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트 나이트 (Fright Night, 1985) 흡혈귀/늑대인간 영화




톰 홀랜드가 감독 및 시나리오를 맡은 하이틴 뱀파이어 물.

이 영화는 현지에서 1985년에 나왔는데, 1년 후인 1986년에 국내에서 극장 개봉 한 적 있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은 내용을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설령 영화를 보지 못한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포스터 만큼은 다 알고 있으리라 본다.

사실 나도 어렸을 적에 이 영화의 포스터를 보고 잠못이룬 적이 있다. 진짜 이 영화의 포스터는 막 귀기가 넘쳐 흘렀다.

하지만 영화 내용은 포스터 만큼이나 호러블하진 않다.

줄거리는 호러 영화 광인 고교생 빌리는 여자 친구랑 자는 것보다 호러블한 현상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어느날 이웃집에 새로 이사온 사람들이 나무 관을 지하로 옮기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고, 그걸 수 상하게 느껴 조사를 하다가 이웃집 주인이 흡혈귀임을 알아차리면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다.

영화 자체가 지향하는 바는, 하이틴 뱀파이어 물인데 진지함과 동시에 다소 코믹적인 분위기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기 때문에 무서운 건 거의 없다. 포스터에 나온 저 입찢어진 유령은 영화 상의 히로인이 뱀파이어와 됐을 때의 모습으로 확실히 그거 하나만은 섬뜩했다.

이 영화는 흡혈귀 물이면서, 흡혈귀가 달랑 세 마리 밖에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드라큐라의 오마쥬와 그 당시 유행하던 공포물을 풍자하려는 의도를 결합하여 하이틴 감각으로 풀어 낸 것이라 뱀파이어 물로서의 완성도는 높은 편이라 할 수 있다.

이 영화가 나온 1980년대 중반에는 '숀 커닝햄' 감독의 '13일의 금요일'과 '웨스 크레이븐' 감독의 '나이트 메어 온 엘름 스트리트'시리즈가 호러 영화계의 양대 산맥으로 자리 잡으며, 호러 영화 계를 신세대 슬래셔 무비의 장으로 만드는데 앞장을 섰기 때문에 뱀파이어물이라는 소재 면에 있어선 시대의 유행을 벗어났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앞서도 말했듯이 이 영화는 하이틴 감각으로 만들어졌고 또 주 관객층을 청소년 층으로 잡았다. 영국의 해머사에서 나온 원조 드라큐라 시리즈처럼 무겁고 음침하지는 않다 이 말이다.

영화 속 세계에선 흡혈귀 영화가 유행이 지났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철저하게 이용했다. 흡혈귀를 소재로 한 심야 공포 프로그램 '프라이트 나이트'란 것을 상징으로 삼으면서, 흡혈귀물이 유행에 뒤쳐진단 이유로 해고 당한 전 진행자 '피터 빈센트'와 그 프로를 유심히 보아온 시청자로서 주인공 찰리가 겪는 모든 일이 현실이다 라고 외치는 흡혈귀 '제리'의 대사 등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 나온 인물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사람은 지금은 고인이 된 도니 맥도월이 연기한 '피터 빈센트'다. 심야 호러 프로그램의 진행자이자 위대한 뱀파이어 사냥꾼으로서 무수한 흡혈귀 영화에 출현한 경력을 가졌지만 한물간 배우로 결국 퇴직 당했는데 사실 그는 이 영화에서 거의 주인공이나 다름이 없는 활약을 보여준다.

흡혈귀가 실존하는 걸 알고 두려움에 떨면서도, 흡혈귀를 없앨 각오를 다지기까지의 전개는 진짜 주인공이나 다름이 없다.

사실 스토리 플롯을 보면 옆집에 새로 이사온 이웃이 뱀파이어란 설정 자체는 참 독특하고 개성이 풍부하지만, 찰리가 피터와 함께 흡혈귀 제리한테 납치 당한 에이미를 구하기 위해 그 집으로 들어가는 건 브람 스토커의 '드라큐라'의 오마쥬다. 아니, 영화적인 측면에서 말하자면 흡혈귀 관련 클레식 호러의 본거지. 영국의 해머사 스타일의 플롯이라 할 수있는데 찰리와 빈센트는 각각 조나단과 헬싱 교수. 찰리의 여자 친구 에이미는 조나단의 약혼자 미나 등으로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사실 제리의 하수인 빌리는 어떤 존재이기에 총에 맞아도 안 죽고 낮에도 멀쩡히 활동을 할 수 있는가? 제리에게 희생된 창녀들은 왜 흡혈귀가 되지 않았는가? 란 의문이 아직 풀리지 않고 틈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그런 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톰 홀랜드 감독은 의외로 정확하게 간파했고 자신이 이 영화를 통해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 정확히 표현했으며 또한 그에 따른 당위성까지 완벽하게 갖추었기 때문이다.

시각적으로 연출의 백미는 그다지 찾아볼 수 없지만, 피터와 제리로 대조해 놓은 대사의 나뉨은 진짜 최고다! 한물간 피터의 투덜거림을 흡혈귀의 실존을 몸소 보여주면서 다시 하는 제리. 그리고 결국 제리가 재로 산화한 뒤 영화가 끝날때 쯤 다시 한번 마지막으로 쇼 프로의 진행자가 되어 흡혈귀물의 종언을 알리는 피터의 모습은 진짜 멋지다.

이후 게리 올드만이 드라큐라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드라큐라'가 흥행을 하면서 다시금 흡혈귀 붐이 일어나고 앤 라이스의 원작을 영화한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와 악동 쿠엔티 타란티노 감독의 '황혼에서 새벽까지 '와 동명의 만화를 바탕으로 한 '블레이드'에 이르기까지 흡혈귀 영화의 붐은 일정한 주기를 타고 시대의 흐름에 맞춰 변화를 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이 영화는 1985년에 나온 공포 영화 중에서도 특히 흡혈귀물에 있어 시대를 대표할 수 있다고 본다.

그다지 무섭지도 특별히 잔인하지도 않지만 코믹한 분위기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깔끔한 공포 영화를 원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하지만 복고풍이라면 질색을 하는 사람에게는 비추천한다. 여기서 말하는 하이틴 감각이란 건 1985년을 기준으로 한 것이기 때문이다.

여담이지만 극중 주인공 찰리 역을 맡은 배우는 '마네킨 2'에서 주인공 '제임스 윌리엄슨'으로 나온 바 있고, 피터 빈센트 역을 맡은 도니 멕도웰은 1999년에 작고했으며 히로인 에이미 역을 맡은 '아다만 베이스'는 못말리는 번디 가족에서 마쉬 역으로 나온다. 솔직히.. 난 이 영화보다 케이블 TV에서 하는 못말리는 번디 가족을 먼저 봤기 때문에 에이미를 본 순간 그만 웃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또 마지막에 TV에서 피터 빈센트가 쇼 프로의 유종의 미를 고하며, 호러 영화계에는 앞으로 외계인의 지구 침공이 시작됐다고 말한 뒤 아주 잠깐 동안 방영되는 영화가 있는데.. 그 영화의 제목은 바로 '옥타맨'이다.

나중에 1990년도에 나온 '조 단테'감독의 '그렘린 2'에서 이 영화에 나온 피터 빈센트와 TV에서 옥타맨을 틀어 주는 장면이 패러디된다.


덧글

  • 메이데스 2008/06/18 23:31 # 삭제 답글

    제가 이 영화를 안봐서 감상부분은 잘 모르겠고;;

    어렸을때 지나가다가 벽에 붙은 포스터 보고

    정말로 기절초풍 할 정도로 놀래서 잠을 못 잤더랬습니다-_-
    (지금 보니 ...이거군요..)
  • 잠뿌리 2008/06/18 23:52 # 답글

    메이데스/ 이 영화는 원작 포스터와 한국 개봉 포스터가 똑같은데 진짜 무섭게 잘 만들었지요.
  • 시무언 2008/06/19 02:17 # 삭제 답글

    어렸을땐 크로우 포스터보고도 무서워했었습니다-_-
  • 잠뿌리 2008/06/19 13:50 # 답글

    시무언/ 그때는 다 그랬지요. 전 캐리 포스터가 특히 무서웠습니다. 돼지피를 뒤집어 쓴 장면을 포스터로 썼는데.. 어렸을 때 정말 무서워했지요.
  • Nurung 2008/06/19 21:12 # 답글

    포스터가 흠좀무 하긴합니다 ^^
  • 잠뿌리 2008/06/19 22:19 # 답글

    Nurung/ 포스터 압박이 큽니다.
  • loco 2008/09/01 08:13 # 삭제 답글

    제가 어릴적 이태원에 살때 동네 담마다 이 포스터가 붙어 있었습니다.
    진짜 어릴적엔 어떻게 무섭던지.. 동네 어른들이 다 떼고 했던 기억이 나네요.
    이건 정말 영화보다 포스터 그림 자체에 귀기가 서려서 지금봐도 섬찟한 느낌이...
  • 잠뿌리 2008/09/01 22:07 # 답글

    loco/ 정말 포인트를 잘 잡은 명 포스터입니다. 보기만 해도 오싹하지요.
  • 헬몬트 2008/09/27 11:36 # 답글

    1986년 당시 포스터 보고 덜덜 떨던

    하지만 영화는 1994년인가 AFKN으로 보고나니..무섭진 않고 밝은 흡혈귀코믹물이어죠
  • 잠뿌리 2008/09/27 21:09 # 답글

    헬몬트/ 포스터만 무섭고 내용은 좀 밝은 하이틴 계열이지요.
  • 헬몬트 2008/11/30 08:39 # 답글

    오.옥타맨 ㅠ ㅠ

    비디오를 5천원이나 주고 사서 소장중입니다

    비디오 표지에 낚여버렸죠
    괴수물로 알고 샀다는! 으칶
  • 잠뿌리 2008/12/01 20:57 # 답글

    헬몬트/ 옥타맨.. 재미있겠네요.
  • 백용권 2009/01/12 23:28 # 삭제 답글

    영화 속에서 뱀파이어 댄드리지는 피냄새를 없애려고 늘 사과를 먹죠..
  • 잠뿌리 2009/01/14 19:00 # 답글

    백용권/ 댄드릿지가 참 괜찮은 뱀파이어 캐릭터였지요.
  • 시몬벨 2018/11/05 22:03 # 삭제 답글

    잠뿌리님이 쓴 프라이트 나이트 시리즈 리뷰 중에 2011년판 리메이크만 없어서 찾아봤는데 기대이상으로 재밌게 봤습니다. 공포영화의 클리셰를 깨는 부분이 은근히 많더라구요. 원작과 달리 리메이크판은 코미디요소는 싹 빼고 공포에만 초점을 맞췄으면서도(대표적으로 오리지널에선 나름 인간적이고 신사적인 면모를 보인 제리가 리메이크에선 항상 피에 굶주려 있고 흥분하면 앞뒤 안가리는 괴물 그 자체), 군데군데에서 원작에 대한 존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잠뿌리 2018/11/06 01:13 #

    그 리메이크판도 언제 기회가 되면 한번 볼 예정입니다. 어쩌다 보니 프라이트 나이트 2 리메이크를 먼저 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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