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루션 (Evolution, 2001) SF 영화




2001년에 '이반 라이트만'감독이 만든 코믹 SF 영화. 외계인의 침략이라는 고전적인 소재를 쓴 작품이다.

내용은 미국 애리조나 사막 한가운데에 유성이 떨어졌는데, 실은 그 유성이 외계에서 날아온 것이며 그 안에서 살아 숨쉬던 미지의 생명체가 놀라울 정도로 빠른 속도로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이반 라이트만 감독은 고스트 버스터즈를 비롯해 트윈스와 유치원에 간 사나이, 쥬니어, 데이브 등으로 유명하지만, 솔직히 이 작품은 그의 전작들에 비해 너무나 떨어진다.

외계인의 침략이라는 고전적인 소재를 쓴 것에 문제는 없다. 특수 효과를 팍팍 써서 다양한 디자인의 외계 생명체를 넣은 것 또한 나쁘지 않다. 하지만 문제는 긴장감이다.

긴장감이 없다는 건 소재를 죽인 거나 마찬가지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볼 때 미지의 생명체가 침략을 했는데. 긴장감이 없으면 그게 도대체 무슨 뻘짓이란 말인가? 일단은 코믹한 요소가 많아서 SF 코미디라고 할 수도 있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최소한의 긴장감은 유지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안 그러면 외계 생명체의 침략이라는 소재를 쓴 의미가 없어진다.

고스트 버스터즈에서는 전자총이란 특수한 무기로 유령을 잡아야 한다는 제약을 넣어서 그게 없으면 유령을 잡지 못한다 라는 시점에서 참신한 아이디어와 함께 긴장감을 준 바 있다.

엑스 파일에서 멀더 역으로 유명해진 '데이빗 듀코브니'가 주인공인 아이라 케인을 맡아서 화제가 됐는데. 만약 그걸 보고 멀더가 나와서 외계 생명체의 흔적을 쫓아 니며 그 사건을 낱낱이 파헤친 뒤 마지막에 아깝게 놓쳐버리고는 '진실은 저 너머에'같은 신비한 대사를 하지는 않는단 말이다.

주인공 일행이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하는 건 보통 각자 특기 분야가 따로 있고 또 활약하는 부분이 딱딱 정해져 있어야 하는데 이 작품은 그런 게 없다. 캐릭터들이 각각 가지고 있는 트라우마도 약간 어중간하게 만들어져 있다.

직접적으로 말을 하자면, 해당 캐릭터들이 자신의 트라우마에 대해 별로 고뇌하지도 고생하지도 않는 것 같고 엔딩에서 너무나 쉽게 해결되는 게 문제점이다.

말이 좋아 지구 수비대라고 광고를 하지만, 주인공 일행에게 뭔가를 강하게 지키고 싶다는 감정은 느껴지지 않는다. 고스트 버스터즈의 외계 생명체 버젼이라고 하기에는 풍자성이나 개그가 부족하다. 놀라울 정도로 빠른 속도로 진화하는 괴 생명체란 설정이 참신하단 말에는 이견이 없지만 그걸 제대로 써먹지 못했다 이 말이다.

고스터 버스터즈의 긴장감은, 전자총이 없으면 유령을 잡지 못하는 것에 있다. 이 작품에서 외계인의 진화를 막는 최종 변기로 일상 생활에서 목욕할 때 쓰는 물건을 사용한다 라는 아이디어가 나온다. 스토리 상 영화 중반부까지는 외계 생명체들이 진화는 하되 지구의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서 나오자마자 죽다가, 후반부에 완전 적응을 한다는 설정인데. 솔직히 그게 너무 늦게 나온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외계 생명체가 아무리 개성이 있으면 뭐 하나. 나오자마자 숨도 못쉬고 픽픽 쓰러져 죽다가 나중에 가서는 존재의 다양성마저 사라지는데 말이다. 맨 인 블랙 필이라고 하기에는 위트와 센스가 부족하다.

결론은 평작. 장르 상으로 볼 때 SF 코미디고 웃긴 장면도 아주 없는 건 아니지만 그 수가 워낙 적어서 별로 볼만한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멀더가 나온다고 외계인 영화가 엑스 파일처럼 진행될거라고 생각하면서 보는 사람은 큰 코 다칠 게 분명하다.


덧글

  • 시무언 2008/05/25 12:28 # 삭제 답글

    엑스 파일식으로 되었다면 웃겼겠습니다-_-

    그나저나 언젠가 데이비드 두코브니가 나오는 에로(...)풍 영화 광고를 본적이 있습니다-_-
  • 이준님 2008/05/25 15:04 # 답글

    시무언님//그게 유명한 시리즈 "레드 슈 다이어리"입니다. 여기서는 무려 "매회 나와서 설명하는 나레이터'역할이지요. 벗지는 않습니다. 레드 슈 다이어리의 첫번째 극장판이 한국에서는 와일드 오키드4로 제목 변환해서 상영되었지요

    1. 유명한 SF 단편중에 똑같은 설정이 있지요. 다만 그건 어느 별의 개척기를 그렸기 때문에 그 별의 개척민이 멸종되는지에 대한 긴장감이 있습니다. 더군다나 그 소설에서는 "그 별의 생물은 진화가 빨리 된다"는 것을 주인공들은 마지막에 알게 됩니다. 바로 "인간"이 탄생할때요.(다시 말해 그별의 진화형 원신인간을 전멸시키면 다음에는 과연 무엇이 나올지에 대한 두려움이 진행됩니다. 그리고 진화전 프로토타입인 "쥐"들이 지구와 우주식민지에 널리 퍼졌다는 걸 암시하는 대사도 있습니다)
  • 시무언 2008/05/25 16:06 # 삭제 답글

    허...유명 시리즈였군요.

    그나저나 그 SF 단편 제목이 궁금하군요(굉장히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 성원 2008/05/25 16:36 # 답글

    이거 TV 애니메이션 시리즈도 있습니다 =_=;;;;
  • 정호찬 2008/05/25 22:23 # 답글

    그래도 멀더의 엉덩이 까기에 점수(...).
  • 잠뿌리 2008/05/26 00:58 # 답글

    시무언/ 모처럼 엑스파일의 멀더가 나왔는데 하는 연기나 캐릭터는 너무 달라서 약간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이준님/ 그 원작은 이 영화와 다르게 개그물이 아닌 모양이네요.

    성원/ TV 애니메이션도 나오다니.. 오히려 영화보다 그쪽에 흥미가 갑니다.

    정호찬/ 전 아이라의 흑인 친구 몸 속에 들어간 외계인을 제거할 때 나오는 개그 씬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 헬몬트 2009/01/02 10:45 # 답글

    그래서일까요?흥행이 참패였죠

    정말 지구가 박살나기 전인데 연기나 설정..하는 짓들이

    야 지구잘하면 망한다
    그래 하하하? 그것 참 안됐네.
    맞아 안됐네..기껏해야 우리 다 죽는 거잖아
    맞아 맞아..죽으면 그만이지 뭘.

    이런 느낌인지라

    이거 보면서 같이 본 사촌 형이
    쟤들 지구 멸망위기 인지하는 거냐?

    어이없어하더군요.

  • 잠뿌리 2009/01/03 21:14 # 답글

    헬몬트/ 등장인물이 가진 감정의 공감대가 형성이 안 되서 재미가 많이 떨어졌지요.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118348
2526
9744348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

2019 대표이글루_ga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