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사] P 2017년 한국 만화




작화에 AERA, 스토리에 U.GO라는 필명을 쓰신 작가분들의 만화로 2004년에 나와서 신감각 호러를 표방하고 있다.

내용은 저승사자 니힐이 이승과 지옥 사이에서 갈등하는 망자들의 혼을 놓고 초자연적인 존재들과 대립하는 구도에서, 사실 상 관조적인 입장으로 나오고 주역은 비참한 말로를 걷는 인간들인 옴니버스 호러물이다.

신감각 호러란 말을 놓고 보자면 사실 그렇게 새롭다기 보다는, 어디까지나 국내 기준에 한해서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지만 그래도 일본 호러물을 되짚어 보면 비슷한 부류를 꽤 찾을 수 있는 호러다.

기본적인 전개는 어떤 사건에 의해 사람이 죽음의 문턱에 들어서고. 저승사자 니힐을 따라 저승에 가느냐, 아니면 이승에 남느냐로 갈등하는 것이다. 엽기전설 알카드나 팻샵 오브 호러즈 등 독특한 관조자 캐릭터가 나오고 특별한 사건을 중심으로 사건 당사자들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전개시켜나가는 건 확실히 일본 호러필이다.

그만큼 캐릭터는 비록 관조자의 입장이라고는 하나 나름 독특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미청년 저승사자 니힐에 눈 먼 죽음의 예언자, 흡혈 안경남 TB, 인형을 다루는 돌 마스터, 뵨태 붕대 마술사, 삿갓 쓴 저승의 뱃사공 카론 등등 한 명 한 명을 놓고 보면 충분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문제는 스토리 구성에 있다. 2권까지의 모든 내용이 지나치게 원 패턴이다. 어떤 사건이든 간에 당사자인 인간은 오로지 하나의 선택 밖에 안 한다. 그 선택을 하게 된 이유가, 니힐을 따라가면 저승에 가는 것이고 이승에 남으면 비참한 최후 혹은 인간이 아닌 무엇인가가 된다 란 것을 모르는 상황에서 선택을 강요받기 때문이다.

단지 니힐이 저승사자 오라를 풍기니 따라가면 위험할 것 같아! 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무작정 이승에 남아서 지지고 볶이는 인간들의 원 패턴 쇼를 보고 있노라면 애써 한국 호러에서 탈피한 분위기가 제대로 살아있지 않은 것 같다.

학교 혹은 학원에서 벌어지는 괴담, 괴사건, 사이코 살인마 등의 한국 호러 단골 소재에서 벗어난 것 자체를 좋게 봐주고 싶어도. 이 정도로 원 패턴이면 분명 문제가 있다.

흡혈귀고 마술사고 저승사자고 모처럼 매력적인 캐릭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느낌이 강하게 든다. 니힐은 그야말로 동네 북. 명색이 주인공이란 놈이 일처리 제대로 한 걸 한번도 못봤다.

시사성을 준다고 하기에도 자기 선택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는 상태로 무조건 밀고 들어가기 때문에, 갈등의 부재로 몰입도가 적고 스토리가 늘어지는 것이다.

작화는 호러물에 안 어울리게 적당히 귀여운 편. 미소년, 미청년 투성이로 애네들이 아무리 인상 써도 별로 무섭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처음 본 사람은 한국 만화가 아니라 일본 호러 만화로 착각할 수도 있는데 본편은 그렇다 쳐도 아마도 지면 부족으로 채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단편 에피소드를 보면 확실히 일본 만화로 오해할 수도 있다고 본다. 특히 자기 손에 잡아먹힌 안경 쇼타 에피소드는 이토준지 만화 필이다.

결론은 평작. 분명 기존의 한국 호러와 다른, 비록 일본 호러 필이라고 해도 신감각 호러란 말 정도는 충분히 쓸 수 있는 그런 작품이다. 캐릭터는 좋지만 지나친 원 패턴 스토리 때문에 그다지 재미가 느껴지지는 않는다.

여담이지만 1~2권은 구했는데 3권부터 나오지 않은 것 같다. 덧붙여 제목이 외자라 검색하기 상당히 까다롭다.


덧글

  • 시무언 2008/05/08 10:51 # 삭제 답글

    원패턴이면 간파도 쉽죠-_-
  • 잠뿌리 2008/05/08 22:37 # 답글

    시무언/ 이 만화는 지나치게 원패턴입니다. 애초에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을 만드니까 결말이 다 똑같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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