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경찰 갈갈이와 옥동자 (2004) 아동 영화




작년 여름에 개봉한 '갈갈이 패밀리와 드라큐라'의 속편으로 2004년 2월에 개봉했으며, 감독이 '남기남'에서 '이한열'로 바뀌었다.

내용은 옥황 상제의 딸 가희가 하늘 나라의 법을 어기고 인간 세계로 내려왔다가 마법 경찰단이 된 뒤 옥동자와 갈갈이 등의 동료들과 함께 외계 악당들과 혈투를 벌이는 이야기라고 축약할 수 있다.

일단 이런 어린이 영화가 또 다시 만들어져 무사히 개봉할 수 있다는 현실이 참 아름답긴 하지만, 냉정하게 보면 전작만한 속편이 없다 라는 말이 떠오르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전작은 2003 개그 콘서트 멤버들이 우르르 모여서 매주 토요일마다 방송에서 보여 주던 개인기를 하긴 했지만, 인물과 배경 설정을 훑어 보면 남기남 감독 특유의 한국적 정서가 묻어나 있어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서양 귀신인 흡혈귀 드라큐라와의 대결 구도를 보면 영구와 땡칠이 초대 극장판의 계보를 잇는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감독이 이하열로 바뀌었기 때문에, 한국적 정서가 많이 퇴색했다. 제목 부터 마법 경찰 갈갈이와 옥동자로 인물 설정이 완전 바뀌었으며 또 전작과 다르게 개그 콘서트 멤버들이 대거 사라지고 갈갈이 박준형과 옥동자 정종철, 향숙이를 외치는 사투리 김시덕만이 남아서 왠지 모르게 초라해 보인다.

다른 배우들은 좀 낯선 신인 배우, 혹은 개그맨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모였다. 전작과 크게 다른 점은 등장 인물이 달라진 만큼 여성 출현진의 미모가 대폭 상승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아무리 예뻐졌다고 해도 캐릭터 성이 떨어지는 건 문제가 크다. 이번 작의 히로인인 가희 보다는 비록 미모는 그리 출중하지 않지만 자신의 개인기에 맞춰 캐릭터 성을 한껏 뽐낸 김다래 쪽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개그 콘서트 출신의 배우는 달랑 세 명이다 보니, 스토리를 개그 콘서트에서 하던 개인기로 때우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은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런 개인기를 빼고 보니 정말 남는 게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다.

영화 상에 나오는 개그는.. 대부분 아동의 눈높이에 맞췄기 때문에 옥황상제의 따님인 가희의 필살기가 슈퍼 X침이고 그걸 적중시키면 상대방이 엉덩이에 폭죽이 붙어 하늘로 붕 날아가는 것 등의 연출이 여과 없이 나온다. 그래서 그부분은 솔직히 어린 애가 아닌 어른으로서 객관적인 평가를 내리기 힘들다.

허나 아동용이란 걸 떠나서 볼 때 작품의 소재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게 너무 눈에 띈다. 마법 경찰이란 게 특공대 복 입고 나와 주먹질 하다가 나가 떨어지는 놈들을 지칭한다. 나중에 가서는 옥동자가 금도끼 은도끼를 연못에 던졌다가 흑 도사에게 황금요괴창을 받아 어둠의 목걸이 3개를 모아 어둠의 방패를 소환한 지오와 대결을 펼치는 것 정도가 판타지 다운 설정에 가깝다.

최근에는 유난히 판타지물이 강세라서 KBS에서 방영하던 어린이 드라마 '매직 키드 마수리'의 흥행을 보면 알 수 있듯 반지의 제왕과 해리포터 같은 게 유행이라 갈갈이에 판타지를 접목시킨 것 같은데 이건 좀 영 아니다.

전작이 전국 관객 40만을 끌어모은 반면, 이번 작품은 2004년 2월에 개봉했음에도 불구하고 개봉 이후 아무런 소식도 들려오지 않으니 말 다한 셈 아닌가? 전작의 인기에 힘입어 후속작도 인기를 탈 줄 알고 아무 생각 없이 만든 댓가는 매우 컸다.

차라리 남기남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았다면 좀 더 나은 작품이 나왔을지도 몰라서 좀 아쉽다.

배경은 전작의 경우 민속촌이었으나, 이번 작품은 그보다 더 낮은.. 시민 공원과 뒷산으로 추정되는 숲이 전부. 스토리 같은 경우도 전작은 기승전결이 분명하게 나뉘어져 있어, '갈갈이 패밀리의 하산-마을에 들려 흡혈귀에게 납치된 달래를 구해 달라는 의뢰를 받음-흡혈귀 성으로 쳐들어가 세바스찬 드라큐라 퇴치'등의 전개가 비교적 자연스럽게 이어지지만.. 이번 작품은 그런 구조적 완성도가 부족하다. 아동용이라고 해서 무작정 막 만들면 안 된다. 남기남 감독은 B급 무비의 대부라고 불려도 기본적으로 지킬 건 다 지킨 명장이었다.

이 경우는 감독이 가진 역량의 차이다. 이한열 감독은 그 유명한 '스페이스 간담 V'의 조감독이란 경력 밖에 없으니.. 애초에 남기남 감독과 비교를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전작에 대한 평가를 다시해야했다.

결론은 아동 영화. 그래서 사실 추천이나 비추천에 관한 코멘트는 쉽게 달 수 없다. 그냥 개인적으론 전작 쪽이 더 재밌었다.

재미있는 가정을 한 가지 해보자면, 갈갈이와 옥동자 시리즈는 앞서 언급했 듯이 첫 작품의 감독이 남기남인 것 만큼 영구와 땡칠이의 계보를 잇는 작품인데.. 시리즈물로서의 장르도 묘하게 비슷하단 사실이다.

영구와 땡칠이가 처음 나와서 전국에 270만 관객을 모은 이후, 남기남 감독이 바로 제작한 속편 '영구 소림사 가다'편은 그 당시에 우리 나라에 무협 영화가 굉장히 강세를 이루었기 때문에 당 시대의 유행 코드를 반영한 작품이었다.

이 작품 역시 지금 현재의 유행 코드인 판타지를 반영했으니 묘하게 비슷한 구석이 있다. 그래서 앞으로 시리즈 세번째 작품이 또 나온다고 가정할 때 우리 나라의 이라크 파병을 소재로 한 게 나올지도 모른다 이 말이다.

왜냐하면 영구와 땡칠이 시리즈의 세번째 작품은, 월남전을 소재로 한 영구 람보였기 때문이다. 만약 이 가정이 구체화된다면 갈갈이와 옥동자 시리즈는 10편이 넘게 영화로 제작될지도 모른다.

여담이지만 본래 갈갈이 패밀리와 드라큘의 속편은, 옥동자와 달래 공주라는 제목으로 분명 제작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있었는데 그건 지금 어떻게 됐는지 도통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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