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코브라 (1988) 아동 영화




1988년에 김병기 감독이 만든 아동을 대상으로 한 특촬물.

내용은 오로라 별에서 키시스 여왕이 반란을 일으켜 알렉시아 공주가 지구로 도피해 산모의 배 속으로 들어가 인간 여자 아이로 태어나 자란 뒤, 나중에 초등학생이 됐을 때 키시스 여왕의 사주를 받은 외계 악당들이 찾아와 쫓겨 다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짜집기 아류라고 단언할 수 있다. 일단 기본적으로 외계에서 온 공주가 인간으로 살아가면서 기이한 초능력을 발휘한다는 점에 있어 1986년에 나온 이건주 주연의 은하에서 온 별똥 동자를 따라갔으며, 악당 외계인은 노골적으로 외화 드라마 V를 베꼈다.

하얀 얼굴에 가슴에 붉은 V자 표식을 새긴 반짝이 옷을 입고 나와서 새를 잡아 삼키고 주식으로 흰 쥐를 잡아 먹으며, 상처를 입으면 파충류의 검은 비닐을 드러내고 소금을 맞아 죽는 특성을 놓고 보면 결코 오리지날이라고 할 수 없다.

보통 아류로 출발한 작품이라 할지라도 잘 만들면 좋은 평을 할 수 있지만, 이 작품은 그와 반대로 악평 밖에 할 게 없다.

은하에서 온 별똥 동자에서 나온 설정에서 비롯된 갈등 관계는, 영화 막판에 외계로 다시 돌아가면서 지구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과 눈물의 이별을 하는 장면인데.. 별똥 왕자의 경우 이 장면이 상당히 슬펐지만 이 작품은 전혀 슬프지 않았다.

우선 친구들 간의 우정에 관한 부분이 그리 부각되지 않았고 또 부모의 사랑도 전달되지 않았다. 외계 공주 알렉시아. 지구 이름으로 보라가 산으로 도망치자 외계 악당들이 집으로 쳐들어와 보라의 부모님을 협박하는데.. 보라의 어머니는 일말의 주저도 없이 '딸 아이는 산으로 도망쳤어요'라고 실토를 한 다음 레이져 총에 맞아 정신을 잃어 버린다. 나중에 막판에 가서 외계 악당이 다 제거 된 뒤 정신을 차리고 보라와 눈물의 이별을 하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그런 각본으로 도대체 어떻게 부모 자식 간의 정과 모성애를 표현할 수 있겠는가?

이 작품은 특촬물의 관점에서 볼 때 상당한 졸작이다. 아동을 대상으로 했으니 다소 유치한 장면이 나오는 건, 장르적 특성으로 보고 그냥 넘길 수 있지만 그걸 떠나서 객관적인 시선으로 접근을 해도 그리 좋은 게 보이지는 않는다.

영화가 처음 시작해서 끝날 때까지 내내 보라 일행은 도망만 다닌다. 타이틀 명인 외계인 코브라는 오로라 별에서 보라를 수호하던 정의의 로봇인데.. 이 로봇의 디자인은 일본 전대 특촬물에 나오는 로봇. 정확히는 바이오맨에서 나오는 로봇을 완전 그대로 따왔으며, 등장 씬이 영화 끝나기 거의 20분 전이다.

로봇 등장 씬은 모두 애니메이션 처리를 했는데 사실 이것도 은하에서 온 별똥 왕자를 따라간 것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한 장면에 실사와 애니메이션이 동시에 나오게 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로저 래빗을 누가 모함했나? 같은 걸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한국 아동 특촬물에서 실사와 애니메이션의 결합이란 건 단지, 필름에 애니메이션을 삽입해 원맨쇼를 하는 것 뿐이다. 유일한 오리지날은 악당 로봇. 하지만 사실 로봇이라고 하기에는 좀 뭣하다. 디자인을 보면 네발로 걷는 얼룩 무늬 뿔 달린 공룡으로 입에서 불을 뿜으며 덤벼 들기 때문이다.

아동 배우든 어른 배우든 간에 눈에 익은 사람은 단 한 명 밖에 없다. 그 사람은 바로 외계 악당 암살조의 대장으로 나오는 황기순. 유머 1번지와 웃으면 복이 와요 같은 프로그램에서 자주 나와 친숙한 이 개그맨은 조역이지만 주인공 일행 보다 더 눈에 띈다. 유일하게 주목할 만한 건 황기순 뿐이다.

결론은 비추천. 은하에서 온 별똥 왕자의 데드 카피. 좋게 말을 하자면 여성향 별똥 왕자, 아니 별똥 공주에 가까운 작품이다.


덧글

  • 시무언 2008/05/09 12:57 # 삭제 답글

    참 난감하군요-_-
  • 잠뿌리 2008/05/09 13:12 # 답글

    시무언/ 그냥 은하에서 온 별똥 왕자 아류작입니다.
  • 85년생 2013/01/30 20:27 # 삭제 답글

    1986년 일본에서 만든 플래시맨 로봇의 디자인과 스타콘돌을 그대로 모방했었죠 -_-...
  • 잠뿌리 2013/02/02 19:43 # 답글

    85년생/ 이 당시 한국 아동용 특촬물은 거의 대부분 다 일본 특촬물이나 로봇물의 메카 디자인을 베꼈지요.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505836
5192
9446950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