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의 아들 (1990) 한국 영화




1990년에 임권택 감독이 만든 작품. 반세기 전의 민족 영웅으로 추앙 받으면서 그 이면에는 조직 폭력배의 시초가 된 장군의 아들 김두한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다.

내용은 청년 김두한이 일본인 극장에 몰래 들어갔다가 깽판을 치고 1년 동안 유치장에 있다가 나오면서 시작하며, 우여곡절 끝에 쌍칼 밑으로 들어갔다가 우미관에 취직한 뒤 차츰 주먹 세계의 일인자가 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홍성유가 쓴 동명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영화로 만들었다. 일제 강점기 시대에 핍박 받던 우리 민족을 대변하는 야인 김두한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그 당시 기준을 볼 때 최상의 한국 액션 드라마였다. 민속촌을 떠올리게끔 하는 셋트장이나 오디션을 통한 신인 기용 등 나름대로 참신한 시도를 많이 했다.

임권택 감독은 많은 영화를 만들었고 그 중에서 특히 서편제로 명성을 높였는데 장군의 아들은 그런 기존의 영화와 달리 상업성을 중시한 오락 영화였기에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순수 오락성의 측면에서 볼 때는 극성에 다다른 경지를 갖고 있었기에 한국 영화 70년 역사상 최고 흥행 관객인 75만을 돌파한다(하지만 그 기록은 남기남 감독이 만든 영구와 땡칠이가 가뿐히 경신했다)

영화의 인기는 연기상으로 까지 이어져서, 김두한 역의 박상민은 그 해 남자 신인상을 수상해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 영화 자체는 한국 영화 최다 흥행상과 미술상을 수여 받았다.

아이러니한 건 박상민은 이 작품을 통해 큰 인기를 얻은 대신, 김두한 이미지가 너무 깊이 박혀서 이후에 어떤 작품을 찍든 간에 그게 짐이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장군의 아들 김두한이란 인물로 넘어가 보자면, 일단 이 사람은 위인전에 나올만한 인물은 절대 아니다. 좋은 해석과 나쁜 해석이 같이 있다. 현실적으로 보면 전자 보다 후자가 더 강하지만, 오락물로 보면 전자 후자 다 필요 없고 영웅적인 해석과 존재감만 남을 뿐이다.

딱 보면 김두한이란 인물이 갖추고 있는 건 한국적 영웅의 코드 아닌가? 일제 강점기 시대에 일본군과 용감히 맞서 싸운 김좌진 장군의 아들로, 아버지는 배반자의 흉탄에 맞아 사망하고 홀로 남겨진 김두한은 고아가 되어 거지 생활을 하다가 기연을 통해 깡패 세계에 들어가 주먹계의 일인자가 되니. 이거야말로 근대 한국 무협이 아닐까 싶다(현대 한국 무협은 학원 액션을 빙자한 학원 폭력물 같다)

김두한으로 시작해서 김두한으로 끝난다. 그게 이 작품의 모토다. 다른 인물들은 거의 비중이 없다. 존재감 역시 마찬가지. 하야시와 김동회가 그럴싸하게 나오는 건 시리즈 2편부터다.

하지만 이런 1인 영웅 센스는 지금 현대에 먹히지는 않는다. SBS에서 TV 드라마 야인시대를 만들면서 영화보다 더 큰 인기와 지지도를 얻었기 때문이다(비록 1부까지지만..)

드라마와 영화의 다른 점을 꼽자면 단순히 배우만 다른 것 뿐만은 아니고. 드라마는 김두한을 애국 영웅으로 다루는데 중점을 뒀고. 영화는 김두한을 주먹계의 일인자로 성장해 가는 과정에 중점을 둔 것에 있다. 영화 시리즈에서는 김두한이 자기가 장군의 아들이란 사실을 알게 된 건 시리즈 2편에 간 뒤다.

아무튼 결론은 지금 현대의 기준에서 보면 평작. 그 당시 시대 기준으로 보면 추천작. 둘 다 떠나서 본다면 한국 영화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오락물이니 한번쯤 볼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덧글

  • 시무언 2008/06/26 01:47 # 삭제 답글

    주먹계의 일인자란 해석이 차라리 낫군요(현실의 인물과 충돌하지도 않고...)
  • 진정한진리 2008/06/26 06:38 # 답글

    확실히 야인시대는 1부에서의 김두환은 정말 인기가 있었지만 2부에서 폭삭 삭아버리면서 갑자기 뭔가가(...)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이 정말로 김두한을 잘 다룬것 같군요.
  • 잠뿌리 2008/06/26 10:23 # 답글

    시무언/ 그런 해석이 가장 심플하죠.

    진정한진리/ 2부에서 시간대가 한참 지났다곤 해도 너무 늙어버린 것도 문제가 있긴 했지만.. 사실 그때가 한국 근대사에서 낭만파 주먹 시대에서 정치 깡패 시대로 넘어갔고 김두한에서 이정재와 시라소니로 포커스가 넘어갔기 때문에 더 이상 김두한이 주인공이 아닌 게 된 것 같습니다.
  • 놀이왕 2008/06/26 11:21 # 답글

    저 영화를 원작으로 세가 마스터 시스템 게임이 만들어졌더군요.
    http://kr.youtube.com/watch?v=x_npNhDFpoY
    위의 주소로 가보면 볼수있습니다.
  • 잠뿌리 2008/06/26 11:42 # 답글

    놀이왕/ 네. 옛날에 게임월드에서도 소개된 적이 있었지요. 그런데 한국 롬은 희귀해서 그런지 아직까지 에뮬로 덤프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토토월드나 개구쟁이 까치 같은 국산 게임 롬은 이미 나왔는데 장군의 아들만 안 나오고 있지요.
  • Nurung 2008/06/26 19:40 # 답글

    장군의 아들3 초반에 학교 미술선생님이 출연하셔서 논란(?)이 분분했었습니다. 잘 보시면 초반에 모자쓰고 기타치시는분이 나오는데 그분이 미술샘이셨죠. ^^
  • 잠뿌리 2008/06/26 22:08 # 답글

    Nurung/ 아아 그랬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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