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괴담 저주 스패셜 (2000) 방송/드라마/다큐멘터리




2000년도에 나온 저주 스페셜은, 응보 스페셜과 완전 다르다. 이번 편은 대부분 에피소드의 장르가 공포물이다.

전작에서 선생으로 나왔다가 사표를 쓴 이후 학교 수위가 된 나오토가 오프닝을 장식하는 걸 보면 코미디로 흘러가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실제론 전혀 다르다.

첫 번째 에피소드인 공포 심리학은 대학생인 주인공이 공포 심리학 수업을 듣다가, 교수의 제안으로 유령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구라를 쳐서 반 친구를 속이며 좋아라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심리학에 관한 이런 저런 이야기가 나오기는 하지만 사실 주요 소재 자체는 심리학이 아니라 주인공이 사는 자취방에 얽힌 사연과 귀신이다. 이번 에피소드는 전작의 4개 에피소드를 합친 것보다 더 낫다. 왜냐하면 충분히 무섭게 잘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자취방에 혼자 사는 주인공이, 야밤에 집으로 돌아가다가 창문에서 누군가의 그림자를 발견하고 캠코더를 이용해 학교에 가 있는 동안 누가 들어오지 않나 자동 촬영을 시켰는데 옷장에서 긴 머리를 풀어 해친 검은 옷을 입은 여자가 기어 나와 방안을 돌아다니다가 다시 옷장안으로 들어가는데 그 집에서 폭력 남편을 도끼로 살해한 여자가 옷장안에 들어가 아사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공포를 극대화시킨다.

이 작품에서의 묘미는 사실과 거짓의 미묘한 밸런스다. 주인공은 반 친구들을 속이고, 교수는 주인공을 속이고. 어느게 진짜고 어느게 가짜인지 모를 상황에서 막판의 반전 엔딩은 충분히 멋졌다. 만약 극장에서 상영됐다고 치면 닭살 커플들이 꽤나 비명을 질렀을 거란 예상이 든다.

두 번째 에피소드인 아사기의 저주는 세 명의 여고생이 한 친구를 골탕먹이려고 지하에 있는 폐쇄된 도서실에 감금시켰다가 풀어주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밖으로 나가는 문이 잠기는 바람에 네 명 다 갇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주제는 도서관이 폐쇄된 이유는 왕따 아사기라는 여자애가 나쁜 친구들의 장난으로 이곳에 한달 동안 감금됐다가 말라비틀어져 죽었다는 오리지날 학교 괴담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죽은 왕따가 귀신이 되어 돌아와 무차별 복수를 감행한다 라는 시츄에이션은 굳이 일본 학교 괴담의 정도를 걷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에피소드는 귀신 아사기의 복수란 소재에 공포 포인트를 잡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이번 저주 스패셜 중에 최악의 완성도를 자랑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기존의 공포 영화를 그대로 답습하여 아류풍이 너무 강하기 때문이다. 주제나 소재는 다르지만 연출이 샘 레이미 감독의 이블 데드와 너무나 흡사하다. 귀신 아사기의 모습이 반 좀비에, 아사기 시점으로 주인공 일행과 거리를 좁혀 가는 카메라 워킹과 손가락으로 눈을 꾹 눌러 피가 줄줄 흐르는 연출. 지하실에 출몰하는 아사기 귀신 등등 너무 많은 것을 따라했기에 재미가 없었다. 하지만 이블 데드를 보지 못한 사람이라면 무섭게 볼지도 모른다.

세 번째 에피소드인 드롭은 반 대항 야구 대회에서 삑사리가 나는 바람에 왕따가 된 주인공이 자살을 결심하고 야밤의 학교에 왔다가, 정체불명의 아저씨의 도움을 받고 자살 미수에 그치는데 어쩌다 보니 나이를 초월한 친구가 되면서 그 학교에 있었던 전설적인 초딩 투수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에피소드는 전작의 선생님 제가 보이시나요? 같은 에피소드처럼 휴머니트를 강조한 이야기로 왕따 좀 됐다고 비관해서 자살하지 말고 마음을 굳게 먹고 열심히 살아라 라는 교훈을 주고 있다. 분명 교훈적인 내용인데 취할만한 장점은 오직 그거 하나 뿐이다. 반전도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의 것이고 극 전체가 초딩 투수에 대한 이야기로 도배가 되어 있기 때문에 사실 상 선생님 제가 보이나요? 보다도 덜 감동적이기는 하나 교훈성은 더 높다고 생각한다.

네 번째 에피소드인 공포심은 깐깐한 성격 탓에 학생이나 동료 교사들 사이에서 인기가 없는 사타케 선생이 4명의 젊은 선생들과 어울리면서, 친구라기 보단 거의 장난질의 대상이 되었다가 어느날 갑자기 죽음을 맞이했는데 그날부터 젊은 선생들의 신변에 변화가 생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아주 약간의 사전적인 접근을 통해 인간이 공포심을 느낄 때 어떻게 된다 마다 이런 설명이 나오다가, 나중에는 사람이 누군가를 마음에 담고 죽으면 그 당사자의 신체에 특별한 표식 같은 걸 남긴다 라는 게 주요 소제라고 할 수 있는데. 이번 편의 전 에피소드 중에 가장 생뚱 맞은 이야기다.

4명의 교사들이 어째서 그런 일을 당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그냥 4명의 교사와 사타케 선생의 관계를 짧게 다루었을 뿐. 사타케 선생의 심리 상태 같은 게 전혀 나오지 않고 이토준지 삘의 저주란 소제도 너무 어이가 없고 황당해 무섭지가 않다. 막판 반전도 납득이 안 되니 가슴에 와닿지 않는데 그래도 오프닝의 복선과 막판 반전은 괜찮은 편이라 공포물에 내성이 약한 사람들의 비명을 자아낼 수 있다고 본다.

학교의 괴담 스패셜 시리즈 중에서 가장 호러도가 높다고 생각하는 작품. 역시 공포 심리학 입문이 가장 추천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덧글

  • 이혜민 2009/11/07 18:35 # 삭제 답글

    학교괴담은 진짜로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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