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 머피의 구혼 작전 (Coming To America, 1988) 하이틴/코미디 영화




1988년에 '존 랜디스'김독이 만든 영화. 하지만 감독의 이름 보다는 주연 배우인 '에디 머피'의 이름이 더 빛나서 원제는 '커밍 투 아메리카'지만 국내 명은 '에디 머피의 구혼작전'으로 낙찰됐다.

내용은 아프리 자문다 왕국의 정통 후계자 아킴은 21살이 되던 해에 부모님이 정해 준 왕자비를 만나지만, 그녀가 머리가 비고 외모만 예쁜 여자라 실망을 하고 자신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지적이고 자기 주장을 확실히 할 수 있는 현대 여성을 신부감으로 맞이하기 위해 시종 새미와 함께 자유의 나라 미국으로 여행을 떠나 신분을 숨긴 채 빈민가 생활을 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일단 이 작품은 미국에서 만들어졌고 또 원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미국을 자유의 나라로 묘사했는데 자유의 어두운 이면에 대해서는 전혀 설명이 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이 작품은 풍자물이 아니라 코미디 영화이기 떄문에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다.

놀라운 점은 출현 배우 전체를 통틀어 백인은 단 두 명 뿐. 그것도 비중이 거의 엑스트라에 가깝다는 것이며 나머지는 전부 다 흑인이란 사실이다. 그래서 인종차별 코드가 없고 주인공이 굉장한 부자이기는 하나 착하고 어질어서 어려운 사람을 도울 줄 아는 선인 캐릭터라서 부익부 빈익빈의 폐하 같은 것도 나오지 않는다.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볼 필요도 없고 어렵고 복잡한 생각은 할 필요는 더욱 없으며 그냥 아킴 왕자가 자신의 신부감을 찾는 것만 쭉 보면 된다. 페스트 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주인의 첫째 딸을 연모하며 가깝게 지내는데 자신의 정체를 꼭꼭 숨겨도 시종 새미의 농간으로 위험에 처하고 그때마다 지혜를 발휘해 헤쳐나가는 모습이 꽤 볼만하다.

아킴은 왕자의 품격이 있고 낙천적이며 착한 인물이라 대중적으로 볼 때 전형적이긴 하나 인기가 많고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새미는 아킴과 다르게 머리가 비고 가슴 큰 여자를 좋아하며 가난한 삶 보다는 부유한 삶을 더 좋아하지만 야망이나 탐욕심은 없는 감초 캐릭터로서 아킴과 콤비를 이룬다.

히로인 리사는 현대 여성이라고는 하나, 사실 딱 보면 그다지 매력이 없는 게 눈에 걸린다. 눈에 확 띄는 캐릭터는 오히려 별 비중이 없어 보이던 왕. 즉 아킴의 아버지 제프. 표범 가죽 목도리를 한 아킴과 달리 사자 가죽을 목도리로 찬 제프 왕은 수다를 떨지는 않고 근엄한 목소리로 호통을 치며 왕족이 지나갈 때는 시녀들이 장미 꽃을 뿌려 길을 만드는 걸 고수하는 보수주의자다. 그 캐릭터가 가진 매력은 보수주의자로서가 아니라 왕의 위엄이다.

보조관이 하객들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라고 재촉을 하자 지금 왕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게 안 보이느냐 라고 호통을 치고, 정혼자를 본 왕자가 바로 결정을 못내리고 세상 밖으로 나가길 원하자 그럼 세상을 돌아보며 온갖 향락을 즐겨라 라고 하면서 식장에 모인 하객들에게 왕자는 지금부터 49일 동안 여행을 떠나니 결혼식은 없다!라고 선포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강압적으로 보이기 보다는 거침 없고 당당하다고나 할까?

아킴과 아버지의 대립은 신세대와 구세대, 자유주의와 보수주의의 이념적인 대립이라고 할 수 있지만. 결국 마지막에 가서 자식 이기는 부모가 없다란 교훈을 몸소 보여주었기에 뒷맛도 깔끔했다.

이 작품에서 가장 멋진 점은 완전한 해피 엔딩을 추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킴과 히로인, 왕자비와 새미, 리사의 동생인 페트리샤와 리사의 전 남자 친구 데릴. 장인 어른 맥도웰 등등 누구 하나 부족한 것 없이 다 원하는 걸 얻고 행복해지는 게 참 멋지다.

결론은 추천작. 처음부터 끝까지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러브 코미디다. 다만 초중반에 약간 성적인 농담이 나오니 그 점은 미리 유념해두어야 한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에서 주인공 아킴 역의 에디 머피와 그의 오른팔 새미 역을 맡은 '아르세니오 홀'은, 각각 3가지씩. 아킴과 새미를 합쳐 총 4가지 배역을 도맡았다.


덧글

  • 시무언 2008/05/12 07:38 # 삭제 답글

    여러모로 굉장한 영화군요. 그나저나 에디 머피는 한 영화에서 여러 역을 맡다니-_-
  • tremendum 2008/05/12 23:43 # 답글

    재미있게 봤었던 영화네요.
    골든 아크 어쩌고 해서 웃겼던 것과, 프린스 패러디가 기억에 남네요.
  • 잠뿌리 2008/05/13 08:08 # 답글

    시무언/ 분장을 워낙 잘해서 영화 끝까지 저도 몰랐습니다.

    tremendum/ 재미있는 영화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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