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트버스터 (Ghosbusters, 1982) 하이틴/코미디 영화




1982년에 '이반 라이트만'감독이 만든 코믹 호러 영화로 그 당시 기준으로 볼 때 매우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가득 차 있는 명작이다. 특수한 영적 능력을 사용해 귀신과 유령을 없애는 퇴마사가 아니라, 보통 인간이 과학의 힘을 이용해 유령을 사로잡는 걸 코믹컬하게 만든 것이라 좀 과장을 하자면 컬쳐 쇼크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용은 바람둥이 교수 '피터'와 그의 친구 '레이' '이곤' '윈스턴'등이 힘을 합쳐 수메르 시대의 악신 '고우저'의 야망을 분쇄하는 것이다 라고 압축 요약을 할 수 있지만, 중요한 건 그 이야기의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주인공 피터 일행은 심령 현상을 쫓아다니다가 어느날 도서관에서 출몰하는 유령과 조우를 하면서 바보 같은 대사를 한다.

'유령은 발견했는데 이제 어떻게 하지?'

이것은 기존의 공포 영화가 가지고 있는 일종의 고정 관념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귀신이나 유령 등의 초자연적인 존재를 만난다에 중점을 둘 뿐 그것을 어떻게 퇴치할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물론 마지막에 가서는 대부분 주인공이 승리한다)

유령을 잡는 설정 또한 획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유령을 심령체로 구분하고 체포 광선을 써서 사로 잡은 뒤 전자 덫안에 가두는 방식이 나온다. 주술이 아닌 과학으로, 아무 생각 없이 보면 실현 가능성이 조금 있어 보인다는 설정 자체가 서구식이라 관객들에게 크게 어필이 되어 묘한 카타르시스를 안겨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초반 30분 동안은 전 재산을 털어 낡은 건물을 사고 유령 사냥꾼을 개업하여 24시간 일을 하지만 일거리 하나 없이 괴짜 취급만 받다가, 그 이후 첫번째 의외를 받고 훌륭히 수행함으로써 스타가 되니 카타르시스의 효과는 배가 된다.

의뢰를 받았을 때의 대사 '위 갓 섬!' 떼르르릉~ 이라던가 2층에서 쇠기둥을 타고 1층으로 미끄러져 내려오는 것, 요란한 사이렌을 울리며 출동하는 자동차 등등 국딩 세대들에게 있어서는 그리운 장면도 많다. 내가 아주 어렸을 때 MBC에서 이 작품의 애니메이션판을 방송해주었기 때문이다.

국내판에서는 초록색 탐식 유령을 먹깨비라고 번역했는데 영화를 보니 본래 이름이 '개스팅 블랍'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먹깨비란 이름이 더 좋다. 영화에서는 그냥 조금 웃기는 단역 유령에 불과하지만, 애니메이션판에서는 고스트 버스터즈의 한 식구이자 마스코트적인 존재로 나와서 그런 것이다.

유령을 잡아 특수한 시설에 집어 넣는데 환경 단체에서 사람이 내려와서 오만방정을 다 떨다가 시설의 전원을 내리고 해치를 강제로 열어 보려다 지금까지 잡은 모든 유령을 다 놓치면서.. 뉴욕시를 혼란의 도가니로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감각 신경 가스로 시민을 해친다 레이져 광선 놀이를 한다 어쩐다 하면서 끝까지 주인공 일행을 매도하는 모습은 현실 비판 메세지가 담고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풍자는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유령으로 인해 뉴욕시가 혼란스럽자 추기경이 찾아오더니 교회는 공식적인 입장을 천명하기 어렵다 내 말을 광고하진 말라 시민들에게 기도를 시켜라 등의 무능력한 모습을 보여준다.

거기다 주인공 일행이 자기들을 풀어 달라고 시장을 설득하면서 한 마지막 말이.. '당신은 많은 유권자의 생명을 구하게 될겁니다'니 말 다한 셈 아닌가.

아무튼 작품 상에 나오는 대사 그대로 마지막 갈등 요소를 성서적 차원의 재앙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앙에 의지하지 않고, 인간이 스스로의 용기와 의지, 그리고 과학의 힘을 이용해 사건을 해결한다는 것 자체를 매우 높이 사고 싶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은 장면은 극중 '시고니 위버'가 맡은 히로인 '데이나'가 고우저의 하수인인 '주울'에게 빙의된 뒤 피터의 방문을 받는데.. 침대에 누운 자세로 공중에 붕 뜨는 장면. 즉 엑소시스트의 한 장면을 오마쥬한 것이었다.

하지만 역시 명실상부한 최고의 명장면은 클라이막스 부분에 나오는 고우저의 현신. 거대한 머시멜로우맨이 아닐까 싶다. 국내에서는 먹깨비처럼 친숙하게 '찐빵귀신'으로 번역된 바 있으며, 애니메이션에서는 주인공 일행의 적으로 나오다가 특정 에피소드에서는 든든한 아군이 되기도 한다.

결론을 내리자면 추천작. 유령을 소재로 다루었지만 호러 보다는 코미디에 더 중점을 든 영화로 지금 다시 봐도 정말 유치하지 않고 꽤 재밌다.

여담이지만 후에 이 작품은 엔딩으로부터 5년 뒤의 이야기를 다룬 속편이 나왔는데, 솔직히 1편에 비해선 좀 별로였지만 그래도 클라이막스 부분에 나오는 자유의 여신상 조종은 진짜 멋졌다.


덧글

  • 시무언 2008/05/24 13:15 # 삭제 답글

    조각조각 본 기억은 나는데 처음부터 끝까진 못봤습니다...음...-_-
  • 진정한진리 2008/05/24 16:07 # 답글

    OST도 진짜 흥이 절로 나지요. "후두유 컬~ 고스트 버스터즈~!"
  • JOSH 2008/05/24 19:36 # 답글

    한 시대를 풍미한 작품이었죠.
    ET와 같이 개봉해서 개봉관에서 못본게 아쉬웠습니다...
    (어른들은 '애들은 ET를 봐라' 라고.. 흑흑흑)
  • 콜드 2008/05/24 20:00 # 답글

    저거 어렸을 때 만화로 봤었는데 진짜 재밌었다는 +_+
  • 잠뿌리 2008/05/25 00:04 # 답글

    시무언/ 누구에게나 추천할 만한 영화입니다. 전부 다 끝까지 봐야 재미있지요.

    진정한진리/ OST 고스트버스터즈 테마는 음악 파일로 가지고 있어서 즐겨 듣고 있습니다.

    JOSH/ 이 1탄은 비디오로 출시됐을 때 18세 이상 관람가라 어린 시절엔 빌려보기도 어려웠지요.

    콜드/ 만화도 재미있습니다. MBC에서 방영해준 게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 MrCan 2008/05/26 02:32 # 답글

    아, 이거 만화 알아요.
    (언젠가 보는데 뚱뚱이 유령이 버스 운전석에 타고 그걸 운전하는 일이 있었죠)
  • 잠뿌리 2008/05/26 12:09 # 답글

    MrCan/ 애니에선 그 뚱뚱이 유령인 먹깨비도 주역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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