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에 나홀로 (Alone in the Dark, 2005) 우웨볼 감독 영화




2005년에 '우웨 볼'감독이 만든 작품. 1992년에 세계 최초의 3D 어드벤쳐 게임으로 게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어둠 속에 나홀로'를 영화로 만든 것이다.

일단 이 작품은 브로큰 애로우 이후로 인기가 시든, 철 지난 배우 '크리스챤 슬레이터'를 주인공으로 삼고 고전 명작 게임을 베이스로 삼아서 의욕적으로 만들었지만. 막상 그 내용물은 정말 영 아니었다.

아무래도 우웨 볼 감독의 전작은 하우스 오브 데드 영화판으로, 게임이 원작인 공포 영화 만들기를 참 좋아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걸 잘 만드는 게 아니라 진짜 완전 개판으로 만드는데 일가견이 있다. 하우스 오브 데드와 마찬가지로 이 어둠 속에 나홀로 역시. 제목과 주인공 이름만 원작 게임과 똑같을 뿐. 나머지는 전부 다 다른. 쌈마이 영화의 극치라고 할 수 있다.

원작 게임의 경우, 러브 크래프트 신화를 기반으로 한 음산한 괴물과 악마들이 점거한 저택에 탐정 에드워드 칸비가 혼자 남아서 사건의 비밀을 파헤치고 저택을 무사히 빠져나가는 호러 게임으로써. 음산한 분위기가 일품인데..

이 작품은 그런 호러를 지향하는 게 아니라. 현대를 배경으로 한 SF 호러 필이 난다. 고대 압스카니 문명에 숭배되던 악마들이 부활했다는 줄거리를 갖고 있기는 하나. 그 악마들의 모습은 완전 SF 영화에나 나올 법한 에일리언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또 에드워드 칸비 역시 크리스챤 슬레이터의 미스 캐스팅으로 그냥 그저 그런 액션 영화의 주인공이 됐다.

오프닝에서는 매트릭스의 총알 날아가는 연출 기법도 따라하면서 액션 위주로 의욕적인 출발은 하지만. 액션이 주를 이룬 건 오프닝 뿐. 그 이후부터는 주인공 칸비의 활약은 거의 없고 딱히 이렇다할 액션 씬도 나오지 않는다.

그냥 특수 임무를 띄고 파견한 대원들이 무작정 총을 갈기다가 하나 둘씩 괴 생명체에게 아작이 난다. 분위기 자체는 '바이오 하자드' 영화판과 비슷하지만. 차이점이 있다면 액션성이 그것보다도 훨씬 떨어진다는 것이다.

켈베로스를 향해 이단 옆차기를 날리는 밀라노 요보비치가 멋지게 보일 정도로 이 작품의 액션은 형편없다. 칸비가 하는 일은 다른 대원들이 학살당하는 사이에 히로인하고 명랑활동 한번하고. 얼굴 몇 번 비춘 다음에 이미 다 갖춰진 아이템을 토대로 비밀에 접근하는 것뿐이다.

게임과 완전 별개로, 고대 압스카니 문명의 악마를 부활시키려던 매드 사이언티스트에 의해 어렸을 때 유괴되어 개조 받은 아이들이. 성인이 된 다음 괴물이 됐고. 주인공인 칸비는 그때 도망을 쳤다가 우여곡절 끝에 괴물이 되는 걸 면했다는 줄거리를 갖추고 있는데. 사실 이것만 보면 충분히 좋게 활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영화 속에서는 있으나 마나한 설정이 되어버렸다.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이 작품에 나오는 '뭔가 특별한 과거'를 가진 칸비는, 가진 인간적 갈등이나 고뇌 따윈 없다. 그렇다고 겁나게 잘 싸우는 것도 아니고. 화려한 액션을 선보이는 것도 아니다.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도. 괴물에게 쫓기면서 긴박감을 흐르게 하지도 않는다.

너무나 밋밋하고, 너무나 재미없는 캐릭터다. 스토리 자체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으니 별 수 없겠지만 말이다.

원작과 비교를 하지 않고. 그냥 머리를 비우고 봐도. 진짜 도저히 좋게 볼 수가 없다. 하우스 오브 데드 영화판도 그렇지만 정말 이렇게 못 만든 것도 어쩌면 일종의 재능일지도 모른다.

정말 못 만든 영화로서. 최소한 쌈마이한, 쉽게 말해 3류 영화 특유의 재미라도 줘야 그 존재 가치를 인정할 수 있는데 이건 그런 것조차 없다.

결론은 비추천. 하지만 사람에 따라 특별히 권해주고 싶은 점도 있다. 작년에 나온 공포 영화 중에 최악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엑소시스트 비기닝을 꼽을 수 있는데. 올해에 나온 최악의 공포 영화를 꼽으라고 하면 바로 이 작품을 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입에서 육두문자가 나올 정도의 퀄리티를 가진 괴작이니. 설마 국내에 개봉이 될리는 없지만. 만약 개봉이 된다면 영화 배급사의 눈이 상상 이상으로 낮은 것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의 IMDB 평점은 2.2다. 2000년 이후에 나온 공포 영화 중에서는 최악의 점수. 역대 IMDB 평점 역사로 따지면 뒤에서 5순위 안에 꼽힌다.

덧붙여 우웨 볼 감독의 전작인 하우스 오브 데드 영화판의 평점은 2.3. 게임을 원작으로 한 영화를 낼 때마다 저런 점수를 받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덧글

  • ....... 2008/06/23 23:35 # 삭제 답글

    벌써 OCN에서 해줬어요
  • 진정한진리 2008/06/23 23:44 # 답글

    예전에 들은 소식으론 우웨 볼 감독이 현재는 게임 영화화 하기를 그만뒀다는군요. 영화마다 죄다 쪽박차서 돈 부족때문이라고 들었는데...진짜 천만다행입니다. 뉴스를 처음 본 순간 두손을 머리 위로 올리고 "만세!!" 를 외쳤던 사람이 저뿐만은 아니겠죠?(.....)
  • 시무언 2008/06/24 02:12 # 삭제 답글

    영화를 그만두었다니 최고로 High한 소식이군요, Wryyyyyyy!!
  • 잠뿌리 2008/06/24 10:50 # 답글

    ......./ 네. 이 영화가 나온지 벌써 3년이 지났으니 OCN에서 해줬겠지요. 하우스 오브 데드도 해준 것 같습니다.

    진정한진리/ 제가 마지막으로 들은 우웨 볼 감독의 소식은, 게임 영화화 계속하겠다고 하면서 자신의 영화 던젼 시즈를 인디아나 존스 4 개봉과 맞물려서 스필버그 영감탱이 덤벼라 라고 도발했던 게 기억이 납니다. 본인 입으로 그만둔다는 애기는 안 하고 다만 우웨볼 감독 퇴진 서명 운동이 백만 명을 넘어섰다는 것까지는 들었지요.

    시무언/ 아직은 진짜인지 모르겠습니다.
  • Nurung 2008/06/24 12:01 # 답글

    이사람 진작 쪽빡 차야되지 않나요? 상당히 오래 버틴것 같습니다. ^^;;
  • 잠뿌리 2008/06/24 20:10 # 답글

    Nurung/ 용케 아직도 버티고 있습니다.
  • Nurung 2008/06/24 20:14 # 답글

    이사람 보면서 놀라는점이...

    1.꽤 유명한 배우를 캐스팅한다.
    2.매번 악평을 듣고 말아먹어도 계속 찍는다.(악평 하는 분들이 이사람 먹여살리는건 아닌지 의심이 듭니다.)

    대체 어디서 돈이 생기는걸까요?
  • 나그네 2008/09/09 02:12 # 삭제 답글

    저도 그 사이트에서 서명했지만 아직 백만명이 안된걸로 알고있습니다... 예전에 들은 풍문으로는 정부에서 영화산업보호차원으로 계속 지원해준다고 하던데요
  • 잠뿌리 2008/09/09 18:35 # 답글

    Nurung/ 다른 일을 해서 버는 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나그네/ 현실적으로 백만명은 무리였나보군요.
  • ... 2008/09/20 00:09 # 삭제 답글

    부모가 물려준 게 많아서 영화들이 아무리 망해도 계속 찍을 수 있다는군요.. 범상치 않은 인물인건 확실합니다.. 그리고 던전시즈를 영화화 한거 의외로 괜찮아요.. 이 사람의 전작들을 생각한다면 봐줄만 합니다 ㅎ
  • 잠뿌리 2008/09/20 10:15 # 답글

    .../ 선택받은 자였군요. 던전 시즈 영화 버젼이라.. 사실 게임 자체도 그렇게 수작은 아니라 영화는 어떻게 나왔을지 궁금하네요.
  • 하수인 2008/10/05 11:30 # 삭제 답글

    루머인거 같기도 한데 듣기론 적당히 망해서 보험금을 타먹는다는 얘기를 어디서 들은듯
  • 잠뿌리 2008/10/05 13:42 # 답글

    하수인/ 헉, 영화가 망해도 보험금이 나오나보군요.
  • 미친만두 2012/01/14 10:30 # 삭제

    보험이라기 보단 독일에는 영화인에게 돈을 지원해 주는 제도가 있어서 버티고 있는듯.
  • 하수인 2008/10/09 12:14 # 삭제 답글

    뭐 우스갯소리인지 정보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적당히 영화를 배려놔서 보험을 탄다는 얘기가 돌아다니더군요 ㅋㅋ 뭐 야구도 선수가 이적한뒤 부상이면 보험금이 나오듯이 영화도 보험을 가입하는 모양.
  • 잠뿌리 2008/10/09 20:23 # 답글

    하수인/ 우리 나라에서도 그게 가능했다면 정말 많은 감독들이 이득을 봤겠군요.
  • 헬몬트 2009/04/01 11:28 # 답글

    정확히는 독일 영화협회에서 독일계 감독에서 지원해주던 돈이 큰 도움이었다네요.그러나 이게 탈세라든지 여러 용도로 악용된다고 없애버리면서
    우웨 볼이 타격을 많이 받았답니다

    인터뷰에서도 이젠 게임 원작영화는 어렵게 되었다 했으니
  • 헬몬트 2009/04/01 11:29 # 답글

    이 친구가 메탈기어 솔리드나 월드 오브 워 크래프트도 영화화 노렸다는
    게 골때렸습니다..아시다시피 영화광인 코지마 히데오가 죽으면 죽었지
    메탈기어를 넘겨줄 린 없고

    월드 오브 워 크래프트는 부사장이 "우리 게임을 놀림거리로 말아먹을 일 있냐? 당신에게 판권을 넘겨준다면 우리 업체가 그 땐 망한 다음이다!"

    대놓고 비웃으며 거절한게 국내에서도 보도될 지경입니다
  • 헬몬트 2009/04/01 11:30 # 답글

    코지마 히데오가 박찬욱 감독을 만나서 한 영화 이야기를 봐도 이 양반 영화 정말 좋아하는구나...느낌이 오더군요

    하긴 일어판 올드 보이 DVD를 호평하는 글귀도 써주고 홍보도 스스로 알아서 해주던 양반인데. 우웨 볼 영화로 자기가 참여한 게임을 넘겨줄까... ㅡ ㅡ
  • 잠뿌리 2009/04/02 02:13 # 답글

    헬몬트/ WOW를 우웨볼이 영화로 만들었으면 정말 볼만했겠군요 ㅋㅋ
  • MrCan 2009/11/19 01:17 # 답글

    WOW가 영화화했다면 블리자드는 자사의 칼을 들고 쳐들어갈겁니다.
    (몇년 근무하면 방패, 칼 반지 그런식으로 준다는군요)
  • 잠뿌리 2009/11/20 23:31 # 답글

    MrCan/ 블리자드는 정말 좋은 회사군요.
  • opiana 2010/02/26 11:31 # 삭제 답글

    게임만 쏙 빼놓고 영화를 보면 전형적인 SF죠.문제는 뭐랄까.. ng장면이 있어도 그냥 보여줬다는 점?(제가 아는 ng장면은 후반부에 괴물에게 쇄놰당한 사람들을 총으로 쏠 때,헤드샷을 날리는 장면이 있는데 총알이
    빗겨나가도 죽는 것으로 했다죠.--;;그리고 경찰들인가요?여경이 어떤 괴물뱀에게 물려 사망했는데 머리를
    움직였는데도 통과했다는..)
  • 잠뿌리 2010/02/27 09:54 # 답글

    opiana/ 우웨볼이 왜 막장인지 잘 알려주는 편집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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