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일척 강시 (1988) 강시 영화




1988년에 황웅 감독이 만든 작품. 우리나라에 흔히 알려진 강시 선생이나 영환 도사 시리즈와는 완전 다른 강시 영화다.

내용은 중국 전국 시대 때 서주의 계 왕이 불로장생을 위해 약을 남용하다가 결국 죽게 됐는데 자신의 사체를 비취로 싼 뒤 묻었다가 월광의 힘을 받아 최초의 강시가 되어 부활하고 중국을 강시 세계로 뒤덮으려고 했다가 지진 때문에 땅에 묻히게 되는데.. 수 백년 뒤에 죽은 사람의 관을 산기슭 흙벽에 끼워 넣는 풍습이 있는 근대 시대 때 욕심 많은 시장 패거리에 의해 계 왕의 강시가 부활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도교의 백발 도사, 젊고 용감한 제자, 현대 문명에 찌들은 욕심 많은 패거리. 등장 인물은 기존의 강시 영화에서 항상 나오는 구도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허나 단순한 아류라고 하기엔 나름대로 독창적인 것도 추구했다.

독특한 점을 꼽자면 인간이나 동물의 시체를 땅에 묻으면 그 다음날 강시로 부활한다 라는 설정이다. 그래서 극중 강시가 쉽게 생겨나는 것을 믿지 않은 새 시장에게 증명하기 위해 죽은 닭을 땅에 묻었다가 강시 닭으로 만드는 장면이 나온다. 닭 모가지가 엑소시트의 리건처럼 돌아가거나 날개로 용케 권총까지 사용하는 장면은 코믹하지만 세계관이 좀 애매하다고나 할까. 인간이라면 또 몰라도 동물까지 저 범주에 넣으면 진짜 중국은 살 곳이 못된다.

가장 큰 예로 들어 광우병이나 조류 독감으로 인해 죽은 동물을 고대로 땅에 묻으면 죄다 강시로 되살아난다는 것이니.. 현실로 대입하면 정말 스케일이 엄청나다. 물론 영화에서는 단순히 개그씬으로 썼지만 말이다. 닭 강시에게 긁혀서 닭의 습성을 닮은 파란 눈 강시가 되는 걸 보면 잘 알 수 있다.

유일한 적이자 최강의 적이라 할 수 있는 계 왕 강시는, 솔직히 강시라기 보다는 미라 같이 보인다. 붕대 대신 비취를 두른 미라라고나 할까? 비취를 두르고 가면이 벗겨진 얼굴은 반 해골의 그것., 두팔을 앞으로 나란히 한 채 뻣뻣하게 걸어오는 언데드. 딱 미라 아닌가.

강시는 본래 전승상 사체에서 부활한 흡혈 괴물이다 보니 몸이 뻣뻣하게 굳어서 콩콩 뛰어다니는 것인데, 여기서는 오리지날 강시는 다 그렇게 뛰어다녀도 계 왕 강시는 그냥 우어어 하며 걸어다닌다. 어떻게 보면 강시 선생 시리즈의 4번째 작품이었던 강시 숙숙에 나오는 인조 강시랑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지만 어쨌든 그래도 비취(?)라는 악세서리 첨가로 나름대로 차별화는 됐다.

문제는 내용에 일관성이 없다는 것이다. 계 왕의 강시가 강력함이나 위치로 따지면 주적이 맞는데, 초상화의 장군 귀신과 동자 귀신 등이 나오는 짤막한 에피소드 등은 왜 나왔는지 알 수가 없다. 차라리 장군 귀신이 계 왕 강시와 군신 관계였다면 또 모르겠지만 말이다.

또 다른 특이점은 기존의 강시 영화가 제자 두 명 기타 한 두 명. 총합 네 명에 많아야 다섯 명 정도의 팀이 강시와 상대했는데.. 여기서는 거의 열 명에 가까운 제자들이 우르르 몰려 나와 사부와 힘을 합쳐 싸운다.

결론은 평작. 강시물 자체로 놓고 보면 그다지 임펙트가 없고 또 도가 특유의 도술이 자주 나오는 것도 아니며, 다이나마이트 등 근대 무기에 의존한 라스트는 좀 그렇지만 열 댓명 제자들이 우르르 달려들어 강시 한 마리 다굴치는 장면은 꽤 재밌었다(강시의 재를 마시면 강시가 된다는 말을 들어보면 다이나마이트 사용이 처음은 아닌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여담이지만 극중 아주 잠깐 출현한 강시 가족에서 아빠 강시를 맡은 배우는 꽤나 낯익은 얼굴이다. 홍콩 영화에서 흔히 덩치 크고 힘 좋은 악역으로 나오며 주성치 영화에서도 꽤 자주 출현한 배우다.


덧글

  • 헬몬트 2008/09/27 10:46 # 답글

    강시가 허무하게 죽죠
  • 잠뿌리 2008/09/27 20:53 # 답글

    헬몬트/ 너무 허무해서 좀 시시하지요.
  • 헬몬트 2009/04/01 11:16 # 답글

    여기서 어벙한 경관으로 나온 배우도 많이 본 배우이고

    이소룡 마지막 영화(완성작으론)"사망유희는 미완성- " 용쟁호투 "
    에서 악당 한으로 나와 거울방에서 멋진 명장면을 보여주게 한
    석견도 여기서 나오죠


    --더불어 닭강시에게 쪼이면 닭강시가 되어 대낮에 꼬끼오~~우는 사람도 골때렸습니다-

    트로마에서 닭좀비를 소재로 한 영화를 만들었는데 여기서 참고한걸까;;
  • 잠뿌리 2009/04/02 02:06 # 답글

    헬몬트/ 닭강시 정말 전대미문의 설정이었지요 ㅎㅎ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121788
5345
9171424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