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문화사] 악으로 깡으로 2017년 한국 만화




2002년에 나온, 황승만 작가의 만화. 황승만 작가의 첫 데뷔작인 김희철 스토리 작가와 함께 21세기 이웃 사촌을 냈기에 이 만화는 황승만 작가 1인 만화로선 처음이자 단행본으론 두 번째 작품에 해당한다.

내용은 막가파식 싸움의 달인 이안이 최강의 주먹을 꿈꾸며 전국 최고의 격투 최강자만 입학한다는 특공 학교로 전학가면서 시작되는 학원 액션물이다.

보통 정통적인 학원 액션물이라기 보단 약간 판타지성을 가미해서 막 학교에서 애들이 소림권, 통배권, 닌자술 등 다양한 권법을 구사하며 히로인 채림은 한국 고대비술 격천도류를 쓰며 젊어서 죽은 언니 채희를 부두교 주술로 부활시켜 몸에 기생시키는 고수다.

사실 격투 만화는 아무리 리얼리티 노선을 걷는다고 해도, 격투 만화 특유의 과장이 있고 그걸 장점으로 살려 폭발적인 연출력으로 재미를 주는 작품은 꽤 많은 편이다(가장 큰 예를 들어 그래플러 바키!)

하지만 이 만화에선 아무리 과장이라고 해도 좀 납득 안가는 액션 씬이 많다. 우선 이안의 전 라이벌인 이종격투기 챔피언 발락이란 놈을 예로 들 수 있는데, 발리투도 스타일인 녀석이 UFC 필 링안에서 상대를 초크 슬램 한방으로 보내거나 이후 특공 학교에 위장 전입한 후 DDT, 아웃사이더 엣지. 툼스톤 파일 드라이버 등등 프로 레슬링을 구사해서 싸우니 괴리감이 느껴지는 것이다.

발리투도면 보통 타격기와 그라운드 서브미션 기술에 주를 이루는 건데 던지고 메치고 이건 좀 아니다!

아 프로 레슬링 매니아로서 사소한 오타를 지적하자면 DDT는 데미안 디어 타입의 약자가 아니라 데미안 디너 타임의 약자다. 그리고 아웃사이더 엣지는 무슨 대단한 기술도, 금지된 기술도 아니고 원래 명칭은 크로스 DDT로 많은 선수들이 변형해서 쓰며 불과 2년여 전에 WWE에서 싸우는 성자 기믹으로 나왔다가 대박 망한 모데카이의 피니쉬이기도 하다. 그리고 발락이 이안의 목을 팔뚝으로 감아 조르는 기술은 아무리 봐도 초크 슬리퍼 같은데 암 스플렉스는 절대 아니다(스플렉스는 던지기 기술이다) 덧붙여 툼스톤 파일드라이버도 금지기는 아니다. 안드레 더 자이언트가 창안해 상대 선수를 치명상에 빠트렸기에 봉인기가 됐지만 이후 다른 선수들도 사용하며 대표적으로 WWE의 언더테이커가 있으며, 핏 핀리의 피니쉬이기도 했고 ECW 출신의 저스틴 크레디블도 쓰는데 이 선수가 제리 린과 TNA에서 라스트맨 스탠딩 매치를 했을 때 무려 턴버클 위에서 설붕식 툼스톤 파일 드라이버를 날린 적도 있다.

이건 사소한 태클이라 쳐도. 일단 이안과 채림을 비롯해 모나카의 주인공 일행은 나름 개성 있고 매력적이다. 문제는 바로 그들의 상대가 되는 적. 보통 학원 액션물에선 주인공 일행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상대할 적에 얼마나 신경을 쓰는지에 따라 그 재미가 결정된다.

최강의 적인 록기는 기공이 우회등선 수준에 오른, 무슨 수련을 거친 것도 아니고 바이오 과학으로 만들어진 무공의 고수인데 생각하는 건 존내 찌질해서 라스트 보스로서의 카리스마가 없고 무엇보다 신경 써야 할 그 최후의 대전이 너무 허무하게 끝났다. 위험에 처한 주인공이 기지로 빠져나오는 게 아니라 살인기계로 키워졌다는 과거가 뿅하고 튀어나와 갑자기 폭주해 다 깨버리는 것 역시 연출의 허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럴 거면 도대체 왜 김두한 삼각차기, 이소룡 절권도, 시라소니 도비나리, 스티븐 시걸 암스파이트 같은 걸 배운 것이란 말인가!?

아마도 이 만화가 본격 격투 액션물로선 첫 작품이라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액션 연출로 보면 좀 부족함을 느낄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액션물에 어울리지 않는 그림체도 아니고. 소년 만화에만 어울리는 그림체라고 하는 건 좀 어불성설이다. 21세기 이웃사촌 1권 때의 그림이 아니란 말이다!

1권과 9권을 비교하고 이번 악으로 깡으로를 놓고 보면 솔직히 그림체 문제 가지고 태클 걸 만한 문제는 아니다. 21세기 이웃사촌 1권 때와는 완전 다르다. 9권 작화의 발전형이기 때문에, 캐릭터 자체가 SD에서 등신대 피규어로 진화했는데 소년 만화에 어울리는 그림체라고 하는 일부의 평은 모순적이라 생각한다. 덧붙여 냉정하게 말하면 21세기 이웃사촌의 스토리는 좌절스럽다. 물론 초반은 흥미롭게 볼만한 부분이 있지만 3권부터 갑자기 알 수 없는 전개를 하면서 캐릭터는 무지하게 많이 나오지만 운용력은 형편없이 떨어지가 9권 완결편에 가면 초 허무한 억지 해피 엔딩으로 들어가는데 최소한 거기까지 보고 김철희 스토리 작가 같은 스토리 담당을 안 쓰고 혼자 그려서 말아먹었다 라는 말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결론은 평작. 조기 종료된 진실에 대해선 당사자 밖에 알 수 없겠지만 독자 입장에서 패인은 카리스마 있는 적이 없다는 것. 리얼리티 노선을 완전 떠나 무협적으로 나가는 거나 기술 쓸 때마다 이름이 문구로 뜨는 연출이 보통 학원 액션물에 길들여진 독자들한테 다소 생소하게 다가올 수도 있었다고 본다. 물론 김성모 작가의 럭키짱은 논외(그건 현역 고등학생, 아니 인간의 싸움이 아니다!)


덧글

  • 시무언 2008/05/19 15:10 # 삭제 답글

    -DDT는 데미안 디너 타임의 약자가 아니라 데미안 디너 타임의 약자다.

    오타나신것 같네요
  • 잠뿌리 2008/05/20 00:16 # 답글

    시무언/ 아 오타네요.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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