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극의 강시 헌터 (Vampire Hunter, 2002) 강시 영화




2002년에 전승위 감독이 만들고 서극이 제작을 맡은 강시 영화.

내용은 17세기 청조 시대를 배경으로 강시를 때려 잡는 다섯 명의 강시 사냥꾼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것이다.

일단 배경이 17세기 청조이다 보니 주인공 일행 전원이 변발로 나온다.

강시 영화의 계보로 따지면 현재까지 나온 강시 영화 중에 최신작이자 마지막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기존의 강시 영화하고는 너무나 다르다.

변발 스타일은 그렇다 쳐도 강시 설정 자체가 확 달라져서 기존의 강시 영화가 고수해 오던 도가 특유의 판타지적 설정이 죽어버렸다.

이 작품에선 강시를 상대할 때 날계란과 찹쌀, 먹물, 복숭아 나무검, 거울, 엽전 등을 사용하지 않는다. 오로지 유성추, 비도, 장검 같은 병장기로 강시를 때려 잡는다.

강시가 적외선 시각을 갖고 있고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 것이 아니라 정기 탈수로 아예 골수까지 다 뽑아 먹어 미이라로 만들어 버리며 물에 젖으면 주춤거리는데 그틈을 노려 공격해야한다.

썩어문드러진 강시의 얼굴은 사실 기존의 강시 영화에 등장하는 최강의 적과 동일하지만 설정이 너무 많이 바뀌는 바람에 솔직히 객관적으로 봤을 때 강시 영화의 계보를 이을만한 작품은 아니라고 본다.

최소한 콩콩 뛰어다니거나 부적을 사용한 액션이라도 좀 나오지. 이건 너무 밋밋하다.

강시가 얼마나 그럴싸하게 보이는가? 이건 별 문제가 아니다. 어차피 기존의 클레식 강시라고 해도 특수 효과의 한계로 인해서 비쥬얼상으로 표현된 실물이 그렇게 대단한 건 아니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강시를 얼마만큼 잘 재현했는가? 이다. 1984년에 나온 강시 선생을 시초로 우후죽순 같이 나오던 강시 영화는, 그래도 강시가 가진 최소한의 기본 설정은 다 갖추었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는 그런 게 전혀 지켜지지 않았단 말이다.

분명 노련한 도사와 그의 제자가 힘을 합쳐 강시를 물리친다라는 인물 설정은 정통의 계보를 따르고 있는데, 정작 중요한 강시 퇴치 과정을 새로운 감각으로 만들다보니 그 고유의 맛을 잃어버린 격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큰 문제는 정합성이다. 이 작품은 정합성이 상당히 결여되어 있다.

한 장면을 기점으로 3개월이 후딱 넘어가는 건 그렇다 쳐도 강시와 싸우다가 도망쳤는데 이상한 마을에 우연히 도착해 재산가의 집에 멋대로 들어가 일꾼이 되며 그걸 중심으로 여러 가지 일이 발생한다.

등장 인물도 굉장히 뜬금 없어서 갑자기 불쑥 튀어나와서 주인공 일행과 몇 마디 대화를 나눈 뒤, 마치 오래 전부터 나온 것처럼 행동하는 게 굉장히 어색하다.

배우들 연기를 논하기 전에 먼저 각본의 문제점이 눈에 걸린다.

결론은 비추천. 설령 시간을 되돌린다고 해도 이 작품은 강시 영화로 취급받기 어려울 것이다. 서극이란 거장의 이름 하나만 듣고 기대를 가지고 보면 분명 실망이 더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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