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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5월 25일
![]() 2001년에 '이반 라이트만'감독이 만든 코믹 SF 영화. 외계인의 침략이라는 고전적인 소재를 쓴 작품이다. 내용은 미국 애리조나 사막 한가운데에 유성이 떨어졌는데, 실은 그 유성이 외계에서 날아온 것이며 그 안에서 살아 숨쉬던 미지의 생명체가 놀라울 정도로 빠른 속도로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이반 라이트만 감독은 고스트 버스터즈를 비롯해 트윈스와 유치원에 간 사나이, 쥬니어, 데이브 등으로 유명하지만, 솔직히 이 작품은 그의 전작들에 비해 너무나 떨어진다. 외계인의 침략이라는 고전적인 소재를 쓴 것에 문제는 없다. 특수 효과를 팍팍 써서 다양한 디자인의 외계 생명체를 넣은 것 또한 나쁘지 않다. 하지만 문제는 긴장감이다. 긴장감이 없다는 건 소재를 죽인 거나 마찬가지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볼 때 미지의 생명체가 침략을 했는데. 긴장감이 없으면 그게 도대체 무슨 뻘짓이란 말인가? 일단은 코믹한 요소가 많아서 SF 코미디라고 할 수도 있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최소한의 긴장감은 유지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안 그러면 외계 생명체의 침략이라는 소재를 쓴 의미가 없어진다. 고스트 버스터즈에서는 전자총이란 특수한 무기로 유령을 잡아야 한다는 제약을 넣어서 그게 없으면 유령을 잡지 못한다 라는 시점에서 참신한 아이디어와 함께 긴장감을 준 바 있다. 엑스 파일에서 멀더 역으로 유명해진 '데이빗 듀코브니'가 주인공인 아이라 케인을 맡아서 화제가 됐는데. 만약 그걸 보고 멀더가 나와서 외계 생명체의 흔적을 쫓아 니며 그 사건을 낱낱이 파헤친 뒤 마지막에 아깝게 놓쳐버리고는 '진실은 저 너머에'같은 신비한 대사를 하지는 않는단 말이다. 주인공 일행이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하는 건 보통 각자 특기 분야가 따로 있고 또 활약하는 부분이 딱딱 정해져 있어야 하는데 이 작품은 그런 게 없다. 캐릭터들이 각각 가지고 있는 트라우마도 약간 어중간하게 만들어져 있다. 직접적으로 말을 하자면, 해당 캐릭터들이 자신의 트라우마에 대해 별로 고뇌하지도 고생하지도 않는 것 같고 엔딩에서 너무나 쉽게 해결되는 게 문제점이다. 말이 좋아 지구 수비대라고 광고를 하지만, 주인공 일행에게 뭔가를 강하게 지키고 싶다는 감정은 느껴지지 않는다. 고스트 버스터즈의 외계 생명체 버젼이라고 하기에는 풍자성이나 개그가 부족하다. 놀라울 정도로 빠른 속도로 진화하는 괴 생명체란 설정이 참신하단 말에는 이견이 없지만 그걸 제대로 써먹지 못했다 이 말이다. 고스터 버스터즈의 긴장감은, 전자총이 없으면 유령을 잡지 못하는 것에 있다. 이 작품에서 외계인의 진화를 막는 최종 변기로 일상 생활에서 목욕할 때 쓰는 물건을 사용한다 라는 아이디어가 나온다. 스토리 상 영화 중반부까지는 외계 생명체들이 진화는 하되 지구의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서 나오자마자 죽다가, 후반부에 완전 적응을 한다는 설정인데. 솔직히 그게 너무 늦게 나온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외계 생명체가 아무리 개성이 있으면 뭐 하나. 나오자마자 숨도 못쉬고 픽픽 쓰러져 죽다가 나중에 가서는 존재의 다양성마저 사라지는데 말이다. 맨 인 블랙 필이라고 하기에는 위트와 센스가 부족하다. 결론은 평작. 장르 상으로 볼 때 SF 코미디고 웃긴 장면도 아주 없는 건 아니지만 그 수가 워낙 적어서 별로 볼만한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멀더가 나온다고 외계인 영화가 엑스 파일처럼 진행될거라고 생각하면서 보는 사람은 큰 코 다칠 게 분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