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타즘 (Phantasm, 1979) 컬트/엽기/퓨전 호러 영화




'돈 코스카렐리'감독의 대표작. 1979년에 나왔으며 시리즈화되어 총 5편까지 제작됐다. 이 작품은 그 시리즈 중 첫 번째 작품이며 가장 좋은 평을 받았는데, 초 저예산으로 제작되었으며, 돈 코스카렐리 감독이 각본, 촬영도 다 혼자 맡은 걸로 유명하다.

비록 소수이긴 하지만 호러 컬트 매니아들에게 열광적인 지지를 얻고 무려 20년 동안 같은 배우가 계속 출현한 건 거의 전설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내용은 '톨맨'이라는 다차원의 악마가 미국을 돌아다니며 크고 작은 마을에 이유없는 죽음과 파괴를 뿌리고 다니는데 그 와중에 주인공이 사는 마을에 오게 됐고.. 교통사고로 죽은 주인공 형의 시신을 가지고 가는데 그걸 주인공이 목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건 바로 '톨맨'이다. 80년대를 대표하는 3대 공포 영화의 악당이 '제이슨 부히즈' '프레디 크루거' '핀헤드'라면 그는 70년대를 대표하는 공포 영화의 악당이다(개인적으로 70년대의 3대는 톨맨, 레더 페이스, 마이클 마이어스를 꼽고 싶다)

톨맨은 본래 근대 시대에 살던 의사였는데 이차원의 세계에 갔다 온 이후 사람이 180도로 변한다.. 금속 공을 주 무기로 사용하고 이차원의 난쟁이들과 현대에서 시체를 수거해 만든 좀비들을 이끄는 악마로 막강한 카리스마를 뽐낸다.

기본적으로 톨맨은 매우 큰 키에 정장을 차려 입은 반 대머리 노인으로 주인공의 뒤를 막 성큼성큼 쫓아오면서 허스키한 목소리로 '보이(소년아)~~'하는데 그게 진짜 굉장히 위압적이다. 영화의 분위기 자체가 매우 음산해서 칠흑 같이 어두운 밤 끝도 알 수 없이 넓은 숲속에서 톨맨에게 쫓겨다니는데 주인공은 반격의 수단이 없는 어린 아이이기 때문에 시종일관 긴박감이 넘쳐흐른다.

톨맨 다음으로 이 작품에서 주목할 것은 바로, 톨맨의 무기인 날아다니는 쇠공이다. 이건 금속으로 된 원형구체로 아주 빠른 속도로 하늘을 날아다니면서 시각과 청각 센서에 인공지능까지 갖추고 있다. 목표물을 자동으로 추적하고 칼날이 튀어나와, 사람의 머리에 콱 찍은 뒤 소형 회전 드릴이 작동해 피부를 뚫고 들어가 뇌를 파헤치는 경이로운 살인기계다.

800달러도 채 되지 않는 비용으로 만든 소품이지만 작품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절반 가까이 되는 연출이 이 악마공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악마 공은 매끄러운 은색 표면을 가지고 있어서 공포에 질린 희생자의 얼굴을 거울처럼 선명하게 비추고, 또 그 뒤를 쫓아가는 속도감이 장난이 아니다.

이차원과 현실의 경계선이란 몽환적 배경과 톨맨의 비밀을 파헤치려 하는 소년의 분투. 톨맨과 쇠공의 카리스마가 조화. 그 모든 게 기존의 호러 영하와는 확실히 다른 독특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돈 코스카렐라 감독의 독창적인 세계 속에서 벌어지는 일이라 상당히 매력적이고 또 멋지다.

허나, 시리즈 다섯 편이 모두 똑같은 분위기를 가진 건 아니다. 2편부터는 등장 인물이 꽤 성장을 했고 주인공 역을 맡은 배우 역시 성인이 되었기 때문에 형의 복수를 하기 위해 길을 떠나 액션이 가미되었고, 3편은 톨맨의 과거가 드러나면서 미스테리성이 추가되고 1편부터 꾸준히 출현한 주인공이 친우 아이스크림 장수 레위의 비중과 우정이 부각되었다. 그래서 각 작품의 장단점이 서로 다르니 그 점은 충분히 유의해 두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정통 호러에 가까운 건 바로 1편이라고 생각한다. 1편은 주인공이 아직 어린 소년이라서 복수가 주된 목적이 아니라 형의 죽음의 진상과 톨맨의 정체를 밝히려는 노력, 그리고 그 와중에 악마공과 톨맨의 추격을 받는데.. 주인공에게는 반격의 수단도 없고 아이스크림 장수 레위도 큰 도움이 되진 못하기 때문에 쫓기나는 자의 공포를 충분히 맛볼 수 있다.

이 작품의 백미는 역시 엔딩 스텝롤이 오르기 전에, 관객의 허를 찌르는 쇼킹한 엔딩으로 '웨스 크레이븐'의 '나이트메어 1'의 엔딩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환타즘 1 엔딩 쪽이 더 멋졌다)

하지만 결론은 상당히 취향 타는 영화란 사실이다. 그리고 시리즈물이라 1편으로 이야기가 완결된 게 아니라 계속 이어지는 탓에, 뭔가 한번 보면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이 적지 않게 나와서 솔직히 완성도 높은 영화라고 하기는 힘들다. 무엇보다 그 시리즈 자체가 아직 완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덧글

  • 진정한진리 2008/06/24 23:08 # 답글

    톨맨, 굉장히 멋들어진 악마네요. 나중에 호러무비 인물 열전에 톨맨을 서술하시면 어떨까...하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꺼내봅니다.
  • 이준님 2008/06/25 00:31 # 답글

    1. 근데 감독이 돈이 궁할때 들고 나오는지 씨리즈의 간격이 의외로 깁니다.

    2. 주인공이 차기 톨맨이 된다는 떡밥도 있었지요

    3. 나중에 가면 CG형 대량 쇠공도 나옵니다

    4. 근데 장총에 맞아 터지는게 좀 깨더군요

    5. 이 시리즈의 최대 약점은 앞 시리즈를 안 보면 뒤 이야기는 전혀 구분이 어렵다는 거지요. 3편인가 4편을 저가로 케이블에서 틀어주더군요
  • 시무언 2008/06/25 02:56 # 삭제 답글

    톨맨 님의 카리스마는 다른 호러무비 캐릭터에 비해 덜 망가진 모양이군요
  • 잠뿌리 2008/06/25 11:05 # 답글

    진정한진리/ 저도 쓰고 싶었는데 시리즈 4편 중에 제대로 본 게 1편뿐이고 그 이후로는 케이블에서 방영하는 걸 듬성듬성 봐서 전체 스토리를 잘 모르는 관계로 쓰지 못했답니다.

    이준님/ 전 2편에서 여자 가슴에 쇠공 달린 걸 보고 쇼크먹었습니다. 3,4편은 듬성듬성봐서 기억도 잘 안나는데, 진짜 10년 넘게 출현하면서 주인공을 구하러 부상을 무릅쓰고 이공간으로 뛰어드는 아이스크림차 운전수 레위 횽아의 분골쇄신을 볼 떄마다 감동을 받았습니다.

    시무언/ 이 영화 시리즈가 워낙 듬성듬성 나와서 다른 영화처럼 망가질 부분이 없는 것 같습니다.
  • 떼시스 2008/11/10 09:45 # 삭제 답글

    톨맨의 단골대사"BOY~
  • 잠뿌리 2008/11/12 17:05 # 답글

    떼시스/ 톨맨을 상징하는 대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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