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명왕 (2004) 쿠소 게임 리뷰

 

* 시작하기에 앞서 *

 

예전에 어떤 곳에서 세가의 콘솔 기기인 메가드라이브로 나온 게임 랭킹 515위를 매긴 적이 있는데 그때 최하위권에 머물렀던 게임 중에서도 4개의 작품은 '사대 천왕'이라고 불렸다. 물론 이건 소드 오브 소단과 데스 크림존처럼 매니아 팬층을 형성하지 못해서 공식적인 호칭이 아니라, 불특정 다수의 비공식적인 호칭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 호칭이 공식이냐 비공식이냐의 여부가 아니라, 메가드라이브를 대표하는 쿠소 게임.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여기서 소개를 하고자 하는 게임은, 메가드라이브 쿠소 사대 천왕이란 비공식 호칭을 갖고 있는 작품 중 하나. 국내에서는 '너구리'란 제목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폼포코'를 만들었으나, 회사 이름은 그리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시그마'에서 만든..

 

사천명왕이다. 이 작품은 1990년에 나왔으며, 이후 메가드라이브 타이틀 랭킹에서 499위를 차지해 간신히 500위 이하로 떨어지지는 않은 턱걸이 쿠소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옥션 경매에 올라온 사천명왕 롬팩. 경매가는 시작가 1000엔에서 동결. 그리고 아직까지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사진자료 출저 : 야후 옥션)

 

장르는 횡 스크롤 액션. 플레이 인원수는 2인 동시 지원 가능. 발매 연도는 1990년. 메이커는 시그마. 스토리는 신에게 선택 받은 4명의 주인공이 사천명왕의 힘을 빌려 지구를 아수라의 마수로부터 지킨다는 것이다.

 

오랜만의 특별기획이니 자잘한 이야기는 그냥 대충 넘기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다. 이 게임은 소드 오브 소단 만큼의 공력을 가진 게임은 아니니 너무 부담갖지는 말아라. 그다지 대단한 것도 없으니 분량은 그리 길지 않다는 점을 미리 유념해두길 바란다.

 

* 플레이 일지 *

 

타이틀화면. 사천명왕이란 제목만 딱 보면 졸라 뽀대나 보인다. 불교에 오대존명왕이나 사천왕도 아닌, 사천명왕이라니. 한자 글씨 위에 친절하게도 히라가나를 영어로 발음한 것도 적혀 있다. 뭔가 굉장히 신경을 써서 만든 티가 보여서 아주 조금은 감동먹었다.

 

옵션 모드. 여기서 고를 수 있는 건 노멀/하드. 달랑 두 개 뿐인 난이도와 공격, 점프, 스패셜 등의 키 버튼 위치. 그리고 사운드 테스트가 전부다. 아무래도 꼼꼼하게 만든 타이틀 화면 뿐인 모양이다 라고 바로 직감할 수 있었다.

 

게임을 시작하고 처음에 고를 수 있는 스테이지 수는 총 여섯 개. 평야, 도시의 거리, 산악지대, 항구, 숲, 미래 기지 등이 있으며 해당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또 다른 스테이지를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나중에 고르는 스테이지일수록 난이도는 더욱 높아진다.

 

플레이어 셀렉트 화면. 닌자 코타로와 쿠노이치 아야네. 스님 키넨보우. 사무라이 센시로. 네 명 다 생긴 게 다 틀린 만큼 공격 방식도 다른데. 일단 개임을 진행하다가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때에 스타트 버튼을 눌러 이 셀렉트 화면 안으로 들어와 캐릭터를 교체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1988년에 코나미에서 나온 '와이와이'월드와 비슷한 방식이라고나 할까?

 

일단은 얼굴에 나 주인공이요 라고 써붙인 듯한 캐릭터인 코타로를 골라 보았다.

 

기본 기술이라고 할 것도 없이, 그냥 이 녀석이 사용하는 샷. 즉 총알은 바로 표창. 일직선 방향으로 날아가는 무기다. 게임 시스템상 위로 쏠 수는 있지만, 대각선이나 아래로 쏠 수는 없다. 가까이 다가가면 칼질을 한다던가 샷이 여러 개 준비되어있어 편의에 맞춰 바꿀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일단 샷 버튼을 꾹 누르고 있으면 몸에서 기가 차서 P 게이지가 올라가는데 이때 중간과 맥스 상태 때 서로 다른 기술이 나온다. 코타로의 경우 중간까지 가면 화이어볼. 맥스 상태에서 쏘면 화염룡이 나간다.

 

A버튼 공격. B버튼은 점프. C버튼은?

 

스패셜 공격. 슈팅 게임의 폭탄 개념으로 번쩍번쩍하며 화면 상의 적을 일순간에 쓸어 버리는 기술이다. 보스가 아닌 이상 어떤 적이든 단 한방에 쓸어 버릴  수 있고 또 총알 상쇄까지 가능하지만 문제는..

 

한 스테이지에서 한번씩밖에 못쓴다

 

그래도 네명 당 한번씩이니 총 네 번 쓸 수 있는데 뭐가 문제냐고?

 

그게 이 게임은 말이 좋아 액션이지 실은 거의 횡 스크롤 슈팅에 가까운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잘 생각해 보라. 기를 모아서 강한 공격을 할 수 있고, 특정한 파워업 아이템을 먹고 샷 위력을 높이며 위기 상황에 놓였을 때 스패셜 무기. 즉 폭탄을 사용해 화면 상의 적과 총탄을 점멸시키는 것. 이게 슈팅이 아니면 도대체 뭐란 말인가?

 

슈팅 게임에서 폭탄을, 한 스테이지에서 한번씩밖에 못 쓴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암울할지 한번 생각해 보자. 왠만한 슈팅 게임은 다 원코인으로 클리어하는 명인이 아닌 이상 좀 문제가 많다.

 

아이템. 일단 게임 상에 나오는 아이템 종류는 한 다섯 가지 정도되는데 모두 다 이런 복숭아 모양을 하고 있다. 지금 사진에 보이는 하얀 색은 바로 샷의 위력 강화. 플레이어 셀렉트를 통해 캐릭터를 바꿔 이런 파워업 능력치를 축적할 수도 있다.

 

점프. 사진 상에 보이는 게 플레이어 캐릭터의 최대 점프력이다. 진짜 이 게임에 나오는 주인공 일행은 스페랑카의 랑카군 못지 않은 약골들이다. 점프 높이가 저정도이다 보니 적의 총탄은 물론이고, 적이 다가오는 것 조차 미묘한 차이로 피하지 못해 그대로 얻어 맞고 만다.

 

삼각뛰기? 하이 점프? 그런 건 사치에 불가하다. 거기다 이동 속도도 느리니. 그야말로 엎친데 덮친 격. 버벅거리는 이 움직임이야말로 게임의 난이도를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다.

 

 게임 진행을 하다 보면 죽는 일이 일쌍다반사. 맞아 죽는 건 둘째치고 대부분 구덩이 함정 같은 곳에 빠져 죽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는데. 문제는 이렇게 죽은 캐릭터는 다시 살아나질 않는다는 사실. 거기다 더 큰 문제는 게임오버 당한 뒤 컨티뉴를 하지 않는 이상 아무리 게임 진행을 많이 해도 절대로 살아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게임오버를 당한 뒤 컨티뉴를 하면 그동안 파워업했던 게이지가 모두 리셋 되면서 무의 상태로 돌아가기 때문에 상당히 빡세다.

 

그나마 다행인 건 자코들의 맷집이 그리 세지 않다는 점. 난이도 노멀을 기준으로 대부분의 졸개들은 한방. 맷집이 좀 세야 두 셋방 맞고 나가 떨어진다. 공격 패턴은 단순. 나오는 적도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설정 상의 난이도는 그리 높지 않다.

 

다만 게임 시스템상 주인공 움직임이 워낙 더디기 때문에 게임이 어려워진 것이다.

 

락 스테이지의 보스 해골. 여기까지 오는데 걸린 시간은 약 1분. 보스전까지 오는 스테이지의 길이가 너무 짧아서, 처음에는 이놈이 진짜 보스인지 아닌지 의심이 갔을 정도다.

 

이동 패턴은 포물선을 그리며 좌우로 움직이는 게 끝. 공격 패턴은 손을 까딱거리다가 하나 하나씩 아래로 쑥 내리는 것과 입에서 토하는 세 개의 불꽃. 그게 끝. 더 이상은 없다. 히트 포인트는 머리라서 그냥 앞뒤로 천천히 움직이다가 기 모아서 위로 퍽퍽 치다 보면 쉽게 깰 수 있다.

 

2스테이지는 시티. 이번에 고른 캐릭터는 쿠노이치인 아야네. DOA의 아야네를 떠올리면 많이 곤란한 외모를 가진 인물이다.

 

기본 샷은 폭탄. 일직선이 아니라 포물선을 그리며 아래로 떨어지기 때문에 타격 포인트가 굉장히 거시기하다. 쉽게 말해 화면 끝에서 이걸 쓰면, 맞은 편 끝에 있는 적에게 피해를 입힐 수 없다 이 말이다. 땅에 떨어진 폭탄은 펑하고 터지면서 불꽃을 일으켜서 아주 짧은 시간이긴 하지만 가까이 다가온 적에게 피해를 주기는 하지만 그래도 역시 성능은 그리 좋지 못한 편이다.

 

맥스 상태의 샷은 회오리 바람. 폭탄이 포물선을 그리며 아래로 내려갔다면, 이 회오리 바람은 대각선 위로 올라간다. 그래서 뭔가 굉장히 언벨런스한데.. 정말 이상하게도 이런 샷 구조가 오히려 보스전에는 큰 도움이 된다.

 

2스테이지의 보스.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는 전 라운드의 보스 중에서 진짜 가장 약하고 별볼일 없고, 보스가 아닌 쫄다구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정말 놀랍게도 다양한 기술을 가지고 있다. 우선 첫째가 위의 사진에서 보이는 단검 던지기.

 

둘째가 점프.

 

셋재가 칼로 찌르기다.

 

응? 지금 장난하는 거냐고? 저 정도는 누구나 다 할 수 있고 더블 드래곤에 나오는 말단 졸개보다 못하다고?

 

믿기 어렵겠지만 이건 정말 사실이다. 저 3개의 이동 및 공격 패턴이.. 플레이어 셀렉트 라운드 6개에 나오는 여섯 명의 보스 중에 가장 다양한 것이다! 만약 너무 쫄다구처럼 생겨서 오해를 한 사람이 있다면,

 

'사람은 겉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는 말을 떠올리며 반성하기 바란다.

 

3번째 스테이지는 바로 산악지역. 이번에 고른 캐릭터는 스님인 키덴보우.

 

사실 인상만 보면 스님이라기 보단 산적에 가깝지만, 일단 기본 샷이 염주인 걸로 봐서 스님은 맞는 모양이다. 근데 이 염주는 아야네와 정 반대로 위쪽으로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다. 그래서 좀 면적이 작은 적은 절대 맞출 수 없으며 또 거리 차이가 멀면 그냥 다 빗나가 버린다.

 

맥스 공격은 번개 3방. 언뜻 보면 파워가 졸리 쎄 보이지만, 사실 3방 다 맞추기가 좀 어렵다. 그래서 오히려 파워 짱은 코타로다.

 

샷 게이지를 꽉 채우면, 샷을 모으지 않아도 그냥 바로 맥스 공격을 할 수 있게 된다. 이 상태가 되면 진짜 주인공은 1/3 정도 무적. 밸런스도 엄청 붕괴되서 보스전을 치룬다고 해도, 적으면 3방. 많아야 5방 정도 정통으로 맞추면 바로 클리어를 할 수 있을 정도다.

 

산악 스테이지의 보스인 스톤 골램. 도대체.. 얼마나 보스 만들기가 귀찮으면, 1스테이지에 나왔던 그 머리 골렘을 가져다 쓴 걸까? 기억이 나질 않는다면 스크롤을 위로 올려보아라.

 

본체는 움직이지 않고 머리만 움직이며 목구멍에서 돌을 뿜는 것으로 이동/공격 패턴 끝. 돌이 무더기로 날아오는 것도 아니고, 골램 머리가 어지럽게 움직이는 것도 아니며 정해진 루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고수하기 때문에 그냥 제자리에 서서 폴짝폴짝 뛰면서 샷을 날려도 바로 깰 수 있다.

 

4번째 스테이지는 항구. 이번에 고른 캐릭터는 사무라이인 센시로. 일단 생긴 건 코타로 보다 낫고 만약 쿠소 게임이 아닌 메이저 게임이었다면, 적지 않은 인기를 얻으며 이누야샤에 나오는 셋쇼마루의 전신이란 말을 들을 것 같다.

 

기본 샷은 칼 던지기. 사무라이인데 장검은 안 쓰고 단검을 던지다니. 이런 점이 바로 액션이 아닌 슈팅이란 사실을 반증하는 게 아닐까 싶다. 아무튼 공격 스타일은 직선형. 코타로와 비슷하지만, 기 모아서 쓰는 샷이 완전 다르다.

 

맥수 공격은 부메랑 던지기. 아니 부메랑 같이 생긴 기파 던지기. 저걸 칼이라고 하기는 좀 어폐가 많다. 왜냐하면 사무라이는 검을 자기 생명처럼 소중히 여기기 때문에 함부로 던지지 않는 게 정상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저 기술은 부메랑 효과를 가진 기술로 직선 방향의 앞뒤로 붕붕 날아가는데 타이밍을 잘 맞춰서 사용하면 두 번 연속으로 쓸 수 있다. 하지만 역시 고타로의 똥파워 화염룡 쪽이 더 좋다.

 

항구의 보스. 도대체 스테이지 이름은 항구인데, 배는커녕 바다. 아니 바다로 추정되는 파란 색깔의 부분 배경은 여기서 한번 나오는 걸까? 여하튼 이 보스는 딱 보면 분홍색 슬라임 같은 게 좌우로 막 움직이는 거 같은데..

 

일정 패턴에 맞춰 갑자기 위로 쑥쑥 자라나 액체인간처럼 변해서 액체 총알을 쏘아댄다. 물론 공격 패턴은 저거 하나가 끝! 다른 공격은 일절 없다. 몸에 닿으면 데미지를 입는데 그것과 저 총알 공격만 주의하면 된다. 좀 걸리적거리는 건 히트 포인트가 머리라는 점. 시스템상 점프가 랑카군 수준이다 보니 천상 저 몸뚱이가 줄어들거나 혹은 길어질 때를 노려서 한 대씩 치는 수밖에 없다.

 

5스테이지는 숲. 구멍 아래로 떨이지면 바로 죽어 버려서 게임 오버 당하기 전까지 부활할 수 없기에, 이 스테이지가 상당히 빡세다.

 

이번 스테이지의 보스는 이름 모를 축생. 무슨 동물이라고 불러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지만 저 보라색이 왠지 모르게 거슬린다. 왜날뷁! 스꾸임! 락 매니아!.. 같은 대사는 물론 하지 않는다.

 

공격 패턴은 몸을 돌돌 몰아서 빙빙 돌면서 튕기는 게 끝. 이런 시츄에이션이면 땅을 타고 쌩하고 달려오거나 벽을 마구 튕겨서 대각선 방향으로 어지럽게 움직이는 것도 생각할 수 있지만, 일단 이 게임에서는 그냥 탱탱. 쉽게 예를 들자면 '팡팡'의 파란색 구슬 같은 움직임을 선보인다. 계속 튕기다가 본 모습으로 잠깐 돌아왔을 때 다구리치면 바로 이길 수 있다.

 

6스테이지는 미래 기지. 언뜻 보면 뭔가 기계적인 게 잔뜩 튀어나올 것 같지만. 그런 기대를 하면 실망이 매우 클 것이다.

 

이번 스테이지의 보스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괴생물의 눈깔.

 

일정한 주기에 따라 눈깔 괴물의 좌우를 막고 있던 전기 장막이 휭하니 날아오는데. 이동 패턴이 달랑 하나다. 주기에 따라 한번, 많으면 두 번 씩 날아오기는 하지만 그 궤도가 하나 뿐이니 사실 암기력도 필요 없이 눈으로 보이는데로 플레이해도 깰 수 있다.

 

7스테이지는 마계. 이번 스테이지부터는 셀렉트가 불가능하고, 6스테이지를 다 깨야 나온다. 그런데 1스테이지의 말단 졸개가 다시 나오는 걸 보니 갑자기 맥이 쫙 풀렸다. 뭐 새로나온 몹이 아주 없는 건 아니었지만 말이다.

 

이번 스테이지의 보스는 악마. 뭔가 딱 보면 알겠지만 날개가.. 굉장히.. 미묘한.. 위치에 달려 있다.

 

등이 아닌 겨드랑이에 날개가 붙어 있어!

 

하지만 더 놀라운 건 저 상태로도 잘만 날아다닌다는 것이다.

 

공격 패턴은 양손에서 두 개의 불덩이를 떨어트리는 것 뿐. 이동 패턴은 V자형. 히트 포인트가 뿔이라서 공격하기가 좀 까다롭다는 것만 빼면 뭔가 굉장히 단순한 보스다.

 

 8스테이지는 사막. 일단 라스트 배틀을 제외하면, 이게 맨 마지막 라운드라고 할 수 있다. 라스트 스테이지하면 뭔가 적이 우수수 튀어 나오고 함정도 많고 시간도 촉박하고. 아무튼 졸라게 어렵다는 편견을 없앤 건 장점이라고 해야하나, 아니면 단점이라고 해야하나? 결론은 기존의 스테이지와 똑같다는 점. 다만 일직선으로 계속 가기 보다는 계단을 타고 좀 올라가서 아래로 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보스 앞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이 1분 남짓이란 게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번 스테이지의 보스. 일단 머리 두 개 달린 걸로 봐서.. 아수라 라고 불러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가 고민된다.

 

큰 덩치에도 불구. 점프를 자주하는 보스. 하지만 주인공이 구석진 곳에 있으면 그 안으로 다가오지 못한다. 저 점프란 것도 뛰는 방향이 고정되어 있으며 위치로 따지면 달랑 2군데 뿐. 못 피하면 진짜 바보 된다.

 

 공격 패턴은 2개. 그냥 내려치는 것도 아니고 주인공 머리 윗부분에서 멈추는 것처럼 보이는 칼질(?)과 팔랑팔랑 내려오는 불꽃 두 개. 이로써 모든 보스 중에 가장 다양한 공격 기술을 가진 건 2스테이지의 말단 졸개처럼 생긴 녀석으로 결정됐다.

 

이 녀석의 히트 포인트는 가슴. 팔이 막고 있어서 좀처럼 공격하기가 쉽지 않지만 뭐 그래도 아주 어려운 적은 아니다.

 

녹색 아수라를 물리치고 나면 갑자기 콧수염 머리를 하고 이마에 꽃을 단 이상한 놈이 튀어 나온다. 응? 어디가 콧수염 머리냐고? 저 위에 조금 볼록 솟아오르고 양족으로 갈라진 하얀 털을 보면 내 말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뭔가 주저리주저리 떠들더니 주인공 일행 몸에 서린 빛의 구슬이 갑자기 붕 뜨더니 저 콧수염 머리의 이마에 박힌 꽃잎으로 쑥 빨려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갑자기 하얀 빛이 번쩍! 그리고 또 갑자기 화면이 바뀌면서 배경은 우주. 설마 설마했는데. 아무래도 저건..

 

4인 합체!

 

세 사람의 마음이 하나로 뭉치면 백만파워~란 말도 있는데. 네 명이 하나로 뭉쳤으니 그 파워는 도대체 얼마나 센 걸까?

 

4인 합체라서 그런지 한번 공격을 해도 총알을 무려 4발을 한번에 쏜다. 하지만 아수라가 슥 다가오더니 갑자기 에너지가 쫙 달고..

 

게임 오버. 체력 무한 치트키를 쓰고 여기까지 와서 처음으로 게임 오버를 당해버렸다. 더불어 이때 새로 알아낸 건 컨티뉴가 무한이란 사실. 여기서 죽으면 이 최종 전투 전에 바로 이어서할 수 있어서 좋지만, 일반 스테이지에서 컨티뉴를 하면 그 동안 모았던 파워 게이지가 전부 사라져 리셋된 상태에서 다시 게임을 하는 거라서 상당히 거시기하다.

 

아수라가 접근하기 전에 먼저 존내 패 버린다. 라는 요령을 익히고 나서, 뒤로 물러나면서 장풍을 좀 톡톡 쏘다 보면 한 대 맞을 때마다 적 에너지도 쭉쭉 달아서 그리 어렵지 않게 초살시킬 수 있다.

 

최종 전투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썰렁한 한판 승. 우주에서 4명이 합체한 신과 아수라의 대격전치고는 허무하기 짝이 없다. 클리어하는데 걸린 시간은 5초 미만. 치트를 쓰던 안 쓰던 간에 기본적으로 한 방에 에너지 칸 4개를 쭉쭉 비울 수 있으니 어련하겠는가.

 

이 보라 대가리(인기 락가수 M씨가 아니다)의 정체는 바로 아수라. 방금 전의 최종사투 때 싱하형. 아, 아니사천명왕한테 존내 맞고 대가리만 남은 것이다.

 

9줄 가량의 텍스트로 구성된 엔딩. 여기서 더 무슨 말이 필요하랴?

 

우리의 푸른 별 지구의 모습이 슝 하고 나타난 뒤.

 

스탭롤이 올라간다. XYZ나 TS-25등의 기묘한 닉네임도 있는데.. 안젤라, 미스터 오글린 등 외국 사람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김송동이라는 한국 이름도 눈에 띄는 걸로 봐서. 뭐랄까 참으로 범세계적인. 영어로 말을 하자면 글로벌한 게임인 것 같다.

 

 그리고 END.

 

이걸로 끝. 진짜 끝. 더 이상 아무 것도 안 나온다. 스타트 버튼 누르면 처음으로 다시 되돌아 간다.

 

...

 

그래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지 않은 건 충분히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까 싶다. 졸라게 썰렁해서 싱하 형한테 존내 맞을 거 더 맞아도 쌀 정도의 허무하고 구린 엔딩이지만. 엔딩이 아예 없는 무한 루트 게임이 아닌 게 천만다행이 아닌가?

 

아무튼 이걸로 엔딩 달성.

 

본론으로 바로 넘어가 결론을 말하자면, 사실 점프력 이동력이 벅벅 기는 수준이라서 적의 총탄을 피하기는커녕 적 자체를 뛰어 넘기조차 어렵고 공격 기술이 조금 다른 캐릭터 4명을 언제 어느 때든 마음대로 꺼내 쓸 수 있다고는 하나 한번 죽으면 게임 끝까지 절대 부활할 수 없고 게임오버 당해서 킨티뉴를 하면 능력치가 리셋된 상태에서 시작하며 스테이지 플레이 타임은 길어야 3분을 넘지 않는 점만 제외하면 그다지..

 

....

 

미안. 역시 난 거짓말이 서투르다;ㅅ;

 

이 게임의 장점으로는 뭐가 있는지. 그건 바로 여러분이 풀어야할 숙제다. 난 두 손 두발다 들었다. 소드 오브 소단 보다는 쿠소 공력이 떨어지지만, 평범한 게임과 비교를 할 때는 쿠소 공력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쿠소 게임이란 명칭 말고 다른 걸로, 이 게임을 표현하지는 못하겠다.

 

* 플레이 일지 후기 *

 

사천명왕. 사실 난 어렸을 때 오락실에서 시간타임용으로 나온 이 게임을 즐길 때는.. 이게 쿠소인지도 몰랐다. 나이가 든 다음에야 여러 게임을 접하고 머리가 굳어질 무렵에야 아 이거 참 쿠소하구나 란 말이 절로 나왔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참, 어렸을 때 아무 것도 모른 상태에서 게임을 하던 게 더 좋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비록 쿠소 4대 천왕 중 한 작품이기는 하나, 어렸을 때 플레이를 하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무작정 쿠소 게임이라고 몰아붙이기에는 좀 미안한 작품이다. 4대 천왕 중 남은 3게임 중 소드 오브 소단을 뺀 나머지 2개도. 이거 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못하지 않은 게임들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중에 기회가 되면, 쿠소 4천왕의 나머지 작품을 한번 소개해볼 생각이다. 소드 오브 소단은 이미 소개를 했으니. 남은 건 라스탄 사가 2와 XDR. 오소마츠군.일단 라스탄 사가 2는 이식작이니 제쳐두고 나서라도 XDR이나 오소마츠군 둘 중 하나를 한번 생각해봐야겠다.

 




덧글

  • 시무언 2008/05/28 14:16 # 삭제 답글

    ...합체라니...합체라니-_-

    나중에 쿠소 게임 4개가 합체하는 꿈꾸지 않도록 조심하셔야 될지도
  • 잠뿌리 2008/05/29 00:27 # 답글

    시무언/ 이 게임을 번거롭게 엔딩까지 보게 된 이유가 누군가 최종 보스전에서 플레이어 캐릭터 4명이 합체한다고 말해서 하도 황당해서 직접 해본 거랍니다.
  • 글쎄요 2012/01/05 10:26 # 삭제 답글

    저는 이 게임 어릴적에 추억이 남을 만큼 재미있게 했습니다. 소드 오브 소단 같은 게임과 비교하는 건 좀 아닌 것 같네요. 소드 오브 소단은 치트 아니면 게임 진행 자체가 어렵지만 명왕은 정말 재미있게 클리어 했습니다. 마지막 보스전도 파격적이였구요.
  • 잠뿌리 2012/01/15 17:59 # 답글

    글쎼요/ 뭐 사람에 따라 취향이 다르겠지요.
  • 추억의세가팬 2016/08/22 23:57 # 삭제 답글

    떨어져 죽을때 start버튼 연타를 하면 다시 살아나는 비기가 있었습니다.ㅎ
  • 잠뿌리 2016/08/24 09:56 #

    어린 시절에 게임기 매장에서 이 게임을 처음 했을 때 그 비기를 사용했던 기억이 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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