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 크리쳐 (She Creature, 2001) 요괴/요정 영화




1950년대에 나온 고전 호러 영화 '쉬 크리쳐'를 '세바스티앙 구티에레즈'감독이 2001년도에 리메이크한 작품.

줄거리는 근대 시대에 외딴 시골 마을에서 사기를 치며 간간히 돈을 버는 서커스 단장이 우연히 어떤 노인을 만난 후 진짜 인어를 보게 된 뒤 거기에 현혹되어, 노인을 죽음으로 몰고간 다음 인어를 훔쳐 달아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이 영화의 주체는 바로 그 인어다. '안데르센'의 '인어 공주'가 나오기 이전에 인어 이미지는 바다의 요물로써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사이렌'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사이렌은 매혹적인 노래로 선원들을 유혹해 바다에 빠뜨려 죽인다.

지금 보통 사람들이야 인어 하면 슬픈 사랑 혹은 유쾌한 가재가 나와서 '저 바다 밑'이라며 뮤지컬 노래를 부르는 걸 떠올리겠지만, 16세기 사람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이 말이다.

이 작품에서 사람 형태의 인어 분장은 상당히 괜찮았고 그 분위기도 멋졌으며, 실제 중세 역사에 전해 내려오는 인어의 생태. 돈 많은 귀족 중에 일부는 인어를 집에다 가둬 놓고 키웠다는 삽화까지 그럴 듯하게 재현해낸 게 참 좋았고 아름답기 이전에 무섭기까지한 인어의 이미지 역시 고딕 호러의 매력을 풍겼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런 비쥬얼적 요소만이 장점일 뿐. 스토리나 연출 면에 있어서는 부족한 점이 너무 많은 것 같다. 괴성을 질러 귀에서 피가 흘러 나오게 한다던가, 보통 음식이 아닌 산 사람의 살을 뜯고 피를 마신다는 설정 자체는 좋았으나 그게 전혀 공포스럽지는 않았다. 인간형 인어가 계속 나와서 식육을 하는 장면을 더 적나라게 묘사했다면 또 모르겠지만.. 나중에 가서 변태를 일으키더니 괴물로 변해 선원들을 척살하는 장면에서는 실소를 금치 못했다.

고딕 호러에서 SF 호러로 탈바꿈했다고나 할까? 그리고 사람들이 너무 간단히, 저항한번 하지 못하고 다 죽는데 고어 성도 떨어지고 긴장감도 없는 것 같다. 배 안에서 고립된 상황이라는 설정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듯 싶다. 일부 이름 있는 배역 말고 대부분의 선원은 그냥 죽은 채로 발견됐으니 말 다한 셈이다.

문제는 그런 공포도 주지 못했거니와, 괴물로 변한 인어의 여왕 자체도 그다지 카리스마가 없다는 사실이다. 괴물 형태의 모습은 꼭 무슨 '스타 크래프트'에 나오는 히드라 같이 생겨서 무섭기는커녕 오히려 웃겨서 배를 잡고 뒹굴었다. 총이 통하지 않는 다는 점에 있어 분명 '검은 산호초의 괴물'에 나오는 길맨이나 '심해의 공포'에 나오는 '시라칸스'보다 강하긴 한데 사실상 그들 만큼의 개성이나 호러 요소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감독 나름대로 여운을 남기려는 듯 약간 신경써서 만든 엔딩 역시 전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엔딩 이야기를 더 하면 네타가 되겠지만 결론은 논리적으로 뒷받침 되지 않은, 만든 사람의 기분 뿐인 엔딩은 관객을 우롱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고 생각한다.

초반에 잘 만든 분위기를 나중에 가서 망쳐버린 영화. 그래도 인어를 공포의 소재로 사용했다는 것 자체는 꽤 괜찮았다. 괴물 인어의 활약을 보고 싶은 사람에게 권해주고 싶은 작품이다.


덧글

  • 정호찬 2008/06/17 23:30 # 답글

    여기 인어는 이빨만 안보였으면 좋았을 것을. -.-;
  • 시무언 2008/06/18 00:33 # 삭제 답글

    그냥 b급을 보는 마음가짐으로 보면 되겠군요
  • 진정한진리 2008/06/18 02:04 # 답글

    히드라랑 닮았다니(......)
  • 잠뿌리 2008/06/18 11:00 # 답글

    정호찬/ 이빨이 보인 시점에서 끝장이었죠.

    시무언/ 인어를 공포 소재로 삼은 건 좋은데 디자인이 최악이라 B급이 된 것 같습니다.

    진정한진리/ 히드라를 닮았습니다..
  • BLAZE 2008/06/18 23:32 # 답글

    헉 칼라 구지노....신시티에서 그 아름다운 몸매를 선보였던 아가씨,.,,
  • 잠뿌리 2008/06/18 23:53 # 답글

    BLAZE/ 이 작품에서도 한 몸매하죠 ㅎㅎ
  • 떼시스 2009/08/17 13:52 # 삭제 답글

    한국에선 셀마 헤이엑이나 제니퍼 로페즈에 밀린 감이 있지만 괜찮은 외모와
    연기력을 갖춘 라틴계배우라고 생각됩니다.
    이 영화에서는 별로일지는 몰라도
  • 잠뿌리 2009/08/17 19:28 # 답글

    떼시스/ 한국에선 인지도가 어쩐지 낮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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