정입니다.

  • 잠뿌리 2008/07/11 10:46 # 답글

    돌다리/ 이 당시엔 김하늘 연기력이 최악이었지요. 저는 더 이상 한국산 공포 영화를 볼 마음이 안 들더군요.
  • 너굴마왕 2010/09/30 16:08 # 삭제 답글

    보는 내내 링 이 연상되어 손발 오글오글 제목도 "령"이니 제목마저 카피///정말 감독한테 변명이라도 듣고 싶었던...신이의 오바 연기도 다른영화라면 명연기소리 들을수 있을려나? 영화 전체가 힘이 너무 들어있어서 신이의 광기어린 연기도 오글오글
  • 잠뿌리 2010/10/02 16:53 # 답글

    너굴마왕/ 오글오글거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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