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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7월 05일
![]() '안병기'감독이 2004년에 만든 공포 영화. 내용은 시골로 전학을 온 서울 아이 유진이 왕따를 견디지 못해 같은 처지의 아이들을 데리고 귀신을 부르는 의식인 분신사바를 행한 뒤 자신을 괴롭힌 친구들을 죽여 달라는 부탁을 하게 되는데 그게 진짜로 이루어지면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가위'로 시작해 '폰'을 계속 히트시켜 한국 공포 영화의 대표 감독 중 한 명으로 자리 잡은 안병기 감독의 세 번째 작품이다. 가위와 폰을 다 본 사람으로 쓴소리를 좀 하자면, 안병기 감독은 발전을 하기는커녕 오히려 퇴보를 하는 것 같다. 제목이 분신사바인 만큼, 분신사바를 소재로 한 것 같지만. 실제로 영화상의 내용이나 전개 방식에 있어서 분신사바는 그리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는다. 그냥 오프닝의 한 장면을 장식한 것뿐이다. 령의 오프닝 때 분신사바를 하는 장면이 나온 것과 거의 비슷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분신사바에 대한 설명을 간략히 하자면, 일단 그 기원이 인도고 일본을 거쳐 한국으로 왔다는 자잘한 역사 설명을 넘어가고. 종이 위에 두 사람이 연필 하나를 마주잡고 특정한 주문을 외워 귀신을 부른 뒤 미래를 점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일단 분신사바는 그리 중요한 게 아니니 넘어가겠다. 그리고 이 작품은 시나리오가 오리지날이 아니라 '이종호'가 쓴 호러 소설인 '모녀귀'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타이틀 자체를 바꿨으니 분신사바를 소재로 한 영화라는 광고 찌라시 정도는 가뿐히 무시할 수 있다. 지금 여기서 하고자 하는 말은 안병기 감독의 퇴보다. 가위나 폰도 그렇지만, 안병기 감독이 만든 공포 영화는 공통점이 있다. 우선 여자 귀신의 한이란 옛날 이야기. 전설의 고향에나 나올 법한 소재를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기획 자체가 통일되어 있다는 점은 칭찬할만하고, 안병기 감독의 고유 색깔로 자리 잡았다고 생각한다. 스토리 역시 태클 걸 곳은 없다. 원작이 소설이다 보니 이야기 자체는 상당히 짜임새 있고 별로 새로운 맛은 없지만, 기본적인 구성 요소는 다 지키고 있어서 꽤 깔끔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문제는 안병기 감독의 손을 거쳐 바뀐 각본이다. 이 작품은 가위나 폰 보다 더 심각할 정도로 연출 상의 오리지날리티가 없다. 스틸 사진 보다 영화를 직접 보면 더 심각하다. 가위나 폰도 그렇지만 안병기 감독은 특정 공포 영화의 연출을 너무 따라간다. 이번 작품. 분신사바에 나온 연출을 몇 개 짚어 보자면 흉흉한 소문이 도는 여자 고등학교에 여학생 귀신이란 배경은 여고 괴담, 인숙과 춘희 모녀의 과거 회상 씬에 나오는 몇몇 장면은 링에서 나오는 사다코 모녀의 것과 같으며 검은 봉지 안을 뜯어 보니 그 안에서 튀어나온 인숙이의 귀신은 주온과 흡사. 빙의가 된 것으로 의심된 주인공과 여교사에게 최면술을 걸 때 그 깜빡이는 장면하고 과거로 돌아가 진실을 파헤치면서 죽음의 위기를 겪는 것 등은 엑소시스트 2에서 리건이 최면 요법을 받는 것과 비슷하다. 춘희의 혼이 빙의된 여교사가 식칼로 교장을 무참히 살해하고 그걸 본 남자 교사가 경찰에 불려가게 되는데. 경찰은 그를 범인으로 지목하지만 그때 식칼에 묻은 지문은 30년 전에 죽은 춘희의 것으로 판명된다 라는 설정은, 주온에서 가야코의 귀신이 자기 남편을 식칼로 쑤셔 죽인 뒤 경찰에서 가야코의 지문에 의한 것이란 결론을 내린 것과 똑같다. 온 몸에 피를 뒤집어 쓴 채 천천히 걸어가는 긴 생머리 여인의 이미지는, 스티븐 킹 원작.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이 영화로 만든 캐리에서 돼지피를 뒤집어 쓴 채 염력을 사용해 학살극을 자행한 캐리의 이미지 그대로다. 케리 역시 왕따였고 그동안 쌓인 감정의 폭발과 복수로 인해 자신을 학대한 사람들의 피를 뒤집어 썼으니 그럴싸 하지 않은가? 링에서 사다코는 유명한 초능력자 어머니가 사람들로부터 미친뇬 취급받다가 죽은 뒤 그녀 또한 죽어서 저주의 복수를 한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이 작품의 인숙은 무당의 딸로 어머니가 불에 타 죽으면서 그녀 또한 죽어서 저주의 복수를 한다는 점에 있어 그 갈등 구조의 표절 의혹은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도대체 얼마나 베껴야 정신을 차릴까? 가위나 폰은 일부 연출 상에 은근히 베낀 게 있어도 그 이외의 것은 참신한 아이디어로 잘 만들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전혀 그런 게 없다. 안병기 감독의 오리지날이 아닌 원작을 따로 두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물론 피해자는 안병기 감독이 아니라 원작자지만 말이다. 갖가지 표절과 연출상의 문제를 떠나서 볼 때도 감독의 필터링을 거친 각본에 의한 스토리는 만들다 말았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잔뜩 베껴 쓰기만 하면서 정작 중요한 것에 신경을 쓰지 않은 것 같다. 춘희가 인숙이에 대한 어미니의 사랑과 유진이 당하는 왕따, 귀신에게 쫓기는 희생자들의 공포 가 그냥 설정 상으로만 있지 제대로 표현된 건 전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주인공 시점이 계속 바뀌어서 통일성도 없고 어지럽기만 하다. 결론은 비추천. 령, 페이스와 더불어 2004년 여름을 장식한 4대 공포 영화. 아니 3대 쌈마이 공포 영화라고 생각한다. 이건 진짜 영 아니라서 공포 영화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조금은 무섭게 느껴질 것이다! 란 말조차 하기가 어렵다. 이거에 비하면 여고 괴담 3 여우 계단이 더 무섭다. 그러니 차라리 안병기 감독의 기존에 만든 작품인 가위나 폰을 보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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