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 2 - 디스트로이어 (Conan The Destroyer, 1984) 판타지 영화




1984년에 리차드 플레이셔 감독이 만든 작품으로 코난 더 바라리안의 후속작이다.

내용은 전작 코난 더 바바리안에서 연인 발레리아가 죽은 이후 쭉 여행을 하면서 각지에 명성을 쌓던 코난이 어느날 타라미쓰 여왕에게 조카 제나의 모험에 동행을 하면 발레리아를 되살려 주겠다고 약속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코난 더 바바리안이 코난의 일대기를 다룬 일종의 바바리안 전기물이라면 이 코난 더 디스트로이어는 그보다 더 판타지에 더 가까워졌다.

전작에서 코난은 과묵한 야만 전사로 어린 시절 노예로 잡혀갔다가 최강의 검투사로 성장해 그 강력함으로 인해 자유를 얻고 복수의 길과 연인을 잃은 슬픔 등 온갖 고생을 다하며 전쟁신 크롬의 이름을 외치는 마초 히어로였다.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는 코난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마치 TRPG, 대중적인 예를 들자면 던젼 앤 드래곤즈 같은 방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연인을 잃은 야만 전사 코난은 자신의 왕국을 세우고 왕비를 맞이하고 싶어 하는데 이때 타라미스 여왕이 나타나 그에게 연인을 부활시켜줄테니 제나 공주를 찾아가라는 임무, 즉 퀘스트를 준다.

이 퀘스트를 수행하는데 있어 코난은 파티의 리더 역할을 하고 스토리 전개 상 단지 목숨을 구해주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동료가 되는 파이터, 마법사. 그리고 본래부터 따라다니던 도적의 탈을 쓴 바드(광대) 등 완전 파티 하나가 완성됐다.

다만 파티가 힘을 합쳐 고난과 역경을 헤쳐나가기 보다는 아무래도 주인공이 코난이라 그런지 사실 모든 힘든 일은 코난이 다 해결해버리고 나머지 인물들은 보조적인 역할만 한다. 코난의 일대기가 아니면서 코난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은, 그래도 이 영화가 코난 시리즈에 속한다고 생각할 수 있게 해준다.

무슨 인간적 고뇌 같은 깊이 있는 주제가 있는 것은 아니고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길을 가로막는 모든 것을 근육의 힘으로 때려부수는 것이 이 작품의 모토다. 사람이 탄 말과 낙타조차 맨 주먹으로 때려 쓰러트리는 코난은 나중에 신까지 쳐죽인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24년 전에 나온 영화이다 보니 특수 효과가 지금 관점으로 보면 유치하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당시 기준에선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클라이막스에 부활한 데고라의 괴수 폼은 정말 괴수 영화에나 나올 법한 디자인이라 확실히 무섭기보단 좀 웃기지만 말이다.

이 작품에서 코난 의외의 인물 중에 눈에 띄는 인물도 있다. 도적 마락이나 마법사 아키로, 제나 공주 등이 아니라 바로 흑인 여전사 줄라다. 심슨 가족의 바트 심슨을 연상시킬 정도로 각진 스포츠 머리를 하고 나오는 이 여전사는 육척봉(롯드)로 사람들 때려 잡는 야만 여전사인데 극중 코난의 연인 발레리아와 같은 스타일이라고 하는데 첫째로 백인이 아닌 흑인이 이런 여전사 형으로 나온 것이 이채롭고 둘째로 검이나 활, 창 같은 날 있는 무기가 아닌 봉을 주무기로 쓴다는 게 흥미로우며 셋째로 그 특유의 기합 소리가 인상적이다.

줄라의 스타일과 영화상에서 내지른 기합 소리는 세가의 골든 엑스 2 데스 아더의 복수 1스테이지에 나오는 여전사 캐릭터에게 그대로 쓰였다. 골든 엑스 1에서도 사실 코난 더 바바리안에서 코난에게 참살 당하는 적들의 비명 소리가 효과음으로 쓰였는데 2에서도 그 전통을 이어갔다.

덧붙여 타이토의 라스탄 사가에서 왕좌에 앉은 라스탄의 모습은 이 작품의 에필로그에 스쳐 지나가는 코난의 왕좌 컷을 오마쥬한 게 아닐까 싶다.

결론은 추천작. 코난 더 바바리안의 진중함을 기대한 사람이라면 너무 바뀐 분위기에 적응하기 어렵겠지만 사실 순수 오락물의 관점에서 보면 판타지 성향이 커진 디스트로이어가 좀 더 볼만하다. 코난 더 바바리안은 아무래도 이야기가 좀 무겁고 진지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볍고 부담 없이 볼 수 있다는 점에 있어 나름대로 장점이 있는 것이다.

여담이지만 2005년경에 WWE의 슈퍼 스타 트리플 H가 코난 영화에 출현할지도 모른다는 언급을 했었고 당시 코난 3가 코난의 노년기를 다루고 물론 아놀드 슈왈츠제네거도 나오며, 트리플 H는 극중 코난의 아들 역할로 나온다는 루머가 있었는데 지금 현재까지 아무 소식도 없었다.


덧글

  • 시무언 2008/05/07 12:49 # 삭제

    코난은 만화책 시리즈는 아직도 신작이 나옵니다
  • 정호찬 2008/05/08 00:17 #

    줄라는 007에서도 나오죠.
  • 잠뿌리 2008/05/08 08:25 #

    시무언/ 코난 만화는 본 적이 없는데 애니는 본 적이 있습니다.

    정호찬/ 007은 그러고 보면 아직까지 2편 밖에 보지 못했네요.
  • 떼시스 2009/07/10 16:14 # 삭제

    아놀드 슈왈츠제네거=터미네이터,코난
    실베스터 스탤론=람보,록키
    각각 이름날린 대표작들은 한,두개씩은 있네요
  • 잠뿌리 2009/07/10 19:37 #

    떼시스/ 아놀드하면 또 프레데터가 손에 꼽히지요.
  • 풍래의시르 2010/04/20 15:22 # 삭제

    아마 이 흑인 여전사가 D&D3.X버전의 몽크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 잠뿌리 2010/04/21 03:19 #

    풍래의시르/ 사실 영화 속 흑인 여전사의 복장은 바바리안에 가깝지만 외형이나 전투 스타일을 보면 몽크스럽긴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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