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를 빠는 장미 (血を吸う薔薇,1974) 흡혈귀/늑대인간 영화




1974년에 야마모토 미치오 감독의 만든 작품. 1970년부터 나온 '피를 빠는 인형' '피를 빠는 눈'에 이은 3부작의 완결편이다.

내용은 도쿄에서 근무하던 주인공 시라키 선생이 한 시골 여학교에 부임을 와서 학장이 사는 저택에 머무르게 되는데 죽었다는 학장의 부인과 행방불명됐다는 여학생이 나오는 꿈을 꾸고 기묘한 사건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뱀파이어물이며 브람 스토커 원작의 드라큐라에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일단 배경이 일본이고 무대는 시골 학교, 드라큐라 백작은 학장, 하인은 프랑스 문학 선생, 여자 흡혈귀는 학장의 죽은 아내와 실종된 여학생 등으로 각색되어 있어 확실히 분위기는 남 다른 편이다.

흡혈귀로 추정되는 존재들이 나오는 기묘한 꿈을 꾼 이후 주변 사람들의 증언과 학원에서 일어난 여학생 습격 사건 등을 통해 뭔가 일이 이상하게 돌아간다는 걸 파악한 주인공이 흡혈귀의 정체를 파악하고 그들을 퇴치하기 위해 싸운다는 점에 있어선 드라큐라와 같은데 몇 가지 고유 설정이 있어 아류작 같은 느낌이 나지는 않는다.

우선 이 작품에서는 남자 희생자는 아예 목을 물어뜯지도 않고 여자 희생자는 가슴을 베어 물 듯 물어뜯어 피를 빨아 하인으로 만든다. 그리고 흡혈귀 부부가 영생의 비법이라고 쓰는 게 사람의 얼굴 가죽을 벗겨 그것을 뒤집어 써 그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 즉 페이스 오프란 설정이 기존의 흡혈귀물과 완전 차별화되어 있다.

어떻게 보면 1950년대에 나온 SF 호러 영화 신체 강탈자의 침입이 생각날 수도 있지만 단순히 몸만 바꿔치기 하는 게 아니라 얼굴 가죽을 벗겨 그걸 쓴다는 고어한 설정은 나름대로 특색 있어 보인다.

학장의 실체가 배가 난파되어 일본에 들어 온 백인 기독교인인데 현지 일본인들에게 박해를 받다 신앙을 버리고 스스로의 피를 마셔 흡혈귀가 되고 가장 처음 흡혈의 희생자로 삼았던 소녀와 함께 부부의 연을 맺어 사람의 얼굴 가죽을 벗겨 쓰며 살아왔다는 설정은 나름대로 인상적이다.

그래서 동양인 흡혈귀가 나올 수 있는 건데 아쉬운 건 서양 요괴의 대표적인 존재를 동양인 배우가 맡아서 연기를 하는 건 상대적으로 밀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망토를 두르고 괴성을 지르며 나타나 이빨을 드러내고 덤비는 검은 머리 흡혈귀 백작 같은 건 아무래도 무서워질 수가 없다. 여자 흡혈귀들 역시 너무 귀신같은 분위기가 강해서 흡혈귀다운 공포를 기대하기 어렵다. 결정적으로 흡혈귀에게 물린 상대는 흡혈귀로 변하지 않고 최면에 걸린 사람 내지는 귀신같은 형상으로 변해서 파란 조명을 받으며 나이프를 들고 덤벼드니 더욱 그렇다.

사건에 숨겨진 미스테리를 파헤치는 과정이 그리 치밀하지는 않지만 학장이 흡혈귀란 사실을 눈치챘으나 주변 사람과 경찰은 모두 그의 편이라 히로인을 제외한 그 누구도 주인공의 말을 들어주지 않고 설상가상으로 히로인과 그 친구 포함한 3인방 중 2명이 골로 가버리고 흡혈귀화 되는 바람에 그 위협이 시시각각 좁혀오는 전개는 음산한 분위기를 충분히 내면서 긴장감을 주어서 꽤 괜찮았다.

결론은 평작. 흡혈귀라기 보단 그냥 흡혈귀의 탈을 쓴 피 빠는 요괴라는 시점에서 보면 적당히 볼만하다. 다만 워낙 오래 전의 영화라 특수 효과나 분장, 연출은 기대에 못 미칠 수 있고 결정적으로 그렇게 사건 구성이나 논리적으로 치밀한 영화는 아니라 뭔가 좀 나사가 빠져 있는 장면이 몇 군데 있지만 심하게 눈에 걸릴 정도는 아니다.


덧글

  • 시무언 2008/05/20 11:40 # 삭제 답글

    하긴...일본제 흡혈귀는 흡혈귀보다는 요괴에 더 가깝죠
  • 잠뿌리 2008/05/20 23:41 # 답글

    시무언/ 일본제 흡혈귀는 이미 로쿠로목을 비롯해 요괴 신화에서도 나오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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