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CI] 마스터 스쿨 올림프스 2017년 한국 만화




2001년에 나온 손희준 작가의 만화. 마법 학원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

내용은 사실 상 아테나와 제우스를 통합한, 마법 학원 시리즈 본편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아테나가 예고편. 제우스가 과거편이라고 한다면 이 작품은 그 모든 걸 포함하고 있다.

주인공은 과거를 숨긴 말만한 아가씨 상아로 데몬 스쿨 하데스를 찾아가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데몬 스쿨 하데스는 아무래도 마족의 학교이다 보니 학생들이 마족이고 주역에 가까운 등장 인물이 아테나에서 악역으로 나왔던 데스와 노트라다.

마족 학생, 그것도 마법 학원 전통의 나사 풀린 일행을 보면 설정이 재밌고 각자의 매력을 가지고 있으며 또 제우스에서 나왔던 마도사 길드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갈등을 예고한다.

아군이고 적이고 할 것 없이 캐릭터 자체는 좋다. 그림체도 제우스가 나온 이후 3년이란 세월을 그냥 보낸 게 아닌 듯 일치월장하여 드이어 등장인물의 얼굴에 다시 코가 생기면서 손희준 작가 특유의 그림체를 잃지 않고 고유의 그림체를 완성했다
.

그리고 전작들에 나오던 판타지 게임의 설정을 도입한 것에서 졸업하여 고유의 세계를 만들었다.

그러나 문제는 스토리와 전개 방식에 있다. 도대체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작품의 파워 밸런스는 정말 철저하게 망가졌다. 1,2권에서 갑자기 죽었다 되살아나 초 진화를 일으킨 마족 파티가.. 마도사 길드 랭크 3위의 핸더에게 초장부터 완전 박살나 이 무대에서 완전히 퇴장하는 전개를 보고 있노라면 정말 할말이 없어진다.

누가 주인공이고 누가 악당인지 모르겠다. 핸더를 비롯한 마도사 길드의 강함이 주인공 일행에 비해 너무 압도적으로 강하게 나오고 그 파워 밸런스는 10권까지도 거의 변하지 않아서 보기가 불편하다.

기동전사 건담에서 아무로 한 사람에게 캐관광당하는 지온 공국의 심정을 알 수 있게 됐다. 거기선 지온 공국의 내노라 하는 에이스 파일럿들이 건담 탄 지 얼마 안된 아무로한테 다 디지는데.. 여기선 오히려 그 반대다. 구도 상으로 악역이니 지온 공국에 가까운 마도사 길드한테 처음부터 끝까지 유린 당하는 불쌍하고 약한 주인공들의 이야기다.

1권부터 10권까지 전원 생존한 마도사 길드와 달리 주인공 측은 그야말로 안습. 마법 학원 아테나에 등장했던 인물의 절반 이상이 죽어 없어졌다. 그것도 요괴 소년 호야, 꼭두각시 서커스의 후지타 카즈히로처럼 그럴 싸하게 죽어 가는 게 아니라, 그냥 단 몇 페이지만에 마도사 길드 정예 멤버들에게 킬 당했다.

아무리 이 내가 마도사 길드의 중압가슴, 아니 중압마녀 스토니아를 모에하고 있다 하더라도 이 파워 밸런스는 납득이 안 간다. 이래서야 제목이 마스터 스쿨 올림프스가 아니라 마도사 길드 오더랭크단이나 마찬가지다.

10권부터 조금씩 반격의 기미가 보이긴 했지만.. 문제는 10권에서 연재 종료됐다는 거. 완결도 아니고 연재 종료라는 애매한 방식의 끝맺음은 1권부터 쭉 단행본을 모아 온 나로선 참으로 억울한 일이다.

결론은 미묘. 10권까지 내내 캐관광 당하는 주역들의 불쌍함이 기억에 남을 만한 작품이다.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각 인물의 비밀과 갈등 관계가 매우 흥미로웠지만.. 끝까지 제대로 나오지 못하고 주역 이외의 남은 멤버들을 몰살시키기만 잔혹극이었다.

오죽하면 새 단행본을 살 때마다 주위에 한 말이, 자 과연 이번 권에선 몇 명이나 죽을까? 지난번엔 3페이지만에 무려 3명이 죽어나갔어 비바! 이런 말이겠는가?

어쨌든 미우나 고우나 이 시리즈를 좋게 봤는데 배틀 하이랜더처럼 제대로 종결되지 못한 게 그저 아쉬울 따름이다.

마법 학원 아테나와 제우스 같은 경우 단편이니 그렇다 쳐도 불사신 배틀러를 포함해 올림프스까지 장편 연재물마다 죄다 완결이란 꼬랑지를 달지 못하니 그동안 쭉 단행본을 사 모으던 나 같은 독자 입장에서는, 사실 소비자 입장으로서도 뒤통수를 심하게 엊어맞은 느낌이 강하게 들긴 하지만 뭐 어쩌겠는가.

아무튼 스토리가 어쩐지 정체되어 있어서 그렇지 그림체는 확실히 업그레이드한 것 같다. 그림체만으로 어떤 만화를 그리든 충분히 독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 같다. 유별나게 잘 그린 거라기 보단 대중적으로 친숙하고 쉽게 와 닿는 그림이랄까. 개인적인 취향으론 매우 좋아하는 그림체로 손희준 작가의 그림에 스토리나 혹은 소설 삽화로 쓰는 건 그야말로 라이터로서 궁극의 꿈이다. 결코 천연 바디의 아름다운 묘사에 현혹된 것이 아니다(정말?)

여담이지만 제목 올림프스는 오타가 아닐까? 사전적으로 찾아보면 올림푸스가 맞는 표현일텐데(올림프스가 되려면 Olympus가 아니라 Olymps가 되야 하는 것 같다), 올림포스라고 표기할 때는 Olympos라고 명시되어 있지만 올림프스는 사전에 안 나온다. 별로 중요한 건 아니지만 어떤 게 올바른 발음인지 꽤 의견이 분분했던 걸로 기억이 난다.


덧글

  • Feelin 2008/05/23 16:41 # 답글

    캐릭터가 죽어나가고 나면서부터 모으는걸 포기하게 되었달까.. 8권까지 그대로 가지고 있네.. 뒷권 구할수 있나..
  • 잠뿌리 2008/05/23 23:35 # 답글

    Feelin/ ㅇㅇ 이거 의외로 구하기 쉬워. 다른 책처럼 절판된 것도 아니고 지금도 어느 총판에 가든 다 구비되어있을거야. 홍대든 부천이든 총판에 갈 때마다 꽂혀 있는 거 봤지.
  • 시무언 2008/05/24 00:17 # 삭제 답글

    이런 만화는 파워 밸런스가 중요한데...거기서 문제가 생겼군요
  • 잠뿌리 2008/05/24 23:55 # 답글

    시무언/ 이 만화에선 그냥 마도사 길드가 다 짱먹습니다. 마법 학원 아테나 인물 90%가 마도사 길드 손에 죽어나가죠.
  • 송이 2008/05/26 16:27 # 삭제 답글

    .. 작가 작품이 참... 재밌긴한데.. ㅡㅡ;;
  • 잠뿌리 2008/05/26 23:05 # 답글

    송이/ 항상 어떤 단행본이 나오든 이런 식으로 끝나는 게 고질병이죠.
  • 송이 2008/05/27 11:35 # 삭제 답글

    점핑만 명작-_-;;
  • 잠뿌리 2008/05/27 23:36 # 답글

    송이/ 점핑은 작가 분이 다른 작품입니다. 박상용 작가님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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