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찌마와 리 (2000) 한국 영화




2000년에 '류승완'감독이 만든 작품. 극장에서 상영된 것이 아니라 인터넷에서 상영됐는데 비평과 흥행 부분에서 모두 큰 성공을 거둔 작품이다.

내용은 돈을 벌어 성공하기 위해 서울로 상경한 화녀와 춘녀가 동방의 무적자를 모시는 상하이 박에게 희롱을 당하자, 지나가던 정의의 사도 다찌마와 리가 상하이 박을 꺾고 동방의 무적자와 대립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 영화라서 상영 시간이 달랑 35분이라. 다찌마와 리가 히로인과 만나고 상하이 박을 물리친 뒤 동방의 무적자와 싸워서 이기는 걸로 영화는 끝난다.

하지만 단순히 싸우는 것만이 아니라, 정확히 말을 하자면 코믹 액션이 주를 이루고 있어 웃기는 장면이 굉장히 많다.

일단 초 저예산으로 제작되어 등장 배우들도 다 감독이 아는 사람인데다가 동생까지 출현시키고 영화 셋트장은 민속촌이다. 그래서 아예 대놓고 복고풍 분위기를 연출했다.

주인공 다찌마와 리인 임원희는 목소리 톤 자체가 조선 협객 영화. 목소리를 딱 깔고 도덕책에 나올 법한 대사를 옮는 시라소니 필이라서 이 부분에 특화를 시켰다.

오프닝 장면부터 야인이 일대 다수의 격투를 벌이는 실루엣을 시작해 중우한 나레이션이 김두한, 시라소니, 유지광, 김춘삼의 이름을 언급하고 기라성 같다고 생각되는 협객들의 세상에서 묵묵히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않고 정의를 구현하는 사나이란 말을 하니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다.

과장되면서도 코믹한 액션이 일품이다. 이건 옛날 우리 나라의 야인 영화에서 나오는 과장된 액션을 노골적으로 패러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주먹이나 발을 마구 휘두르는데 적이 거기에 닿기 전에 먼저 공중 제비를 돌면서 비명을 지르고 쓰러지는 연출 같은 것 말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만화 성우를 연상시키는 목소리와 과장된 코믹 액션을 유지한다는게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다찌마와 리와 동방의 무적자 무리가 맞붙는 후반부. 반전 역시 멋지다.

이 작품은 의외로 주옥 같은 대사가 많이 나오는데 거기서 몇 가지 인상깊은 걸 꼽자면..

D : '여행을 좀 가줘야겠어.'
L : '목적지는?
D : '그건 니놈이 더 잘 알고 있을 터인데 후후후후 황천길!
L : '그런 여행이라면 사양하고 싶은걸? 허나 한 가지 확실한 건 니놈이 되었건 내가 되었던 누군가 하나는 티켓을 끊어야겠지. 니놈이 진정한 사나이라면 아녀자들이 없는 곳에서 티켓의 주인을 결정하는 게 어떨까?'
D : '오만이 하늘을 찌르는구나'
...

L : '어린 놈이 꿈을 꾸었구나.'
D : '세상을 보아도 내가 먼저 봤을 터인데!'
L : '아무리 세상을 먼저 보았다고 하여도 어른이 되는 건 아니다!'

...

L : '동방의 무적자라 했던가? 흐음. 지금 내 말을 경청해주기 바란다. 우리들의 지금까지의 삶은 하얀 까마귀와 같은 삶이었다. 백로가 되고 싶어 온 몸에 밀가루 칠을 한 하얀 까마귀. 그러나 그 까마귀는 비가 오는 날이면 두려움에 떠는 것이다. 자! 우리 이제 맹세하자꾸나. 양과 같이 순한 삶을 살기를.'

...

D: '대체 그토록 화려한 무술 실력과 올곧은 정신을 자랑하는 니놈의 이름을 알고 싶다.'
L : '이름? 흐음, 글쎄. 다른 사람들이 날 부를 때 그러더군. 다찌마와 리라고.'

...

본격저인 패러디 영화는 아니지만, 발상 자체가 패러디에서 출발한 것 같으니 이 정도면 재밌는 영화의 전신이 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주인공 다찌마와 리 역을 맡은 배우가 임원희고, 재밌는 영화에서도 주인공으로 출현해 더욱 그런 느낌이 든다.

결론은 추천작! 35분짜리니 진짜 부담 없이 볼 수 있다. 하지만 비디오로 나온 영화가 아니라 인터넷에서 상영된, 인터넷 영화라서 인터넷으로 밖에 볼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핑백

  • 단세포 청년의 늑대굴 : 다찌마와 리 2008-07-04 00:39:33 #

    ... 그리고 그 시절에 어떻게하면 폼 좀 더 나보일까, 하고 궁리한 게 빤히 보일 정도로 유치하면서도 진짜 저렇게 말하고 다니는 놈 있을까 싶을 정도로 신비한 대사들일 것이다. 다찌마와 리의 명대사들여기 나온 건 아니자만 처음엔 몰랐는데 나중에 그 뜻을 알고 뒤집어졌던 명대사. 오동 나무 코트를 입혀주겠다. 이거 보면 진짜 김 화백이나 승완이 형 둘 중 하나가 상 ... more

덧글

  • 알트아이젠 2008/06/25 23:03 # 답글

    류승완 감독님의 초기작인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DVD에 보너스로 삽입되었다고 하더군요. 현 시점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정식으로 볼 수 있는 방법이죠.
  • WeissBlut 2008/06/25 23:19 # 답글

    다찌마와 리가 이번에 극장용으로 개봉하더군요. 오리지널 신작인지 아니면 이 인터넷판 다찌마와 리의 리메이크가 되는건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스파이가 어쩌고 하는걸 보니 신작같긴 합니다;
  • anaki-我行 2008/06/25 23:33 # 답글

    제가 알기론 삼부작을 묶어서 비디오 출시된 걸로 압니다...

    그리고 현재 찍고 있는 다찌마와 리는 본격 장편 영화로 리메이크라기 보다는 신작에 가깝다고 합니다.
  • 진정한진리 2008/06/26 01:22 # 답글

    이번에 극장용으로 나오는 다찌마와 리에서도 여기서의 코믹함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신작이라고 너무 CG 남발이나 그런걸로 오버하면 흠좀무;;
  • 시무언 2008/06/26 01:50 # 삭제 답글

    대사는 웃기면서도 멋지군요
  • 잠뿌리 2008/06/26 10:14 # 답글

    알트아이젠/ 인터넷 영화라 독립적으로 발매되지 않은 게 참 아쉽지요.

    WeissBlut/ 극장용 정말 기대됩니다.

    anaki-我行/ 전 1작품만 봤는데 3부작이란 건 처음 알았습니다. 다른 건 보지 못했는데 궁금하네요.

    진정한진리/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이번에 극장용으로 나오면 8년만의 귀환이죠.

    시무언/ 대사가 참 주옥같지요.
  • 그레이폭스 2008/06/26 11:09 # 답글

    개인적으로 뒤집어졌던 명대사는 '오동나무 코트를 입혀주마!' 였습니다.
  • 잠뿌리 2008/06/26 11:39 # 답글

    그레이폭스/ 그 대사가 나오면서 진짜 관이 딱 나오는 게 무지 웃겼습니다.
  • anaki-我行 2008/06/26 13:40 # 답글

    아...
    역시 의미 전달이 잘못됐군요...
    써 놓고 수정할려다가... 이글루스는 수정이 안돼서 그냥 뒀는데...;;

    삼부작이 아니라 같이 제작된 단편 세 작품이라고 해야겠죠.

    다찌마와리, 커밍아웃, 극단적 하루

    이 세 작품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묶어서 비디오로 출시된 것이죠.

    사실상 다찌마와리가 인터넷에서 <흥행폭발>을 하게 되서 나왔다고 봐야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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