죠의 아파트 (Joe's Apartment, 1996) 하이틴/코미디 영화




'존 패이슨' 감독이 1996년에 MTV에서 제작한 영화. 국내에는 '캥거루 죠'란 영화, 아니 그 이전에 약간 매니악한 사람들이 알고 있으리라 생각하는데 국내 명으로 '슈퍼 소년 앤드류'로 잘 알려진 외화 시리즈에 주인공으로 나온 '제리 오코넬'이 이번 작품에서 주인공 죠 역을 맡았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처음 봤을 때 제리 오코넬이 분한 죠를 봤을 때 별 기대는 안됐다. 왜냐하면 개인적으로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그 당시 제리 오코넬의 연기는 빈말로도 결코 좋다고 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를 쭉 보다 보니 정말 예상 의외의 수확을 건질 수 있었다.

줄거리를 간릭히 요약하자면, 아이오와 출신의 촌뜨기 '죠'가 뉴욕으로 상경한 후 온갖 불행한 일을 겪다가 철거 직전의 아파트를 얻는데 거기서 살던 수만 마리의 바퀴벌레들과 기묘한 우정을 맺으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해충 중의 해충. 바퀴벌레와 인간의 우정을 그렸다는 소재 자체 하나만으로 정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거기에 단지 해충을 소재로 한 저질 삼류 괴수 혹은 재난 물이 아닌, 지나칠 정도로 밝고 경쾌하며 MTV 특유의 가벼움과 현란한 음악이 영화 곳곳에 삼입되어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는.. '코믹 뮤지컬' 장르에 속 하니 진짜 장난이 아니었다.

예상했던 데로 제리 오코넬이 연기한 죠에겐 별 볼게 없었지만 이 죠의 친구들인 바퀴벌레들의 활약상에는 진짜 감탄했다. 바퀴벌레를 진짜 상당히 리얼하게 표현해 낸 특수 효과는 둘째치고 대사나 행동 등을 보면 생동감을 느낄 수 있어서 굉장히 멋졌다.

사실 극중 죠가 한 일은 그냥 착하고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간 것 뿐. 이렇다할 실적도 몸으로 직접 보여준 선행도 없고 단지 좋아하는 여자를 위해 길거리에 널린 똥을 줏어 모은 것 뿐이니 실질적인 주인공은 바퀴벌레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퀴벌레를 대표하는 일장 연설부터 시작하여 힙합에 재즈, 락.. 다양한 장르의 음악까지 섭렵해 뮤지컬을 보여주는 바퀴벌레라니. 감독의 상상력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거기다 바퀴벌레 성인 비디오라니. 음악 뿐만이 아니라 바퀴벌레의 문화와 정신 구조적인 측면에서 볼 때도 완성도가 높다고 생각한다.
(이 완성도는 어디까지나 바퀴벌레에 한해서이다)

영화 스토리의 기본 골격이 되는 도시 재개발 문제는 미국 영화에서 진짜 뼈속까지 우려 먹는 설정으로 그거 하나만 보면 정말 기대가 안 되는 영화지만 바퀴벌레를 주연 급으로 등장시키면서 진부함 속에서 새로운 개성을 창조한 것이다.

한 가지 맹점이 있다면, 아무리 바퀴벌레를 주연으로 삼았다고는 하나 지나치게 리얼리티가 배제된 연출. 이를 테면 단 하루만에 폐허가 된 공원을 바퀴벌레 수만 마리가 힘을 합쳐 원상복구 시키는 것도 모자라 꽃까지 활짝펴게 만드는 디즈니 만화식 해피 엔딩은 영화 자체의 분위기에는 잘 맞아 떨어질지는 몰라도 객관적으로 볼 때 너무 당위성이 없고 애니메이션적인 연출 느낌이 강해서 옥의 티로 남는 것 같다. 꼭 그런 식으로 한계를 드러내지 않아도 얼마든지 재치있고 깔끔하게 끝낼 수 있다.

같은 코믹 뮤지컬 장르에 속한 영화 중에서 연출적인 부분에서 특수 효과에 의존하지 않고 배우들의 연기력과 단합심으로 지루함의 문제를 단번에 해결한 '우피 골드버그'주연의 '시스터 액트'를 예로 들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부담 없이 보고 즐길 수 있는 영화. 대부분의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지만 역시나 바퀴벌레하면 질색인 사람은 절대 보지 말아야 할 것 같다.


덧글

  • 진정한진리 2008/06/21 23:43 # 답글

    바퀴벌레들이 이렇게나 유쾌하고 재미있는 녀석이 될수도 있다는것을 보여줬었던 영화....하지만 그래도 죠네 집처럼 살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 Mr.오션잼 2008/06/22 01:13 # 삭제 답글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조가 똥자루를 들고 와서 던져주니까 바퀴벌레가 환호성을 지르던 부분이었습니다.
  • 시무언 2008/06/22 01:30 # 삭제 답글

    진정한 주인공은 바퀴벌레들이었죠
  • espiel 2008/06/22 06:29 # 답글

    전 이거 고교때 국어 선생님께 추천 받아서 봤는데, 재밌었어요:)
  • 잠뿌리 2008/06/22 12:03 # 답글

    진정한진리/ 그래도 전 바퀴벌레들이 이쁜 미녀라도 엮어주면 죠네 집처럼 살 수 있는 고려를..

    Mr.오션잼/ 전 바퀴벌레들이 뮤지컬 풍으로 노래하고 춤추는 게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시무언/ 네. 바퀴벌레들이 완전 주인공들이었지요.

    espiel/ 자도 고딩 때 처음 봤었지 ㅎㅎ
  • 놀이왕 2008/06/22 20:06 # 답글

    개인적으로 진짜 재밌었던 영화 특히 악당들의 최후가 대박 ㅋㅋ
  • 잠뿌리 2008/06/22 21:39 # 답글

    놀이왕/ 그 장면이 이 영화의 명장면 중 하나지요.
  • 블랙하트 2014/09/04 12:16 # 답글

    1992년에 MTV에서 만든 단편영화가 원작입니다. 영화에서는 아파트에서 데이트 하다가 바퀴벌레들 때문에 실패하는 부분이 원작 단편영화의 내용을 거의 그대로 가져왔죠. (결말은 다르지만)

    http://www.youtube.com/watch?v=wj3ra_B1PVU
  • 잠뿌리 2014/09/11 11:14 # 답글

    블랙하트/ 단편영화 원작을 이렇게 만들어낸 게 대단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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