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일지-레전드 오브 레슬링 1/9 (2004) 구 홈페이지 자료 복원

 

프로 레슬링. 난 초등학교 시절부터 프로 레슬링을 즐겨 본 레슬 매니아였다. 나이가 든 지금도 여전히 그래서 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프로 레슬링을 좋아한다는 말을 하면 마초이즘에 물든 야만인 내지는 변태 녀석이란 오명을 뒤집어 써야했으나 지금은 시대가 많이 달라졌다.

 

국내에서도 재작년 쯤에 케이블 방송을 통해 'WWE'가 정식으로 방송된 이후 프로 레슬링의 인기가 부활한 것이다. 이제는 일부 동인녀들이 매트 하디와 제프 하디, 혹은 엣지와 크리스챤의 야오이 동인지를 작성하고 롭 밴담 사마라 부를 정도의 인기를 부과하고 있다. 그래서 국내 유통사 'THQ 코리아'에서 PS 2용으로 발매된 스맥다운 시리즈가 정식으로 들어온 바 있다.

 

지금 현재 레슬링 게임의 최고봉은 바로 그 스맥다운 시리즈라는데 있어, 이견은 없을거라 생각한다.

 

어차피 이건 게임 플레이 일지일 뿐. 게임 리뷰가 아니며 X리웹처럼 유통사나 특정 가게 찌라시 역할을 하는 것도 아니니, 그리스 신화를 바탕으로 둔 프로 레슬링의 기원을 따지고 들어가는 등의 호랑이 담배피던 얘기 같은 건 넘어가고 이제 슬슬 본론으로 들어가겠다.

 

 

난 바로 이 게임이 하고 싶었다. '스맥다운 5 - 히어 컴스 더 페인 -'.

 

그 이유를 대자면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첫째로 레전드 레슬러라고 해서 1980년대에 활약한 WWF 레슬러들이 대량으로 나온다는 점이다. 어렸을 때는 물론이고 지금도 좋아하는 올드 스타. 특정 선수를 꼽자면 이 세상에 다시 나올 수 없는 위대한 태그팀 '리전 오브 둠'과 악역의 대명사 '밀리언 달러맨'. 공중 살법의 대가 '슈퍼 플라이 지미 스누카'와 '헐크 호건' '얼티밋 워리어'등 당대 최고의 선수를 압도할 정도의 카리스마와 역랑을 가진 '올드 타입 언더테이커'까지, 레슬 매니아로서 진짜 가슴이 두근반 세근반 콩딱콩딱 뛰지 않을 수가 없었다.

 

둘째로 요염한 미시의 참맛을 알려주며 현존하는 여성 프로 레슬러 중에서 가장 가슴이 크고 남자 중에 왕가슴이 할 수 있는 '압둘라 더 부쳐'보다도 더 빵빵한 것으로 유명한 '세이블'이 디바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로리 지온과 누님 연방. 그 어느 곳도 아닌 나 홀로 거유 연맹의 일원인 나로선 그야말로 가뭄 후의 단비와 같은 좋은 소식이었다. 세이블이 누구냐면 저 위에 커버 아래 쪽에 비스듬히 누워 '나 오늘 한가해요.'라고 말하는 여성으로 실제 사진을 넣어 보자면..

 

 

이런 인물이다. 프로필 상의 나이를 보면 2004년을 기준으로 벌써 마흔 고개를 넘어선 중년이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상하지 않은 미모와 현재 WWE에 있는 디바를 통틀어 가장 큰 바스트 사이즈를 자랑하는데 있어 정말 최고라고 할 수 있겠다.

 

아무튼 각설하고 세 번째로 하고 싶은 이유는 바로 '펙션' 설립으로서, 시즌 모드 플레이 도중에 특정 선수들과 함께 모임을 만드는, 예를 들어 과거의 '디-제네레이션 X'와 지금 현재의 '레볼루션'같은 것을 말한다.

 

네 번째로 일본판에서는 '비키니 매치'로 되치되었으나, 국내 정발판은 일본판이 아닌 미국판을 정식으로 유통하면서 삭제되지 않고 그대로 출시한 '팬티&브라'매치에 큰 메리트를 느꼈기 때문이다. 이 경기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설명하고 싶지만 그렇게 한다면 마초이즘을 싫어하는 사람과 패미니스트에게 다구리 맞을 것같아서 그냥 넘어가겠다.

 

다섯 번째로 시즌 플레이다. 개인적으로 게임 시스템 자체는 스맥다운 보다 '아키'에서 만든 'WWF 노머시'나 'WWF 레슬 매니아 2000'쪽이 더 잘맞지만, 정해진 스토리가 아니라 랜덤으로 결정되는 방식의 시즌 플레이는 스맥 다운 시리즈에서밖에 하지 못하는 것이다!

 

아무튼 난 그렇게 스맥다운 5를 해보고 싶었다. 그러나 스맥다운 5의 현재 가격은 밀봉이 정가 48000원. 국전가로 41000원. 중고가 35000원. 용팔이한테 사기 당하면 51000원이다. 이 험난한 현실 앞에 40만 청년 실업자임과 동시에 가난한 백수 청년인 나로서는 그저 손가락 쭉쭉 빨며 구경해야만 했다.

 

어떻게든 하고 싶어서 갖은 방법을 다 동원해 보았지만, 유일한 자금 입수 수단인 담배 심부름을 통해 남은 돈500원씩을 모아 40000원 이상을 모으려면 보통 1년이 조금 넘어야 한다는 걸 깨달은 뒤 하늘의 뜻에 맡기기로 했다. 그래서 크리스마스 날. 양말을 벽걸이에 걸어 놓고 눈을 지그시 감은 채 두 손을 모았다.

 

'산타 할아버지. 전 1년 동안 알 게 모르게 착한 일을 많이 했을지도 모르는 순수한 백수 청년입니다. 그러니 부디 스맥다운 5를 선물해주세요.'

 

라고 눈동자를 반짝거리며 깜찍한 목소리로 소원을 빈 것이다. 그러자 순간 산타 할아버지의 환영이 눈앞에 어른거렸다. KFC에 가면 항상 보이는 뚱뚱한 할아버지 같은 인상의 산타 할아버지는 사람 좋은 웃음을 띄며 이렇게 말했다.

 

'허~허~허~ 메리 구라즐마스.'

 

그게 산타 할아버지의 처음이자 마지막 대사였다. 그래서 난 싱긋 웃으며 답했다.

 

'씨뷁.'

 

문득 인간이 기적을 바라는 마음이 있기에, 종교에 의지하는 게 아니라 지배를 받으며 살아가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난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키기 위하여 새로운 방법을 강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18세기 프랑스의 왕비 '마리 앙뜨와네뜨'는 이렇게 말하지 않았는가?

 

'빵이 없으면 과자를 구워 먹으면 되지 않나요?'

 

그렇다. 이 말이 정답이다. 스맥다운이 없으면 그에 대체될 만한 다른 게임을 구하면 그만이다. 올드 레슬러와 가슴 빵빵한 여자 레슬러가 브라와 팬티만 걸친 채 나와서 싸우고 두 명 이상의 사람이 팀을 맺고 활동하며 시즌 플레이까지 있는 레슬링 게임을 말이다.

 

그래서 결국 난 금단의 게임에 다시 손을 데고 만 것이다.

 

 

그 게임의 이름은 바로 '레전드 오브 레슬링'. 나도 솔직히 처음에 쿠소라 소개한 이괴게임을 다시 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때는 12월 28일 일요일. 연말정산을 하기 위해 국전에 있는 모 가게에 갔을 때였다.

 

스맥다운 5의 35000원이라는 좌절스러운 가격을 듣고 절망하고 있을 찰나, 마침 비교적 깨끗한 상태의 레전드 오브 레슬링 중고를 보고 가격을 물어보았다.

 

'이거 얼마죠?'

'음, 6000원만 주세요.'

'1000원만 깎아주세요."

'..그럼 다시 되팔 수 없다는 조건으로 5000원에 드릴게요.'

 

난 비굴하게 6000원짜리를 1000원 더 깎아서 샀다. 하지만 그래도 5000원에 정품 게임 하나 살 수 있다는 현실이 무한히 기뻤고, PS 2를 개조하지 않은 보람을 느꼈다.

 

각설하고 그럼 이제부터 레전드 오브 레슬링 플레이 일지를 시작하겠다.

 




덧글

  • 시무언 2008/05/18 01:36 # 삭제 답글

    존나세의 부활이군요
  • 잠뿌리 2008/05/18 12:06 # 답글

    시무언/ 1화 업데이트는 다음날. 존나세가 돌아옵니다.
  • 소설매니아 2011/06/15 20:14 # 삭제 답글

    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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