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갈이 패밀리와 드라큐라 (Galgalri Family and Dracula,2003) 아동 영화




세간에 삼류 영화의 대부로 일컽어진 '남기남' 감독. 1년에 9편. 3일에 영화 한편을 초 스피드로 제작하는 것으로 유명하며, 1970년에서 1988년까지 18년 동안 104편의 영화를 만들었다. 그런 대기록을 보면 남기남 감독을 영화계의 '김성모'로 오해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실제로 그러한 능력 말고도 대단한 경력과 업적을 가지고 있다. 1989년 당대 인기 개그맨인 '심형래'를 데려다가 '영구와 땡칠이'를 제작해 비공식 집계로 전국에서 이백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은 적이 있었다.

물론 그 이후로 낸 영화들은 나오는 족족 망해서 다시금 삼류 감독이란 오명을 받았으나, 영구와 땡칠이의 전설은 한국 영화 역사상 최초! 그 유명한 '서편제'보다 더 먼저 백만이 넘는 관객을 유치했으니 남기남 감독을 전설의 인물로 봐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그가 올해 새로운 영화를 선보였다. 그게 바로 이 작품인 '갈갈이 패밀리와 드라큐라'이다.

개그맨 '박승대'가 제작을 하고 개그 콘서트 팀원들이 총 출동했다.

장르는 아동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개그맨 새대의 코믹 영화이며, 계보로 따지면 영구와 땡칠이의 후손이라고 할 수 있다.

솔직히 나도 굉장히 기대한 작품 중 하나였다. 20대 초반의 나이가 된 지금 이 영화를 기대한 사연은 어린 시절의 아련한 향수를 느꼈기 때문이다(난 영구와 땡칠이 시리즈는 물론이고 슈퍼 홍길동, 돌아온 황비홍, 우주의 용사 반달가면, 별똥별 왕자, 댕기 동자와 산토스 등을 보고 자란 베이비붐 세대다)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평온하고 한적한 시골 마을에 드라큐라가 나타나 마을 사람들에게 해꼬지를 하는데 마침 스승의 가르침을 받고 정의를 지키기 위해 하산한 갈갈이 삼형제가 그 마을에 들리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주인공이 갈갈이 삼형제라서 그런지 당연스럽게도 출현 배우의 80%이상은 개그 콘서트 멤버인데, 영화를 다 보고 난 후의 감상을 두 글자로 요약하자면 '실망' 그 자체였다.

영화 자체는 남기남 감독의 작품 답게 무술 코드가 많이 삼입되어 있으며, 그 본질을 파악해 보면 영구와 땡칠이 때로 회귀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 회귀의 방식 비틀어졌다는 것이다.

옛말에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했다. 그 말은 이 영화의 맹점을 표현하는데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출현 배우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개그 콘서트에서 늘상 하던 개인기 밖에 안한다. 쇼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개인기를 빼도 충분한 볼거리를 준 영구와는 전혀 딴판이다.

대사와 연기 과반수 이상이 개인기로 점철되어 있으니, 도대체 무슨 재미를 느끼란 말인가? 매주 일요일 방영하는 개그 콘서트와 다를 게 전혀 없으니 영구와 땡칠이 때의 추억 같은 건 느낄래야 느낄 수가 없다.

보다 쉽게 말하자면, 이건 영구와 땡칠이가 아니라 '김흥국'주연의 '반달가면'과 비슷하다. 극중 주인공 김흥국은 반달가면으로 변신해서 싸울 때를 빼고는 어벙한 형사란 설정을 가지고 있지만 영화가 끝나는 내내 '아 응애에요~'이런 식의 18번 대사나 개인기를 펼치니 이 작품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갈갈이 삼형제가 직접 무술 지도를 받고, 무술 연기를 한 열의는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멋있거나 재미가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영구와 땡칠이에서 정작 주인공 영구는 뻘짓만 하는데, 영구의 부탁을 받고 귀신을 맨 손으로 때려잡는 퇴마 스님의 카리스마를 결코 따라가지 못했다.

또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는 명장면이라고 할만한 부분이 보이지 않는다. 쌈마이 영화라면 쌈마이 특유의 재미라도 줘야할텐데 그런 것 조차 없다. 배경은 영화 '취화선'의 무대가 됐던 민속촌 마을이고 등장 인물이 개그 콘서트 팀원 12명과 그외 엑스트라를 합쳐 20명 안팎에 특수 효과 수준은 '우뢰매'인데 대체 어디다가 16억원이란 제작비를 투자했는지 모르겠다.
(애초에 남기남 감독은 빨리 찍는 것과 동시에 저예산 영화로 유명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나름대로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개봉 첫주 12만명의 관객을 동원하고, 12일만에 전국에서 30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3개월 동안 16억원을 들여 만든 것 치고는 나름대로 놀라운 숫자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가 갖는 상업적인 부분의 힘은 충분히 인정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이 작품은 아동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오후 4시까지 상영을 하고 그 이후의 시간에 필름을 돌리지 않는 마켓팅을 펼쳤으나, 실제로는 오후에 부모님과 손을 잡고 온 어린이 관객들을 그냥 돌아가게 만들어 버리는 바람에 이 동원 숫자가 진국은 아니다.

어쨌든 영화 제작사 측은 이번 성공에 힘입어 '옥동자와 다래공주'란 부제로 속편 기획에 들어갔다고 한다.

결론을 내리자면 이 영화는 남기남 감독의 삘이라고 하기 보단 '개그 콘서트 극장판'이라고 할 수 있으니, 그 점을 미리 염두해두고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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