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팅맨 (1991) 아동 영화




1991년에 왕룡 감독이 만든 작품.

내용은 세계에 수출한 코브라 로봇들이 불량품이라 혹평을 면치 못하고 반품 현상이 벌어져 사장에게 짤린 싸만코 박사가 결국 악당 보스가 되어 자신의 자리를 꿰찬 왕박사를 죽이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일단 이 작품은 아동 영화에서 무술 지도로 유명한 왕룡 감독이 맡았다. 알기 쉽게 말을 하자면 스토리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 그 특유의 무술 액션만 잔뜩 나올 뿐인 미완성 특촬물이란 말이다. 왕룡 감독이 이전에 만든 작품이 신 북두신권이라는 세계적 괴작이니 말 다한 셈 아닌가?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우뢰매의 전형을 따르고 있다. 누군가 보고 있으면 변신을 할 수 없는 시스템이며, 평소 때는 좀 모자란 바보지만 악당이 나타나면 초능력 영웅으로 변하는 게 완전 똑같다.

다른 점이 있다면 우뢰매의 에스퍼맨 같은 경우 무술과 염력, 레이져 빔 같은 걸 쏘면서 싸우지만, 이 작품의 주인공 파이팅 맨은 오로지 몸으로 때우다가 마지막에가서 울트라 빔처럼 피니쉬 레이져 광선을 쏘는 점이다. 그리고 사실 파이팅맨은 엄연히 로봇, 정확히는 파워드 슈츠일 뿐. 에스퍼맨처럼 변신 전에도 초능력이 있지는 않다.

주인공 최찐빵 역은 최병서가 맡았다. 최병서는 그 당시 인기 개그맨으로 1990년에 MBC 코미디 프로그램 오늘은 좋은 날에서 인기 코너를 영화로 만든 병팔이의 일기에 주연으로 아동 층에게 많은 인기를 끌었다. 그래서 1년 후인 1991년에 이 작품에 출현했는데 변신 전의 모습은 완전 병팔이 그 자체며 히로인 역시 꼬마 여아 민지다.

병팔이 캐릭터야 본래 초등학생이니 다 큰 어른인 최병서가 그 연기를 한 것도 심형래의 영구와 동일 선상에서 볼 수 있지만 문제는 바로 스토리다. 따지고 보면 이 작품은 왕룡 감독의 무술과 병팔이, 우뢰매를 짜집기한 작품이나 다름이 없다.

그리고 악당 보스인 싸만코 박사의 부하로 로보캅과 인간과 똑같은 모습을 한 기계 인간 코브라. 즉 터미네이터가 그대로 등장하기 때문에 실소를 자아내게 만든다. (터미네이터는 둘째치고 로보캅은 일단 주인공이었다고!)

아동 영화 보단 액션 영화 쪽에 더 많은 손을 댄 왕룡 감독이 각본까지 쓴 것 답게 일부 설정과 연출은 아동 영화치고는 꽤 과격한 편에 속한다. 대부분의 아동 영화는 나와서 죽는 게 악당 밖에 없으며 주인공 일행이나 지인들은 절대 죽지 않는데.. 이 작품에서는 시작부터 주인공 찐빵의 아버지 왕 박사가 싸만코 박사에게 습격당해 총을 맞고 비명횡사하고, 그에게 파이팅맨 자료를 넘겨 받은 회사 사장도 코브라의 수도를 맡고 죽어 버린다.

연출 쪽의 과격함은, 후반부에 인간의 모습을 한 코브라 기계인간들과 싸우는데.. 막 주인공 파이팅맨이 몽골리안 촙을 먹이더니 머리를 콱 잡아서 뜯어 던져 버리는 장면과 오리지널 코브라 기계인간이 파이팅 빔을 맞고 폭사당한 뒤 목이 뜯어진 기계 시체 장면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아무리 마네킹이라고 하지만 조금 과하다)

스토리는 정합성을 완전 상실해 앞뒤가 맞지 않는다. 조연인 짱구, 이쁜이, 만두는 왜 나왔는지 모르겠고 비중도 적은데.. 무엇보다 병팔이의 일기에서 히로인으로 나와 이번 작품에도 출현한 꼬마 민지는 히로인인데도 불구하고 출현씬이 3분도 채 되지 않아서 정말 좌절스럽다.

아무리 아동 영화라고 해도 기본적인 정합성도 지키지 않고 오로지 무술 액션 만으로 점철시켰으니. 이 작품은 1991년도에 나온 아동을 대상으로 한 영화 중에 킹 오브 괴작의 반열에 오르기에 충분하다.

결론은 비추천. 만들다 말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오프닝 송에 배경에 깔리는 화면은 본편에 전혀 나오지 않고, 또 마지막 엔딩도 뭐 하나 해결된 일 없이 그저 싸만코 박사가 '좀 더 강한 코브라 기계 인간을 만들어 파이팅맨을 아작내겠다, 으흐하하하'하면서 끝나기 때문에 거의 악몽에 가깝다. 시리즈물을 염두하고 만들었다기에는 이번 한편에서 진행된 사건이나 해결된 문제가 전무하고, 또 실제로 후속편은 나오지 않았다.

이보다 더 한 괴작을 보고 싶다면 왕룡 감독의 신 북두신권을 구해 보라.


덧글

  • 시무언 2008/05/11 11:28 # 삭제 답글

    요즘같은 UCC 세상이었다면 액션 장면만 따로 만들어도 될테지만...뭐 영화를 이런식으로 만들면-_-
  • 에른스트 2010/10/17 11:14 # 답글

    잠뿌리님이 보신건 1편입니다. 이건 사실 2부작입니다. 그런데 1부에서 제일 황당한건 천원 털어갔다고 변신해서 패는 주인공입니다. 지쳤는지 돈은 안가져갑니다(물론 천원도 중요한 돈입니다)
  • 잠뿌리 2010/10/18 18:39 # 답글

    에른스트/ 2부가 나오긴 나왔나보네요.

    시무언/ 시대를 잘못 타고난걸지도 모릅니다.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140767
2912
9702580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