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공룡 둘리 TV시리즈 (1988) 한국 애니메이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만화를 꼽을 때,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작품으로 '송정률'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아기공룡 둘리'의 TV 애니메이션판.

아기 공룡 '둘리'가 외계인에 납치됐다가 초능력을 얻고 빙산에 갇혀서 1억년 뒤에 대한민국 한강으로 흘러와서 우연히 '고길동' 가족의 집에 빌붙어 사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줄거리부터 상당히 다이나믹하고 또 다른 그 어느 만화나 애니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참신한 설정으로 인해, 순수 한국 만화라 자신있게 부를 수 있을 정도의 명작이다.

원작은 단순히 아동용 만화라고 하기에는 약간 무리가 따를 정도로 당 시대의 풍자와 해악이 엄청 많이 깔려 있지만 애니의 경우는 그런 부분의 표현을 완화하거나 혹은 아예 수정을 거쳐 생략을 해서 전 연령령을 대상으로 한 국민 애니를 만든 것이다.

예를 들면 둘리가 외계인에게 납치된 이유를 들 수 있다. 코믹스판에서 지구가 위험한 곳인지 알아보러 온 외계인이 둘리를 잡아왔는데 뇌가 너무 작고 미개해서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 본 행성으로 돌아가기 전에 너무 무식해서 불쌍하다며 뇌를 개조시켜준다. 하지만 애니 판 같은 경우, 연구의 일환으로 둘리를 납치해 왔다가 미개하고 날씨 변화에 몸이 약하다는 데이터를 얻은 후 곧 빙하기가 시작되는데 둘리 하나 만큼은 살려주자는 의견이 나와서 초능력을 준 것이다. 그런 점을 제외하면 기본적으로 다 코믹스 판의 이야기를 따라간다.

나이스한 성우 캐스팅과 명랑 만화에 딱 어울리는 흥겨운 음악. 또 연출 면에 있어서도 군더더기가 하나 없어서, 아기 공룡 둘리라는 작품 자체의 가치를 더욱 드높였다. 둘리 주제가와 희동이 테마송 등 사람의 감성을 자극하는 보컬 곡은 아름답기까지 하다.

여기서 몇 부분 더 짚고 넘어가자면, 만화로는 표현하기 힘든. 애니에서만 가능한 연출과 또 아동의 정서를 사로 잡는 부분은 '내 사촌 희동' 에피소드에서 둘리가 희동이와 화해를 한 다음 환상 속에서 노는 장면이다(이때 나오는 보컬 곡 또한 매우 좋다)

비눗방울 사건에서도, 원작의 끝에 가족애를 더욱 빛나게 만들어 고길동마저도 노래를 부르게 만들었다. 이 두 에피소드가 원작 만화와 애니 판의 가장 큰 차이라고 생각한다.

'꼴뚜기 별의 왕자'편까지만 나온 뒤 종영됐는데 원작의 경우는 그보다 훨씬 길어서, 맨 마지막에 원작자 '김수정'씨를 닮은 도우너 아빠가 나와서 도우너와 또치, 둘리를 데리고 갔는데.. 거기서 1년 후 둘리 혼자 떨어져 나와 다시 고길동 집에 빌붙어 사는 것으로 끝난다.

애니판의 끝을 아는 사람은 많을 거라 보지만 원작 만화판의 마지막 장면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 본다. 그만큼 아기공룡 둘리가 국민 만화가 될 수 있는데는 애니메이션의 역할이 매우 컸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90년대 중반에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이란 제목으로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제작됐는데, 개인적으로 이 작품도 꽤나 재미있게 봤고 나름대로 흥행도 한편이다.


덧글

  • 욜횰켜피 2008/05/22 12:07 # 답글

    어머니께서 말씀하시길 전 기억도 안나는 유모차 타고다니던 시절^^;;;밤을 새가며 둘리를 봤었다고 하네요. 확실히 원작 만화는 한번도 본적이 없는데 애니는 참 죽어라 봤었던 기억이...얼음별 대모험은 물론 영어교육용으로 나왔던 묘한; 둘리 애니도 참 재밌게 봤었는데 혹시 보셨는지요?
    전에 투니버스던가 어디선가 둘리 애니를 다시하던데 또 봐도 재밌더라구요. 고전애니인데 퀄리티도 괜찮고...
  • 시무언 2008/05/22 13:21 # 삭제 답글

    커서 사건들을 생각하니 고길동 아저씨가 성자로 보이는건...

    정상인이란 얘기겠죠
  • 잠뿌리 2008/05/22 23:57 # 답글

    욜횰커피/ 영어 교육용 둘리는 kbs에서 어린이 프로그램에서 방영해주었던 게 기억이 납니다.

    시무언/ 사실 따지고 보면 고길동이 대인배지요. 아무런 대가 없이 먹여살려주니까요.
  • 실꾸리 2008/05/23 00:02 # 답글

    고길동은 겉으로는 평범한 회사원처럼 보이지만, 실은, 부동산같은 것으로 성공하였거나 유산이 많아서 상당한 현금자산을 보유한 사람이 아닐까 싶습니다...둘리와 친구들이 북한을 깨러 가겠다고 나섰다가 이 곳 저 곳에 손해를 끼치는데, 고물상이니 오리 농장이니 하는데서 보상을 받으러 오는 돈이 대략 천만원이 넘더라구요...
  • loco 2008/09/01 09:22 # 삭제 답글

    개인적으로 만화책 둘리에 에니메이션이 한참 못미친다고 생각하는 이유중 하나가 원작에 있던 그 풍자, 해학이 에니메이션엔 전무하기 때문입니다.
    원작 둘리가 좀 하드한 면이 있었던게 왼만한 성인적인 느낌도 있었고
    폭력성도 있었죠^^(둘리가 일을 치고 나면 고길동에게 엊어 맞아 얼굴이 엉망이 된 상태로 둘리 패밀리가 담벼락에 서 있던 장면이 선하네요)
    에니메이션 둘리도 재밌지만.. 결코 원작은 못따라 간다고 생각합니다
  • 잠뿌리 2008/09/01 22:14 # 답글

    실꾸리/ 그래서 한 번은 아예 집이 폭삭 무너져서 고길동 가족조차도 텐트 생활을 해야할 때가 있었지요.

    loco/ 애니는 아동용이란 걸 감안하면 잘 만들고 재밌는 작품이었습니다만, 원작하고는 좀 많이 다르죠. 겟타 로보와 게게게의 기타로 같은 케이스랄까요.
  • balbarosa 2008/10/22 01:56 # 삭제 답글

    희동이와 놀던 부분의 보컬곡이라면 비누방울이군요.
    KBS가 애니 OST의 개념을 슬슬 잡기 시작했는지,
    오프닝 제외하고도 삽입곡을 조금씩 보여주기 시작했었는데,
    그중에서 둘리가 최고였죠.
    비누방울, 라면과 구공탄, 입이 크게 벌어진다(이건 제목이 확실하진 않은데... 거의 공식제목처럼 불리더군요) 등 하나하나가 초등학생용 음악 교과서에 실려도 될 퀼리티였죠.
    그 외에도, 원더키디에 삽입되었던 '우주의 용사들'이나, 영심이에 삽입되었던 '왕경태의 테마', 하니의 엔딩송 등도 괜찮았고. 돈 많은 KBS니까 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해야할지...
  • 잠뿌리 2008/10/23 22:29 # 답글

    balbarosa/ kbs 애니의 삽입곡은 전체적으로 다 좋았지요.
  • 하시 2010/06/14 20:00 # 삭제 답글

    애니결말은 어떻게 났나요? 코믹스는 분명히 기억나는데 저는 반대로 애니메이션 결말이 기억이 안나네요.
  • 잠뿌리 2010/06/16 18:50 # 답글

    하시/ 애니 결말은 꼴두기별의 왕자편으로 끝납니다. 꼴두기별의 왕자들이 가진 지도를 갖고 우주 여행을 갔다가 보석별에 도착하지만 너무 욕심을 부려서 빈 손으로 집에 왔다가 희동이가 공기놀이하던 게 보석이었다 로 결말이 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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