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츠노코 파이트 (2004) 쿠소 게임 리뷰

 

* 시작하기에 앞서 *

 

타츠노코 프로덕션. 이곳은 일본 히어로 애니의 본가로 '과학 닌자대 걋차맨' '신조인간 캐산' '하리켄 포리마' '우주의 기사 데카맨'등의 명작 만화는 물론이고 '이겨라! 승리호' '날아라! 번개호' '타임보칸' '이상한 나라의 폴' 외 기타 등등 다양한 장르의 만화를 선보인 곳이다.

 

타츠노코 프로덕션이 70년대를 풍미할 수 있었던 이유는 미국식 히어로물을 일본식으로 바꾸면서 과학 닌자대 걋차맨을 필두로 캐산과 포리마, 데카맨 등을 연이어 히트시켰기 때문이다.

 

국내에도 '독수리 5형제' '인조인간 캐산' '허리케인 포리마' '우주의 기사 데카맨'등으로 번역이 되어 민영 방송사인 KBS와 SBS에서 방영을 하여 폭발적인 인기를 거둔 바 있다.

 

하지만 일단 지금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건 애니메이션에 대한 것이 아니라 바로 게임에 대한 것이다. 그러니 거두절미하고 본론으로 들어가겠다.

 

타츠노코 파이트! 타이틀이 의미하는 것 그대로 타츠노코 프로덕션의 간판 히어로 캐릭터들이 나오는 퓨전 형식의 대전 액션 게임이다. 캡콤에서 만든 마벨 슈퍼 히어로즈나 엑스맨 VS 스트리트 파이터 등의 크로스 배틀 게임을 연상시키면 쉽게 이해를 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제작사는 '타카라'. 이곳은 본래 완구업체로 유명하지만 예전에 '투신전'같은 게임을 만든 적도 있는 곳이다.

 

새로운 감각으로 만들어진 게임의 오프닝. 퀄리티는 진짜 극상. 같은 시기, 같은 플렛폼으로 나온 그 어떤 게임보다 뛰어났다. 사실 이 뛰어나다는 점은 타츠노코 프로덕션의 캐릭터들을 표현하는데 있어 그 수준이 높다는 것이라, 여기 나오는 인물이 누군지 모른다고 가정을 할 때는 초 S급까지 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최소한 A급은 넘었다고 본다.

 

독수리 5형제!

 

신조인간 캐산!

 

허리케인 포리마!

 

우주의 기사 데카맨!

 

전광석화 볼타!(이 녀석은 오리지날 캐릭터다)

 

다섯 명의 영웅이 한 자리에 모여 불타오르고..

 

그들의 숙적 또한 힘을 합쳐 연합을 이루니..

 

하늘에서 돌연변이 악당들이 소나기 내리듯 우스스 떨어지는 가운데..

 

우리의 히어로 팀은 천하무쌍의 용력을 발휘한다!

 

이 다섯이 한 팀이 됐으니 그 누가 막을 쏘냐?

 

타츠노코 파이트!

 

대충 하이라이트 장면만 간추려 봤는데 일단 아무리 봐도 오프닝은 진짜 멋지다. 이 오프닝이 처음 공개됐을 때, 각 잡지에서 애니메이션 프로젝트라고 소개됐던 게 무리도 아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엄연히 PS1이라는 플렛폼으로 2000년에 발매된 대전 액션 게임이다. 그것도 PS1 역사상 유래 없는 대전 액션 게임 계의 쿠소! 자타가 공인하는 괴작이란 말이다.

 

난 처음에 게임을 직접 해보지 않으면 그런 말을 할 수가 없다란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대부분의 악평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으나, 정말 우연히 구한 뒤 직접 해본 다음 그 생각을 완전 바꾸었다.

 

이 게임은 대전 액션 게임이라는 장르에 국한시켜 볼 때, 2D 대전 액션 계의 초 괴작으로 거듭날 수 있을 정도로 나같은 평범한 사람의 상식을 뛰어 넘는 내용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자, 그럼 이제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스크롤을 아래로 내려라. PS1 말기에 나온 괴작의 세계로 떠나보자!

 

* 플레이 일지 *

 

 

오프닝부터 타이틀 화면까지 옛날 애니메 팬의 심금을 울리는 건 물론이요 사나이의 가슴을 불타오르는 무엇인가 있지만, 난 여기서 스타트 버튼을 누르는데 망설여졌다. 그 이유는 바로 회사 이름 때문인데 타츠노코 프로덕션의 이름은 별 거부감이 없었지만 타카라의 이름이 좀 걸렸기 때문이다.

 

사실 타카라는 완구 업체로 유명한 것 뿐, 게임 쪽으로는 그다지 좋은 평을 듣지 못하는 것으로 실제로 제법 깔쌈한 스토리를 자랑한 투신전도 시리즈가 거듭날수록 괴스럽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래도 타츠노코 프로덕션의 간판 캐릭터를 게임 캐릭터로서 즐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며 게임을 시작했다.

 

게임 모드는 기본 적으로 '스토리 모드' '프리 배틀 모드' 'VS 배틀 모드' '팀 배틀 모드' '트레이닝 모드' '갤러리' '컨피그'등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이러한 메뉴 구성은 나쁘지 않았지만, 컨피그 모드로 먼저 들어가 보니.. 옵션 메뉴라고는 달랑 버튼 키 조작 배치를 바꾸는 것 뿐이라 괴스러운 에너지를 풀풀 풍겼다.

 

어느 모드를 하던지 간에 처음 시작할 때는 플레이어 셀렉트 캐릭터가 달랑 다섯 명이라 일단 가장 먼저 스토리 모드를 플레이하게 됐다.

 

스토리 모드를 시작하니 음성 나레이션과 함께 짤막한 동영상이 떴다. 대충 분위기를 보니 나쁜 악당이 튀어 나와 세계가 위험에 처했으니 정의의 히어로들이 한 자리에 모여 평화를 지킨다 라는 내용인 것 같은데 일단 이건 그리 중요한 게 아니니 넘어가기로 하자.

 

메인 캐릭터는 1호 독수리 켄, 캐산, 볼타, 포리마, 데카맨이다.

 

다섯 중 누구를 고를까 고민하다가 그냥 맨 오른 쪽에 있는 데카맨을 먼저 골라보았다.

 

전 캐릭터 공통의 짤막한 무비가 나오는데 내용을 미루어 볼 때 이 작품의 메인 스토리는 전광석화 볼타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게임이 시작되기 전에 우선 플레이어가 고른 캐릭터가 출현한 애니메이션의 오프닝이 풀 버전으로 흐른다. 이러한 시스템은 정말 좋았다. 과연 이 게임은 원작을 얼마나 잘 재현해 놓았을까? 란 기대감마저 생겼다.

 

레디~ 파이트!  일단 첫 번째 스테이지는 대충 기본 키를 익히는 느낌으로 가볍게 플레이를 했다. 2000년에 나온 것치고는 그래픽이 너무 나쁘고 캐릭터 도트도 막 눈에 띄는 게 좀 거슬렸지만, 무릇 게임이란 그래픽만이 전부가 아니다 라는 생각을 하며 자기 마음을 추스렸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그래픽이 아니었다. 기본 키는 4개인데, 약 킥, 약 펀치, 강 킥, 강 펀치가 전부이며 가까운 곳에서 공격을 해도 모션이 바뀌지 않는다. 쉽게 말해서 거의 16비트 게임기에나 나올 법한 키 버튼이란 건데, 문제는 그 모션이나 동작 수도 차세대 게임에 걸맞지 않게 짧고 적다는 것에 있다.

 

배경 그래픽을 보면 뭔가 참 캡콤에서 만든 마벨 슈퍼 히어로즈나 엑스맨 VS 스트리트 파이터 풍을 따라한 것 같은 느낌이 들긴 하지만 그 게임들처럼 스크롤이 부드럽지는 않다. 그리고 캔슬, 콤보, 에어리얼 레이브, 공중 콤보. 캡콤이 대전 액션 게임 역사를 발전시키며 이룩한 격투 시스템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처음 등장할 때 원작의 분위기를 풍기는 등장 씬은 꽤 좋았다. 배경 음악도 원작의 오프닝 주제가를 어레인지 한 거라 상당히 마음에 들었는데, 문제는 스토리 모드가 기본적으로 5화로 이루어져 있는데 마지막 5화를 제외한 다른 4화는.. BGM이 딱 하나로 통일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때마다 동료들과 나누는 풀 음성 지원의 텍스트 대화가 나오지만 그 분량은 짧고 누구를 고르던 간에 상대하는 적은 다 똑같기 때문에 고르는 재미가 전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아무튼 이제 각 캐릭터에 대한 플레이 감상을 적어 보겠다. 잠시 이야기가 삼천포로 샜는데 우선 데카맨부터 시작하자.

 

데카맨은 5인의 캐릭터 중에 가장 덩치가 크다. 그리고 서거나 앉아서 사용하는 발기술이 없고 대부분의 기본기가 창으로 찌르기로 통일되어 있다. 다른 캐릭터와 다르게 창질을 할 때마다 '쑤와! 쑤와!'라고 기합을 내지르는 게 참 독특했지만 성능은 그렇게 좋지않았다. 키가 크다 보니 다른 녀석들이 앉아서 피하는 공격을 이 놈 혼자서만 가드할 수 밖에 없는데, 반격을 가하려고 해도 창으로 휘두르는 게 아니라 찌리는 기본 기술이 많아서 판정이 졸라 나쁜지라 플레이하기가 참 답답하다.

 

원작처럼 창을 휭 던지는 기술은 부메랑 효과로 갔다가 다시 돌아오긴 하지만 상체 공격이라 앉아있으면 누구나 다 피할 정도로 정말 쓸모 없는 기술인데, 그에 반해 채찍 공격은 발동 시간도 빠르고 판정도 좋아서 이놈이 가진 것 중 유일하게 쓸모 있는 기술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보면 이 녀석은 다섯 명의 캐릭터 중에 최악이다. 그 이유는 바로 초필살기 때문이다.

 

필살기를 쓰면 갑자기 힘을 팍 주더니 기탄 3발을 쏜다. 이 기탄은 앉아있어도 가드할 수밖에 없긴 한데, 문제는 다 쓰고 난 다음에 벌어진다.

 

기탄 3발 달랑 쏴 놓고 갑자기 무릎을 끓는 데카맨. 여기서 경직 시간이 3초 동안 지속된다. 쉽게 말해 추격타를 가할 수 없을뿐더러 상대방의 공격을 그대로 허용한다는 건데, 난 솔직히 이 장면을 처음 보고 정말 진지하게 고민을 해야했다.

 

'이 게임을 계속 해야하나, 아니면 말아야 하나?'

 

하지만 계속 하다보니 겨우 이정도로 고민을 하면 애초에 이 게임을 할 수 없을 거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됐다.

 

데카맨의 로봇 소환 기술. 적을 창으로 푹 쑤셔서 경직시키더니 갑자기 화면 밖으로 슝 하고 날아갔다가 로봇를 타고 나타나는 공격. 이 센스. 정말 보통이 아니다. 하지만 사실 저 트라이킹 녀석은 이보다 더 황당한 기술을 가지고 있다.

 

트라이킹의 필살기. 하늘에서 로봇 부하가 뚝 떨어지는데 그걸 척 받아서 상대방을 향해 내던지는 것이다. 이 녀석은 망토 벗는 모습도 그렇고 골격 캐릭터가 장기에프라서 사용하는 기술이 대부분 커맨드 잡기라 잡기 필살기를 사용할 줄 알았는데 뜻밖에 원거리 기술을 가지고 있어서 적절히 대응을 하지 못했다.

 

결국 2스테이지만에 처음 게임 오버를 당한 나. 저런 우스꽝스러운 공격에 당해 진게 무엇보다 더 억울했다. 그래서 분한 마음에 도저히 게임을 그만둘 수가 없었다.

 

다음 캐릭터는 다섯 명의 인물 중에서 맨 얼굴과 머리 스타일이 가장 촌스러운 하리켄 포리마!

 

하지만 개인적으로 다섯 명 중에서 가장 뽀다구 나는 놈이라고 생각한다. 또 개인적으로 좋아하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아마도 이 작품이 다섯 애니 중에 가장 코믹하고 가벼운 풍의 액션 물이라 그런 것 같다. 여담이지만 동영상에 나오는 포리마의 변신씬, 아무리 봐도 그건 진짜 엽기다.

 

'이 세상에 악이 있는 한 정의의 분노가 날 부른다, 허리케인 포리마 등장!' 주먹 마크가 뜬 뒤 함께 화면이 번쩍임과 동시에 실체를 드러내더니 칼칼한 목소리로 외치는 대사. 여기까지는 참 좋았다.

 

처음에 알렉터 군단의 쫄다구들이 우르르 몰려 나오길래 미니 게임이라도 나오는가 싶더니 잠시 베르그 캇체가 튀어 나와서 일 대 일 대전이 벌어진다.

 

'변신!'이라고 외치더니 갑자기 화면 밖으로 튀어 나갔다가 비행기, 드릴, 자동차 형으로 변신하며 왔다 갔다 하는 황당한 기술로 게임 특성상 캔슬이나 콤보로 넣기는 완전 불가능하지만 1번 히트하면 3번 칠 수 있으며 가드 당하면 바로 본 모습으로 돌아온다.

 

베르그 캇세 녀석은 한술 더 떠서 부하들을 불러 오더니 총질을 시키는 기술도 가지고 있다.

 

포리마의 필살기 발동. 공격계가 아닌 보조계로 마벨 슈퍼 히어로즈 시리즈에서 '울버린'이 쓰던 웨폰 X와 다크 스토커즈에서 '가론'이 쓰는 다크 포스와 같이 잔상을 그리면서 기본 기술을 다단 히트로 바꿔 주는 것인데.. 문제는 이 게임인 아까도 말했듯이 모션과 동작이 너무 짧고 적어서 기술 콤보랑 캔슬이 안 되기 때문에, 이 기술은 쓰레기나 마찬가지다. 물론 한번 적중시키면 보통 기본기보다 더 높은 피해를 입힐 수 있지만 서도 적이 가드를 하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에, 데카맨의 필살기 쪽이 오히려 더 나을지도 모른다.

 

베르그 캇세의 필살기는 로봇 발을 소환해 짓밟기. 악당 주제에 건방지게도 주인공들보다 더 좋은 기술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녀석은 전 캐릭터 중에 거의 최악의 성능을 자랑하는 녀석으로 기술이라고는 부하들 불러 총질, 수류탄 던지기, 피하기가 전부로 이거 하나만 유일하게 쓸만하다.

 

다음 캐릭터는 과학 닌자대 걋차맨의 리더 1호 독수리 켄!

 

감격의 오프닝. 다섯 작품 중에 유일한 초 장편 물이라 국내에도 익히 알려져있는데 오프닝을 다시 보고 생각한 거지만, 국내 주제가는 개사를 참 잘한 것 같다. 그리고 알고 보니 국내에서 방영할 때 1기 주제가 '누구냐 누구냐~ 그 누구냐~'로 시작하는 노래는 일본판의 오프닝 곡이고, '슈파~슈파 슈파 슈파~는 엔딩곡이었다.

 

이 녀석도 등장씬 하나는 멋지다. 원작처럼 다섯 개의 그림자가 촤르륵 한 곳에 모여들더니 원작의 등장 대사를 날린다.

 

켄은 기본적으로 아랑전설의 테리 보가드와 같은 타입의 캐릭터다. 돌진 기술과 대각선으로 올라가는 대공 기술, 원거리 기술 등 기술 밸런스가 가장 알맞지만 문제는 기본기가 좀 나쁘다는 거다.

 

불새가 되어서~ 싸우는 우리 형제~ 켄의 필살기는 바로 불새 공격! 동료들을 소환해 화면 바깥으로 날아갔다가 불새가 되어 돌진하는 기술인데 연출이 멋지고 위력도 높은 편이지만, 맞추기가 정말 힘들다. 전 캐릭터 중에서 필살기 맞추기가 가장 어렵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필살기를 사용하면 공중에서 다른 동료들이 슝하고 떨어지는데 그게 일직선이 아니라, 대각선 안쪽으로 떨어지는데 적이 거기에 히트를 당해야 불새 기술이 발동되는 지라 명중률이 매우 낮다. 적이 점프를 하고 있을 때 써서 맞춘다고 해도, 불새가 되어 날아오는 사이에 적이 다시 일어나 가드를 할수 있기 떄문에 스턴 상태가 아니면 쓰지 않는 게 좋다(오죽하면 트레이닝 모드에서 조차 CPU가 곱게 맞아주지 않겠는가?)

 

만약 이 기술을 진짜 대전 중에 멋지게 맞추고 싶다면 생일날 친구를 초대한 다음 '사랑하는 친구야, 생일 선물 대신 이 기술에 한번 맞아주지 않겠니?'라고 정중하게 부탁해라.

 

네 번째 플레이 캐릭터는 바로 신조 인간 캐산.

 

캐산은 5명의 캐릭터 중에서 기본기가 가장 좋다. 전형적인 육체 파라고나 할까? 다른 건 둘째치고 강펀치인 당수의 판정이 좋기 때문에 그거 하나만 써도 충분히 이길 수 있을 정도다. 기본 기술은 포리마와 똑같은 벽 딪고 뛰어 올라 삼각차기와 앞으로 회전하며 발차기, 폭렬권 등이 있는데.. 앞의 두 기술은 가드 당하면 빈틈이 커서 쓸모가 전혀 없지만 폭렬권 같은 경우 의외로 고성능을 자랑해서 위력도 높거니와 가드당해도 상대가 뒤로 밀려나기 때문에 남발해도 좋을 정도다.

 

캐산의 필살기. X맨 시리즈의 사이클롭스가 사용하는 메가 옵틱블래스터와 똑같다. 하지만 모션과 동작이 비슷할 뿐.. 실제로는 이 기술을 사용하기 전에 캐산이 취하는 몇몇 동작들 때문에 딜레이가 생겨서 콤보나 캔슬은커녕 그냥 써도 적이 가드할 정도다. 하지만 그래도 가드를 해도 일정한 양의 데미지를 입힐 수 있으며 판정도 나쁘지 않고 다 쓰고 난 뒤에 딜레이도 없으니 데카맨 보단 훨씬 좋다.

 

마지막으로 플레이한 캐릭터는 바로 이 게임의 오리지날 캐릭터인 전광석화 볼타. 이 녀석은 다른 작품과 다르게 완전 새롭게 만들어진 놈이라 확실히 21세기적 감각을 가지고 있고 오프닝과 관련 동영상도 고 퀄리티를 자랑한다.

 

등장 씬도 범상치 않은 놈. 하지만 이런 슈츠를 입은 채 커다란 날개를 달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건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다.

 

볼타는 일단 오리지날 캐릭터라서 그런지 몰라도 다섯 명의 캐릭터 중에 가장 강하다. 필살기를 제외하면 모든 기술이 고성능이라 진짜 이건 제작사의 편애가 아닐까 싶을 정도다.

 

볼텍 썬더! 원거리 기술을 무려 두 가지나 가지고 있는데 일단 이 기술의 장점은 발동 시간이 매우 빠르다는 점이며, 적이 가드를 할 때 상쇄되는 시간 역시 빨라 연속적으로 공격하기 수월하다는 것이다.

 

갤럭티카 캐논. 모션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마벨 슈퍼 히어로즈 시리즈에 나오는 아이언맨의 원거리 기술과 매우 흡사하다. 다른 장풍계 기술과 부딪힐 때 강제로 뚫고지나가 공격할 정도는 아니지만, 일단 저 빔이 지속되고 있는 동안에는 적이 타격을 받기때문에 쓰러진 직후나 점프를 한 이후에 막 써주면서 에너지 바를 쉽게 갉아먹을 수 있다.

 

볼텍 스톰. 마벨 대 캡콤에 나오는 '캡틴 아메리카'의 캡틴 코레더 같은 분위기가 풍기는 기술로 땅을 친 순간 폭풍이 일면서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건데 이상할 정도로 틈이 없다. 다른 녀석들은 기술을 써도 막 빈틈이 많이 생겨 뚜드려 맞는데 이 녀석만 그러지 않으니 뭔가 수상하다.

 

하지만 이 세상에 완벽한 건 없다. 고성능 기술로 무장한 볼타 역시 치명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그건 바로 필살기의 저열한 성능. 이렇게 보면 돌진계 기술인 것 같겠지만 실제로는 썰렁한 손짓을 한번 하는데 그게 히트를 해야 바로 이 기술이 이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그 손짓을 히트시키기가 무척 어렵기 때문에 적이 스턴 상태가 아닌 이상 얌전히 맞을 줄리가 없다. 켄과 마찬가지로 적이 공중에 떠 있거나 혹은 쓰러질 때 가끔 추격타 정도로 맞추면 바로 돌진 기술이 발동되긴 하나 역시나 다시 일어서서 가드를 하기 때문에 특별히 쓸 필요가 없어진다.

 

전 스테이지는 공통 5화. 다른 캐릭터의 숙적을 차례 차례 해치운 다음 자기 시나리오의 숙적을 쓰러뜨리면 바로 클리어. 엔딩은 따로 없다. 대신 해당 작품의 엔딩 동영상이 나올 뿐. 하지만 그래도 이게 게임 플레이 보다는 훨씬 더 낫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여담이지만 역시 여기 나오는 히로인 중에 가장 이쁜 건 저 볼타의 히로인이다.

 

다섯 명의 메인 캐릭터로 스토리 모드를 다 한번씩 클리어하면 새로운 모드가 하나 생긴다. 그 이름하여 '파이널 스토리 모드'!

 

이 모드에서는 스토리 모드에서 쓰러뜨렸던 적들이 다시 나온다. 하지만 그걸로 끝이 아니라 오프닝에 얼굴을 한번 비춘 진 보스 '로즈라이센'이 나온다는데 있어 그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모드는 캐릭터를 고르는 게 아니라, 각 캐릭터다 정해진 숙적과 싸우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쉽게 말해서 1스테이지는 켄과 베르그 캇체, 2스테이지는 캐산과 브라이크 킹.. 이런 식으로 나간다는 건데, 솔직히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BGM한번 변하지 않고 도대체 같은 대전을 몇 번이나 하라는 건가? 드림 캐스트로 나온 죠죠의 기묘한 모험처럼 가정용 게임으로서의 초월 이식을 바라는 건 사치에 가깝다.

 

드디어 만난 진 보스 로즈라이센. 여 마지막 스테이지에 한해 플레이어 셀렉트 캐릭터를 마음대로 고를 수 있는데, 일단 기본기가 가장 좋아 게임을 빨리 끝낼 수 있는 캐산으로 골랐다.

 

이 녀석 뭔가 달라도 다르다. 평평한 머리통하며 가슴에 생긴 해골 얼굴과 왠지 초라해 보이는 망토 등. 기존의 대전 액션 게임에 나오는 라스트 보스로서의 카리스마는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 없는 천박한 디자인이었다.

 

기본적으로 붕붕 떠다니지만 하늘을 날 수 없을뿐더러 다리 걸기 기술에 당하니 도대체 이럴 거면 왜 날아다니는 건지 모르겠다. 그리고 사실 분위기도 엑스맨에 나오는 마그네트 필을 따라가려 한 흔적이 보인다.

 

초 필살기를 쓰면 화면이 잠깐 경직되더니 유성이 우수수 떨어지다가 마지막에는 달이 슝하고 내리 꽂힌다. 레벨 1 필살기로 써도 가드 데미지가 작살나게 높아서 이 기술 하나만큼은 매우 좋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사실 연출적인 면은 하나도 멋지지 않았다. 차라리 마벨 슈퍼 히어로즈에 나오는 헐크의 필살기 감마 크래쉬 쪽이 훨씬 더 박력이 넘친다.

 

대단한 기술을 사용하는 것 치고는 난이도가 엄청 낮다. 난이도 조절 기능도 없어서 따로 등급을 올릴 수도 없으니 암담한 노릇. 기술 하나 안쓰고 기본기로 툭툭 다듬어 주다보니 어느새 KO. 지금까지 만난 녀석 중에 베르그 캇체 다음으로 약해 빠졌다.

 

엔딩 화면. 로즈라이센을 쓰러뜨려도 별 다른 엔딩 동영상 특전 같은 건 없다. 그냥 볼타 관련 짤막한 동영상을 좀 틀어준 다음 스텝롤과 함께 다섯 작품의 히로인이 쭉 나온다.

 

모든 모드를 클리어하면 최대 16인의 캐릭터를 고를 수 있다. 물론 스토리 모드가 아니라 프리 배틀 모드와 팀 배틀 모드, VS 모드에 한해서다. 아무튼 메인 캐릭터 5명에, 해당 작품의 히로인과 숙적, 그리고 진 보스인 로즈라이센 등이 나온다.

 

루나. 신조인간 캐산의 히로인. 하지만 이상하게도 분명 플레이어 셀렉트 화면과 일러스트를 장식하는 건 루나지만 플레이어가 사용할 캐릭터는 캐산의 개 '프렌다'다. 프렌다는 이 게임 전체를 통틀어 아마도 가장 강하리라 생각되는 캐릭터로 정말 속된 말로 개사기란 말이 나올 정도로 고성능을 자랑한다. 왜냐하면 일단 개라서 자세가 극히 낮아 대부분의 공격을 그대로 피해 버리는데, 기본 기 판정이 의외로 좋아서 반격이 수월하며 원거리 기술과 돌진 기술을 가지고 있는데 둘 다 딜레이가 적기 때문이다. 거기다 루나가 이동 기구를 타고 나와 3번 연속으로 공격하는 기술은 포리마의 변신 기술과 똑같기 때문에 단점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필살기를 사용할 때 슥 나타나 레이저 총을 난사하는 루나. 어떻게 보면 참 사무라이 쇼다운에 나오는 나코루루 뺨치는 동물 학대 소녀다. 그 이유가 뭔고 하니 루나는 이렇게 기술 몇 개 쓸 때마다 모습을 드러내지만 실제로 게임 상에서 피터지게 싸우고 졸라게 터지다 쓰러지는 건 프렌다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 게임이 프랑스에 나왔다면 브리짓똥 바르똥 여사가 타츠노코 프로덕션과 타카라를 욕하며 불매 운동을 벌였을지도 모른다.

 

하리켄 포리마의 히로인 테르. 오프닝 동영상을 보면 막 절권도를 쓰며 포리마와 힘을 합쳐 악당들을 쓰러뜨리는 용감무쌍한 모습이 나오지만, 게임 상에서 쓰는 기술은 다 애 같다. 앞에 있는 기술은 발이 걸려 넘어지면서 자빠지는 포즈로 상대를 공격하는 다단 히트 기술이고 뒤에 있는 기술은 손을 마구 휘저으며 애처럼 달려나가 퍽퍽 치는 공격이다. 일단 개인적으로 전 캐릭터 중에서 가장 재미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하는데 무엇보다 필살기가 압권이다.

 

필살기 발동. 모션을 보면 다크 스토커즈에 나오는 펠리시아의 프리즈 헬프 미를 연상시키는데 기술 스타일도 매우 비슷하다.

 

갑자기 하늘에서 포리마와 같은 초인 남자 친구가 뚝 떨어지더니 목표 대상을 졸라 후두려 까니까 테르가 고맙다며 키스를 하는 기술로, 커플 제국 멤버 전용 캐릭터가 아닐 수 없다. 솔로 부대원들이라면 저기 쓰러진 프렌다를 놓고 벌쭘한 표정으로 테르 커플을 바라보는 루나의 심정이 십분 이해가 갈 것이다.

 

과학 닌자대 걋차맨의 히로인 물오리 3호 준. 필살기 발동 모션 자체는 켄과 같기 때문에 적중시키기 어렵다. 불새 공격과 다르게 특별한 시간 차가 없이 바로 그 자리에서 진공 회오리를 불러 일으키는 공격이다.

 

이 게임에서 유일하게.. 데카맨 만이 서포트 캐릭터가 여자가 아니라 남자. 그것도 아폴로 머리를 하고 녹색 타이즈를 착용한 위험한 남자다. 기본적으로 텔레포트 기술을 자주 사용하는데, 문제는 총 3가지 기술 중 2가지가 텔레포트 계열이라 성능이 좀 괴스럽다는 것이다.

 

전광석화 볼타의 히로인. 성능은 그저 그런 수준. 필살기는 난무 계통으로 볼타의 필살기 보다는 그래도 맞추기 쉽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전 캐릭터 중에 슈츠 착용 장면이 가장 별로란 생각이 들며 맨 얼굴이 차라리 더 예쁜 것 같다.

 

스토리 모드 전체 클리어 완료. 모든 히로인 캐릭터 플레이 끝. 적들은 사실 로즈라이센 빼고 그다지 사용해 보고 싶은 녀석들이 딱히 없어서 직접 골라보지는 않았다. 모든 캐릭터로 프리 배틀 모드를 클리어하면 특전 동영상이 생긴다는 말이 있긴 한데, 갤러리 모드랍시고 준비된 모드는 게임 내에 나온 각 작품의 오프닝, 엔딩, 게임 오리지날 나레이션 동영상 뿐이니 그다지 공략할 의욕이 없다.

 

결론은 소문 그대로 괴스러운 게임. 일단은 타츠노코 프로덕션의 팬을 위해 만든 게임인 것 같은데, 그런 것 치고는 처음 발매 당시 가격이 5800엔이나 했기 때문에 좀 상술에 치우처진 부분이 있다. 솔직히 타츠노코 프로덕션의 캐릭터가 우르르 몰려나와서 싸운다는 소재 자체는 매력적이지만 게임 퀄리티가 너무 낮아서 쿠소 게임이 된 게 아닐까 싶은 비운의 작품인 것 같다.

 

* 플레이 일지 후기 *

 

과연 그 명성 그대로 대단한 게임이다. 우연히 구한 것치고는 너무나 괴스럽게 플레이했기에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내가 여태까지 해본 PS1용 대전 액션 게임 중에 적어도 2D 분야에 있어선 거의 최강의 괴기함을 자랑하지 않을까 싶다.

 

오프닝 퀄리티는 농담이 아니라 진짜 탄성이 나올 정도로 멋진데 게임은 왜 그 모양인지 원. 차라리 캡콤한테 맡겼다면 훨씬 나을 텐데. 하지만 타츠노코 프로덕션 측에서도 타카라에게 부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타카라는 사실 게임보다 완구업에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곳이기에 애니메이션의 본가 중 하나인 타츠노코 프로덕션측과의 인연은 상당히 깊기 때문이다. 물론 억측일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게 아니라면 동영상의 퀄리티 반에 반도 따라가지 못한 게임성에 탄식을 하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다.

 

게임이 아니라 OVA로 나왔다면 애니메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작이 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국 게임으로 나왔으니 참 안타깝다. 시대를 잘못 타고난 명작은 절대 아니고, 단지 플렛폼을 잘못 타고난 저주 받은 미디어 매체다.

 




덧글

  • 행인A 2008/05/27 14:54 # 삭제 답글

    여담이지만
    타츠노코 VS 캡콤이 새로 나온다고 하더군요
  • 진정한진리 2008/05/27 21:20 # 답글

    어이쿠, 제가 말하려던걸 행인 A님이 대신 적어주셨네요;; 일단 지금 스샷으로 공개된 캐릭터는 독수리 5형제의 켄과 캐산, 류와 춘리 4명인데 이런 게임 같은 괴작이 탄생되지 않기를 바랄뿐입니다(.....)
  • 잠뿌리 2008/05/27 23:53 # 답글

    행인/ 네. 최근 스샷이 공개된 걸 봤습니다.

    진정한진리/ 캡콤은 믿을만한 메이커니까 적어도 이 게임보단 훨씬 나은 게임을 만들 거라 믿습니다.
  • 시무언 2008/05/28 04:15 # 삭제 답글

    타츠노코 대 캡콤만 기다립니다...부디 북미 오락실에도 나와주길
  • 송이 2008/05/28 10:09 # 삭제 답글

    .. 나는 이게 왜 재밌어보이지..

    데카맨이 잡힐때의 충격과 공포를 보고싶어염;
  • 잠뿌리 2008/05/29 00:07 # 답글

    시무언/ 아마 분명 나올 겁니다. 하지만 스트리트파이터 4가 더 먼저 나올지도 모르겠네요.

    송이/ 본래 이 게임은 스크린 샷만 보면 재미있어 보입니다.
  • BOW 2013/03/16 18:02 # 삭제 답글

    이거 AVGN에서 리뷰하면 딱일듯.
  • 잠뿌리 2013/03/17 23:18 # 답글

    BOW/ AVGN이 리뷰하면 욕이 한 바가지가 나올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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