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령 (주사령:Curse Death.&.Spirit, 1992) 귀신/괴담/저주 영화




1992년에 3명의 감독의 각각의 단편 영화를 하나로 묶은 옴니버스 호러 영화다.

내용은, 첫 번째 편이 일본 전통의 인형인 히나 인형의 저주를 소재로 한 히로시 타카하시 감독의 '저주 받은 인형' 두 번째 편은 남편의 죽음을 잊기 위해 아들과 함께 산으로 캠핑을 간 아내가 폭포에서 자살한 여자의 혼령에 의해 아들을 빼앗길 위기에 처하는 아키히코 시오다 감독의 '사령의 폭포' 세 번째 편은 경기불황으로 저택에서 자살한 일가족 중 딸의 혼령이 머무르는 유령 여관에 투숙한 소녀(?)들 이야기를 다룬 나카다 히데오 감독의 '유령이 나오는 여관' 이렇게 3편의 영화로 구성되어 있다.

타이틀이 의미하는 주사령은, 저주,죽음,영으로 원제는 주사령, 영제는 커즈 데스&스피릿츠다.

저주받은 인형은 연극부원 사토미가 집 창고에서 처박혀 있던 히나 인형이 밤마다 부르는 소리를 듣고 인형 속에 들어가 있는 게 죽은 여동생인 줄 알지만 실은 그게 악령이며 사토미가 혼자 있을 때를 노리는 무서운 존재가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하지만 아무래도 시대가 시대이니 만큼 특수 효과 기술력이 딸리는 건지 히나 인형의 고개가 돌아가고 눈동자를 굴리는 모습은 아무리 봐도 무섭지는 않다. 공포 분위기 조성 정되는 될 것도 같았지만 막상 공포의 실체라 할 수 있는 히나 인형이 등장하면 정말 김이 팍 센다.

그래도 이 에피소드의 히나 인형은 1995년 마츠오카 조지 감독, 마에다 아이 주연의 화장실의 하나코에 많은 영향을 준 것 같다. 화장실의 하나코도 사실 하나코의 실체가 화장실 귀신이 아니라 히나 인형인데 이 작품과 분위기가 비슷하다.

다만 1995년에는 그래도 특수효과 기술력이 높아져 히나 인형이 입을 딱딱거리며 제법 그럴 듯하게 연출되어 있었지만 이 작품은 그 3년 전의 작품이다 보니 움직이는 건 머리랑 눈동자뿐이다.

사령의 폭포 같은 경우는 일단 산에 놀러왔다가 아들을 잃어버려 폭포로 뛰어내려 물귀신이 된 여인의 사악한 혼령이 모녀를 위협한다! 라고 스토리를 압축시킬 수 있다.

물귀신의 묘사가 제법 괜찮은데 특히 밤에 텐트 안에서 잠을 자는데 머리가 축축해서 눈을 떠보니 머리맡에 물이 흥건이 고여 있고 그 안에서 물귀신이 얼굴을 쑥 내밀어 속삭이듯 말하는 장면이 백미라고 할 수 있지만 주인공 모녀의 죽은 남편의 혼령이 슝하고 튀어나와 물귀신을 쫓아내는 엔딩 장면은 너무 뻔하다 못해 닭살마저 돋았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 나온 물귀신은 링의 사다코 전신 격이라고 할 수 있다. 링의 감독 나카다 히데오와 링의 각본가 타카하시 히로시가 이 작품에 참여해 각각 한 작품씩 감독을 맡은 만큼 링에서 사용된 일부 연출의 원작을 여기서 찾아볼 수 있는 것이다.

유령이 나오는 여관은 경제불황으로 가족 공동체가 파괴되고 홀로 저택에 남아 병에 걸려 죽은 여자의 원혼이 거울 안에 봉인되어 있다가 그걸 연 순간 해방되고 투숙객인 주인공 일행 중 한 명인 유카리가 화장대에 있는 매니큐어를 몰래 꺼내 바르다가 귀신에 들리는 이야기인데 솔직히 세 작품 중 제일 재미없었다.

하지만 그 중에 링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 같다.

앞모습은 보여주지 않고 뒷모습만 긴 생머리를 늘어트려 얌전히 앉아 머리를 빗는 것 등은 영화 링에서 사다코가 거울을 보며 머리 빗던 장면을 연상시킨다.

그리고 귀신 들린 유카리가 목을 ㄱ자로 옆으로 기울인 채 긴 머리를 아래로 치렁치렁내리고 하얀 원피스를 입고 뚜벅뚜벅 걸어오는 모습은 사다코의 전신이라 불러도 무방하다. 사다코와의 차이는 원피스에서 소복으로 바뀌고 머리가 ㄱ자로 기울어진 것에서 한쪽 머리카락으로 얼굴 반을 덮고 나머지 얼굴에 눈만 노출시켰다는 점 정도다.

이 작품은 나카다 히데오 감독의 감독 데뷔작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솔직히 퀄리티가 그렇게 높지는 않다. 나카다 히데오 감독의 작품이 호러 장르에 맞춰 무서워지기 시작하고 또 감독 자신의 재능이 빛을 발하기 시작하는 건 이 작품으로부터 4년 후인 1996에 만들어진 여우령 때부터다. 그때 각본을 타카하시 히로시가 맡았는데 그 두 사람은 바로 이 주사령 제작에 참여하면서 만나게 된 것이라고 한다.

결론은 평작. 솔직히 재미나 무서움 자체는 별로 없다. 다만 나카다 히데오, 타카하시 히로시 등 20세기 일본 J호러를 대표하는 주자들의 호러 장르의 감독 데뷔작이란 점에 있어 J호러 역사상 나름대로 의의는 있을 것이라 본다.

나카다 히데오의 1985년 데뷔작 상자 안의 여자는 닛칸 포르노고 히데오는 조감독을 맡았으며, 타카하시 히로시의 각본 데뷔작은 1988년에 나온 A사인 데이즈로 호러물이 아니라 전쟁물이었으니 본격적인 호러물 참가는 이 주사령 제작 참여로 보는 게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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