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별장 (Salem's Lot, 1979) 스티븐 킹 원작 영화




1979년에 토브 후퍼 감독이 스티븐 킹의 데뷔작을 원작으로 하여 영화화한 작품.

내용은 살렘스 롯 마을에 어느날 빌로우라는 외국인이 이사를 오게 되는데 그 날 이후 아이들이 실종되고 마을 사람들이 돌연사 당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1973년에 나온 윌리엄 프레드킨 감독의 엑소시스트로 인해 보다 리얼하게 다가 온 초자연적 공포에 벌벌 떨며 기존의 근대 공포 소설을 원작으로 한 뱀파이어,미라,프랑켄슈타인 등이 관객들에게 슬슬 배척받기 시작한 때 혜성처럼 등장해 흡혈귀물의 새로운 시대를 연 작품이다.

시기적으로 이 작품의 원작은 스티븐 킹의 작가 데뷔작이라고 할 수 있고 수년 전에 나왔지만 그의 또 다른 소설인 캐리가 1976년에 영화로 만들어졌다가 크게 흥행을 하면서 스티븐 킹 원작 영화하면 뜬다!라는 흥행 보증 수표가 된 이후에 1979년에야 영화로 만들어진 것이다.

텍사스 전기톱 살인사건으로 유명한 토브 후퍼 감독이 만들었는데 소설은 분량이 꽤 많았기에 TV용 미니 시리즈로 각색해서 각각 1시간 30분 짜리 TV용 영화로 만들어 하나로 묶었다.

텍사스 전기톱 살인사건도 그랬지만 토브 후퍼 감독은 저예산 영화를 주로 만들어 왔고 이 작품은 그의 감독 인생 최초로 메이저의 지원을 받아 만든 것인데 그 결과물은 굉장했으며 외국에서는 가장 무서운 흡혈귀 영화라는 칭호까지 따냈다.

이 작품은 당시 기준으로 볼 때 상당히 독창적이면서 리얼하다. 시골 마을로 온 흡혈귀 빌로우는 노스페라투 때의 기괴한 대머리 남자의 모습을 하고 있고 기존의 드라큐라 캐릭터와 별 차이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중요한 것은 그가 메인이 아니란 사실이다.

드라큐라에서는 드라큐라가 메인이었으나 이 작품에서는 거기서 살짝 벗어나 있다.

공포 포인트는 바로 이거다. 내 이웃, 가족. 가까운 누군가가 흡혈귀의 희생자가 된 후 밤에 찾아와 위협한다. 그 위협의 방법이 눈을 부라리고 이빨을 들이대며 무조건 덤비는 것이 아니다.

한밤중에 2층 방에서 잠을 자고 있는데 창 밖의 어둠 속에 안개가 피어오르면서 실종된 동생이 날아와 창문을 두드린다. 창백한 얼굴로 입가에는 미소를 머금은 채 창문을 두드리는 동생, 그리고 거기에 홀린 듯 자리에 일어나 창문을 열어주는 형. 두 형제의 의문사 이후 슬픔에 빠져 있던 어머니는 밤마다 아이들이 찾아와 자신을 꼬옥 안아준다는 독백을 하고 돌연사를 당하고 영안실에 시체가 안치됐는데 어느 순간 시신 위를 덮어놓은 천과 함께 스르륵 상체를 일으켜 눈을 뜨며, 그들의 죽음에 대한 의문을 품고 묘를 파헤치고 아래로 내려가 관뚜껑을 열어봤다가 동공이 없는 노란 눈동자를 시퍼렇게 뜨고 있는 소년 흡혈귀에게 냅다 목을 물리는 묘지기 등등 흡혈귀의 공포를 현대적으로 풀어내면서 가정의 붕괴를 공략하여 공포를 주는데 성공한 것 같다.

나온 지 꽤 된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안개, 흡혈귀, 가족 내지는 친구의 습격이란 포인트를 참 잘 활용했다.

결론은 추천작. 근 30년 전의 작품이지만 지금 다시 봐도 충분히 무서운 작품으로, 2004년 리메이크 버전보다도 더 볼만하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후대의 현대 흡혈귀물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고 지금도 무수히 오마쥬되는 연출들은 흡혈귀가 된 친구가 찾아와 문을 두드리는 것, 그리고 십자가를 들이밀어서 몸에 가져다 댔더니 실시간으로 살이 타오르면서 십자가 낙인이 찍히는 장면 등이다.

1987년에 래리 코헨 감독이, 2004년에 미카엘 살로만 감독이 리메이크한 바 있는데 아마도 국내에서는 2004년 리메이크 판을 DVD로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토브 후퍼 감독 버전이 세 버전 중 가장 무섭지만 아쉽게도 국내에 DVD로 나올 가능성은 희박한 것 같다.


덧글

  • 시무언 2008/05/10 07:54 # 삭제 답글

    오오...한번 봐야겠군요. 명작의 냄새가 납니다
  • 이준님 2008/05/10 10:04 # 답글

    1. 이 작은 소싯적에 KBS 특선 미니시리즈로서 80년대 안방극장을 찾은바 있습니다. 보통의 경우와는 달리 상당히 인기가 있어서 대낮 -_-;;에 앵콜을 두번 정도 돌렸지요. (미니시리즈 중에 대낮 방영을 한게 좀 있긴 한데 기본적으로 이 작품은 공포물이었거든요)

    2. 원작에서는 "품에 안는다"라는 개념에 "품에 안고 (다 큰 아들을) 젖을 먹인다"는 설정이었습니다. 예. 그렇게 피를 빨지요. 묘지기가 당하는 부분은 원작에서는 "눈뜬 흡혈귀" 부분으로 처리했고 kbs 방영분은 짤랐습니다. -_-;; 개인적으로 대학교때 원서판으로 원작을 보다가 바로 이 장면에서 그게 어릴때 그 추억이라는 걸 알게되었지요

    3. 영화판의 클라이막스인 "애인과의 조우" 부분은 사실은 원작에 없는 이야기입니다. 원작은 "불지르기"로 마무리됩니다.

    ps: 극추천작이고 요새도 유튜브에서 관련 영상이 돌기도 합니다. 80년대 애들끼리 무용담처럼 돌던 이야기였지요

    원작은 스핀 오프인 단편 2편이 있습니다. 하나는 브램스토커의 드라큐라 앞부분을 패러디한 살램의 터의 탄생 설화이고 다른 한편은 살렘의 터 사건 이후에 이웃마을에서 벌어지는 실종-당연히 흡혈귀가 연계된-을 다루고 있지요
  • 잠뿌리 2008/05/11 00:12 # 답글

    시무언/ 정말 명작 영화입니다.

    이준님/ 진짜 극추천작이지요.
  • blitz고양이 2008/05/22 15:57 # 답글

    80년대 미니시리즈로 방영된 거라면 저도 본 기억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정말 무서웠었죠.
    몇몇 장면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데,
    최고의 벰파이어영화였지 않나 싶습니다.
  • 잠뿌리 2008/05/23 00:14 # 답글

    blitz고양이/ 정말 무서웠습니다.
  • 헬몬트 2009/04/01 10:57 # 답글

    오노 후유미가 쓴 "시귀" 재미있긴 한데 이걸 미국인들이 봤다면 이구동성 이랬을 겁니다.

    야 이거 킹이 쓴 세일럼 스롯 베낀 거잖아?

    그래도 시귀에선 흡혈귀 정체를 알아차린 마을 사람들이 떼거리로 몰려가
    흡혈귀들을 마구 죽이다가 나중에 흡혈귀 아닌 사람까지 싸그리 죽여버리는 대목에 이르면 참 재미있던 구성인데
  • 잠뿌리 2009/04/02 01:52 # 답글

    헬몬트/ 시귀도 언제 한번 구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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