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아이 2 (The Eye 2, 2002) 2020년 중국 공포 영화




'디 아이'. 2002년에 '옥사드 팡', '대니 팡' 형제들에 의해 만들어진 홍콩산 호러 영화로, 영화 보는 눈이 높기로 소문 난 톰 크루즈가 보자마자 저작권 계약을 맺은 작품. 2년 후인 지금 현재, 그 대단한 작품의 속편이 개봉했다.

내용은 유부남을 사랑했던 조이가, 그에게 버림 받자 실연의 아픔으로 자살을 결심하는데 그 과정에서 죽지 않고 살아나 임신 12주라는 선고를 받고 출산을 하기 전까지 귀신을 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디 아이의 속편이긴 하나, 설정이나 스토리 구조, 배경을 보면 시리즈물이라고 할 수가 없다. 디 아이. 원제는 견귀인데, 견귀란 본래 선천적으로 영령이 뛰어난 사람으로 어려서부터 초자연적인 현상을 볼 수 있는 그런 것이다.

전작에서는 주인공 '문'이 태어날 때부터 눈이 보이지 않는 시각 장애인이었는데 견귀의 각막을 이식 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상당히 맛갈스럽게 잘 만든 반면 이번 작품에서는 견귀의 견자도 나오지 않는다.

포스터 찌라시에는 내 아이의 눈에 귀신이 보인다 라는 말을 하고 트레일러 동영상에서는 그럴싸한 장면만 편집해서 보여주었지만, 솔직하고 냉정한 심정으로 정말 개구리다. 팡 형제들이 무슨 뽄드라도 마시고 맛이 간 모양인지 왜 이렇게 망가졌는지 모르겠다.

견귀를 주제로 하지 않았기에, 주인공이 보는 귀신은 설득력도 없거니와 보는 횟수 또한 크게 줄었다. 플레이 타임 16분 만에 처음으로 약 5초간 귀신이 등장한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쉴틈 없이 무섭고 충격적인 장면을 보여준 전작과 너무나 다르면서 치명적인 단점이라고 할 수 있다.

영화 내내 주인공이 헤어진 애인을 그리워하며 스토킹하고 전화질을 해대는 초 짜증나는 전개로 진행된다. 주인공 역을 맡은 배우인 '서기'는 솔직히 연기력은 영 아니다. 최저, 최악이다. 비명을 지르던, 울든 둘 중 하나는 잘해야 공포 영화의 히로인이로서 제 몫을 하는 거라 할 수 있는데.. 그녀는 둘 다 아니다.

팡 형제가 미친 게 아닐까 의심스러웠던 또 다른 장면은, 임산부이자 정말 짜증나는 설정을 가지고 눈에 거슬리는 행동을 마구 해대는 주인공을 사회의 용서와 이해를 받는 다는 사실이다. 자신을 덮치려 했던 남자의 얼굴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사정 없이 물어 뜯어 40바늘을 꽤매게 하고 호텔 레스토랑에서 난동을 부렸는데도 불구하고 '임산부니까 예민해질 시기다'라는 말 한 마디로 경찰의 옹호를 받으니 도대체 뭘 어쩌란 건지 모르겠다. 홍콩의 법이 원래 그런 건지도 모르겠지만 객관적인 시각으로 볼 때 이런 점이 오히려 귀신 보다 더 현실성이 떨어진다.

이 작품이 슬로건으로 내세운 건 사실 견귀가 아니라 태아의 공포다. 귀신 들린 태아 라고 축약할 수 있는데, 태아의 공포를 다룬 영화가 너무나 많아서 식상하게 다가온다. 우리 나라만 해도 '하얀 방'과 드라마 'M'같은 게 있지 않은가? 낙태아랑 태아의 공포는 다르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기본 골자는 같다.

초음파로 촬영된 태아를 공포스럽게 묘사해 미스틱 사이언스 호러를 표방하는 건 개소리요 오만이자 착각에 불과하다. 그리고 실제로 그 장면은 영화 상에서 부각되지 않았다. 영화 내내 주인공의 개 뻘짓 불륜 스토킹만 줄창 보내주고 정작 중요한 귀신은 하나도 무섭지 않은데 무슨 얼어죽을 심령과 과학의 매력적인 조우냐?

국내 찌라시의 홍보 문구는 진짜 언제 봐도 현란하다.

놀라운 건 디 아이 2가 아시아 박스 오피스를 점령 중이란 사실. 이런 개 같은 영화가 전작보다 3배가 넘는 흥행 기록을 세우다니. 아무래도 트레일러 동영상의 힘이 큰 것 같다. 게다가 실제로 찌라시 문구에는 톰 크루즈를 넉다운 시킨 그 화제작!이라고 나오기 때문에 관객들을 자극한다(실제로 톰 크루즈가 저작권을 산 건 2가 아니라 1이다)

이건 어쩌면 내가 남자라서 여성향 공포를 이해할 수 없어 재미를 느끼지 못한 건지도 모른다. 슬로건이 태아의 공포인데, 귀신이 태아를 통해 환생하려고 주인공에게 접근한다 라는 것이 주체를 이루기에 출산의 고통을 겪는 혹은 겪어야 할 여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인간적으로 볼 때 그걸 떠나서 너무나 재미가 없었다. 서기의 연기력은 아주 바닥을 빡빡 기고, 주인공 조이의 캐릭터 성도 진짜 아주 때려 죽이고 싶으며 죽어도 동정이 안 가는 그런 스타일이었으며 무엇보다 태아의 공포와 귀신 보다 조이의 불륜 행각에 촛점을 맞춰서 아주 보는 내내 짜증나 미치는 줄 알았다.

결론은 실패작. 아시아 박스 오피스의 흥행 기록은 사실 믿을만한 구석이 없다. 2003년 최악의 아시아 영화라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트윈 이펙트'. 원제 '천기변'조차 아시아 박스 오피스에서는 높은 인기를 구사했기 때문이다.

천기변 때도 그랬지만, 홍콩 오피스의 흥행 성적만 가지고 아시아 박스 오피스라고 교모하게 말을 바꾼 찌라시가 정말 존경스러워진다.

포스터 항의 사건으로 유명한 건 디 아이 1이다. 그런데 그걸 디 아이 2로 또 말을 교모하게 바꿔 놓았는데... 눈 없는 녹색 얼굴의 포스터는 디 아이 1이고 디 아이 2는 충혈된 눈 부릅뜬 태아니 사기를 치려거든 좀 제대로 치란 말이다!

여담이지만, 그나마 한 가지 건질 만한 건 영화 상에 나온 귀신 중에 중화권의 괴담에 나오는 주인공들이 있다는 것이다. 앞 뒷모습이 똑같은 변발 아가씨와 밤 12시가 넘어갔을 때 어떤 사람이 '지금 몇 시냐'고 물으면 절대 대답하면 안 된다는 비화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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