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모자의 진실 (2006) 미국 애니메이션




2006년에 코리 에드워즈 감독이 만든 작품.

내용은 마을의 음식 레시피가 마구 사라지는 와중에 빨간 모자와 할머니, 늑대, 나뭇꾼이 오두막집에서 한데 엮이며 모두 진범으로 의심되는 상황 속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고전 동화 빨간 모자의 캐릭터와 구도를 가지고 와서 추리물로 새롭게 만든 것이다.

솔직히 이 작품의 관객몰이는 애니 자체가 재미있기 때문이 아니라, 연예들의 육성에 낚인 것이라 생각한다. 처음에 이 작품의 트레일러 영상을 봤을 때는 하도 연예인 육성이 어쩌구 떠들어 대길레 흥미가 동하기도 했고 또 미국에서 만든 애니인 줄도 몰랐다.

대부분의 관객들이 이 작품이 미국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한국 애니메이션인 줄 알았다고 하니 말 다한 셈 아닌가?

원작이 무슨 디즈니나 드림윅스의 유명 애니메이션도 아닌 만큼 국내에 개봉하면서 내세울 건 연예인 육성 밖에 없었던 작품이라, 연예인의 성우 도전이 얼마나 잘됐는지 봐야 하는 게 포인트다.

사실 인기 연예인들이 본격적으로 애니메이션 성우 작업에 참여한 작품은 1995년에 나온 돌아온 홍길동으로 당시 쟁쟁한 스타들, 김민종, 신현준, 채시라, 노영심 등이 참여했지만 성우로서 일말의 존재 가치를 찾아볼 수 없는 개구린 육성 연기로 욕이란 욕은 모두 집어 먹고 역사 속에 묻힌 바 있다.

이 작품에 성우로 참가한 연예인은 돌아온 홍길동의 미남미녀들이 아니라 강혜정을 뺀 나머지가 김수미, 임하룡, 노홍철 등 개그 이미지 내지는 독특한 개성을 뽐내는 사람들이다.

성우 연기에 관해선 국내 애니메이션을 많이 봐 온 시청자 내지 관객의 관점에서 볼 때 빨간 모자 역의 강혜정은 빵점. 빨간 모자 캐릭터 자체가 비중과 존재감이 떨어지고 매력이 없어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강혜정의 육성 연기는 못들어줄 수준이었다.

엽기 할머니 김수미는 나름 괜찮지만 두 번 듣기는 좀 그렇고 폴짝이 임하룡은 너무 의식적으로 목소리 까는 티가 나서 2% 부족했다. 오히려 성우 연기에 새로운 발견이라면 노홍철이라고 할 수 있는데 특별히 잘했다기 보단 수다쟁이 다람찍사의 캐릭터와 목소리 매치가 너무 잘됐기 때문에 좋게 보인 것이다.

하지만 역시 육성은 애니메이션 전문 성우를 따라가지 못한다.

육성을 떠나서 애니메이션 자체로 볼 때도 그리 재미가 있지는 않다. 불량소녀 빨간 모자와 익스트림 스포츠 취미의 엽기 할머니, 늑대 기자, 선량한 나뭇꾼 등 원작의 캐릭터를 살짝 비튼 캐릭터들을 내세웠다고는 하나 누구 하나 톡톡 튀어오르지 않는다.

빨간 모자는 솔직히 불량소녀라는 게 하나도 메리트가 없는 것이 아마도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만 공감하겠지만 다크 스토커즈 시리즈의 비렛타 정도 되야 이거이 참 독특한 놈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지 단지 싸움만 좀 하고 틱틱거린다고 개성이 부여되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빨간 모자는 거의 활약이 없고 사실 주인공은 엽기 할머니에 가까우며, 늑대 기자와 더불어 가장 존재감이 있다 보니.. 제목을 빨간 모자의 진실이 아니라 엽기 할머니의 모험이라고 하는 쪽이 더 나았을 것이라 본다.

언뜻 보면 추리물의 구조를 띄고 있지만 그냥 오두막에 모인 사람들 알리바이를 듣고 모두와 관계를 가진 한 사람을 찾아가니 추리고 자시고 간에 이 색기가 범인이야! 가 막판 클라이막스가 아닌 후반부에 밝혀지기 때문에 상당히 맥 빠지는 전개인 데다가 무엇보다 중요한 라스트 액션 씬이 졸라 허무하게 끝나 재미가 없는 것이다.

사실 상 이 작품은 드림윅스의 슈렉처럼 획기적이고 파격적인 게 아니라 단지 살짝 비튼 흉내를 낸 동화 속 캐릭터의 전형적인 이야기를 하는데 지나지 않는다. 아주 약간의 재치 있는 장면이 있긴 하지만 너무나 뻔하고 단순한 내용이 치를 떨게 만든다.

언론에선 권선징악과 선남선녀의 디즈니 동화에서 탈피했다 뭐다 하지만 결국 악당은 야망이 분쇄되어 경찰에 잡혀 들어가고 빨간 모자 일행은 무사히 다시 만나 행복하게 살며 끝나는데 도대체 어딜봐서 구시대 디즈니 동화에서 탈피한 건지 모르겠다.

단순히 성우 기용의 문제를 떠나서 이 작품을 미국이 아닌 한국 애니메이션으로 알았다 라는 평가는, 오히려 긍정적이 아닌 부정적인 측면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간 한국의 3D 애니메이션이 밟아 온 행보를 돌이켜 보면 위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을 거라 본다.

결론은 비추천. 오로지 스타 성우 시스템 하나만에 의존해 팔아먹으려는 상술의 안이한 애니메이션이다. 어째서 애니메이션 개봉 후 백만 관객을 동원한 흥행 성적임에도 불구하고 애니메이션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나오지 않고 스타 성우에 관한 이야기만 줄창 나오는지 한번 생각해 보자. 그게 바로 헛점이다.


덧글

  • 진정한진리 2008/06/15 00:29 # 답글

    확실히 연예인을 성우로 기용하는 마케팅은 미국같은 해외쪽이 더 낫다고 생각됩니다. 우리나라도 아주 나쁜것은 아니지만 미국에 비하면;;
  • Mr.오션잼 2008/06/15 09:12 # 삭제 답글

    고3, 수능이 끝나고 정치 시간에 선생님이 이 영화를 보여주셨습니다.
    더빙 판으로요.

    참 이상하게 봤던 기억이 납니다.
    유명 연예인들을 성우로 기용했다고는 하지만...
    애니메이션 일반 성우들에 비해서 어색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 때문에 스토리에 집중을 할 수가 없었네요
  • fkdlrjs 2008/06/15 09:44 # 삭제 답글

    연예인 성우얘기만 들어도 욕이 나옵니다.
  • 잠뿌리 2008/06/15 22:53 # 답글

    진정한진리/ 슈렉도 스타 성우를 기용했지만 그쪽은 상당히 괜찮았지요.

    Mr.오션잼/ 스타 성우 기용 떄문에 애니 퀄리티가 더욱 하락한 것 같습니다.

    fkdlrjs/ 스타 마케팅이겠지만.. 실제로 애니의 퀄리티를 떨어트리는 주범이죠.
  • 헬몬트 2008/09/27 11:08 # 답글

    성우들 더빙이 더 좋지..정말이지..

    잠깐 나오던 그 염소할아버지를 맡던 이인성 님 연기는 정말 좋았는데
  • 잠뿌리 2008/09/27 20:59 # 답글

    헬몬트/ 그 성우 외에 나머진 다 별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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